[무비리포트] '월드워Z' 우습거나 혹은 불쾌하거나

기사입력 2013.06.11 1:42 PM
[무비리포트] '월드워Z' 우습거나 혹은 불쾌하거나

[TV리포트=김수정 기자] 영화 '월드워Z'(마크 포스터 감독)가 11일 오전 서울 광진구 화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열린 언론시사회에서 최초 공개됐다.

'월드워Z'는 전 세계가 원인불명의 이변에 휩싸인 가운데 누구도 살아남을 수 없는 인류 최후의 대재난을 그린 영화다. 브래드 피트가 직접 제작에 참여하며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은 작품.

'월드워Z'는 다큐멘터리를 연상케 하는 오프닝 시퀀스로 영화를 시작한다. 개미 떼,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낸 육식 동물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일종의 단서.

영화는 시작부터 압도적인 스케일로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다. 도심 한복판에서 펼쳐지는 좀비의 습격, 이스라엘 장벽을 올라타는 좀비 군중 장면은 절로 탄성을 자아낼 정도다. '월드워Z'의 미덕은 바로 여기까지다.

'월드워Z'는 좀비와 인류의 대결 그 자체보다 좀비와 사투하는 '인류'의 모습에 방점을 찍는다. 브래드 피트가 연기한 주인공 제리 레인이 전 UN 소속 조사원이라는 설정만 봐도 알 수 있듯 UN, 세계보건기구, 군인 등 인류를 구하기 위한 다양한 직군의 인물이 등장한다.

    

문제는 이들이 번번이 어이없는 실수로 일을 그르친다는 점. 사건 해결의 중요한 키를 지닌 이가 황당한 실수로 목숨을 잃는다든지 숨소리도 내지 말아야 할 순간 전화벨이 울리는 식이다. 한두번이라면 감독의 위트로 볼 수 있겠지만, 실수가 많아도 너무 많다.

또 장소를 옮겨가며 좀비와 사투를 펼치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결국 동어 반복이 되고 만다. 각각의 에피소드가 유기적으로 엮이지 않고 저마다의 시퀀스가 스케일만 자랑하며 따로 노는 셈.

할리우드 재난 영화의 고질적 문제인 가족주의, 영웅주의도 빠지지 않는다. 또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비행기 폭발신, '양들의 침묵' 앤소니 홉킨스 감옥 신이 떠오르는 익숙한 장면들 역시 고개를 기웃거리게 한다.

평택 미군부대가 전 세계를 위협하는 좀비 바이러스의 진원지라는 설정, 북한이 사람들의 이를 모조리 뽑아 바이러스 전염을 막는다는 등의 대사는 한국 관객으로선 씁쓸하다 못해 불쾌하게 느껴지는 대목이다.

'007 퀸텀 오브 솔러스', '네버랜드를 찾아서' 등을 연출한 마크 포스터가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0일 전 세계 동시개봉한다. 15세 관람가, 115분.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