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미이라`에 시청자들 깜짝

기사입력 2009.11.27 1:34 PM
`인간 미이라`에 시청자들 깜짝
독일 베를린 시의 지하철. 이곳에 무려 20년 동안 나타나는 `인간 미이라`가 시민들에게 자주 목격된다. 베를린 시민들은 이를 두고 "유령이다","미이라다"라는 뜬소문이 무성하고, 반면에 가까이서 본 사람들은 "남자다" "여자다"를 두고 논쟁을 한다.

17일 방송된 SBS의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 일이`에 특이한 사연이 소개 되었다. 제작진은 소문의 `인간 미이라`를 찾기 위해 베를린 시의 지하철을 수소문, 하루1300여대가 오가고 9개 노선이 있는 베를린의 지하철을 샅샅이 뒤졌다.

그러던중 사람들 사이에서 무언가를 팔고 있는 듯한 우스꽝스런 옷차림의 깡마른 사람을 발견했다. 그가 바로 이날 소문의 주인공 슈테판 그로네발트(42)였다. 덕지덕지 이상한 물건들이 붙어있는 그의 옷 매무새와 겉보기에도 뼈만 앙상하게 남은 그의 모습은 소문대로 `인간 미이라` 같았다.

어렵게 그를 발견한 제작진이 다가가 "무슨 일을 하고 있느냐"며 묻자 그는 "살아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뜻 모를 말을 남기곤 하던 일에 몰두했다.

슈테판은 독일의 평범한 중산층 가정에서 태어났다. 하지만 그가 14세를 맞이하던 어느날, 갑자기 정체모를 이유로 그의 성장은 멈춰버렸다. 그에겐 사춘기 소년들에게 나타나는 2차성징도 없었고, 키는 더 이상 크지 않고 나날이 야위어만 갔다. 방송에 나온 그의 몸무게는 30kg 미만.

그가 하고 있는 일은 자신이 직접 쓴 글을 사람들에게 파는 일, 단돈 3센트짜리 글이지만 그는 이것을 통해 목숨을 유지하고 세상과 소통하고 있다. 그것도 그가 충분히 영양분을 공급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슈테판의 주치의 죠르그릴치 박사는 "일반인들 보다 콩팥, 뇌, 갑상선 등 그의 내부기관도 작아 영양분을 제대로 흡수하기 어렵다. 그가 오랜 세월 동안 살아왔다는 것이 놀랍다"며 말했다.

제작진이 직접 그의 집을 찾아갔다. 방송을 보면, 집에서 만난 그는 여전히 이상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다. 슈테판은 지방층이 없어 외부의 충격에도 쉽게 뼈가 손상되기에 늘 양말을 세켤레 이상 신어야 했고, 스티로폼으로 만든 무릎 보호대도 착용해야 했다.

또한 쉽게 칼로리가 소비되어 조금만 움직여도 피로를 느끼는 그는 옷에 방석을 달고 살았다. 때문에 매끼니 마다 고기를 섭취하여 부족한 영양분을 채워주고 있다.

슈테판이 글을 쓴지도 어언 8년, 어느 날 우연히 지하철에서 만난 디쯔라는 친구의 권유로 시작하게 되었다. 그렇다면 그의 글을 산 시민들의 반응은 어떨까? 하나같이 스테판의 톡톡튀는 아이디어와 독창적인 철학에 유쾌하고 흐뭇한 표정이었다.

14살의 몸으로 30여년을 살아가고 있는 슈테판. 그러나 그는 언제나 웃음을 잃지 않았다. 매일밤 펜을 들고 글을 쓰는 그는 "글을 통해 사람들에게 웃음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정부에서 주는 장애 보조금도 거부하며 비록 아픈 몸이지만 스스로 인생을 개척해 나가고 있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

"자신의 삶을 부정적으로만 슬퍼만 하시지 말고 희망을 가지고 즐거운 하루하루를 보내는 모습, 슈테판씨가 쓰는 재치와 생각이 가득한 원고들 꼭 한번 읽어보고 싶네요" (didy82)

자신의 꿈을 위해 아픈 몸을 이끌고도 매일 베를린 시의 지하철을 돌아다니는 슈테판. 그는 "인간 미이라"가 아니라 "43살의 피터팬"의 모습이었다. [TV리포트 권상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