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결혼' 김조광수 "연인 김승환, 처음 본 순간 가슴앓이했다"

기사입력 2013.08.08 12:07 PM
'동성결혼' 김조광수 "연인 김승환, 처음 본 순간 가슴앓이했다"

[TV리포트 = 조지영 기자] 오는 9월 동성결혼식을 올릴 김조광수 감독이 자신의 결혼에 대한 소신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8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위치한 인문카페 창비에서 김조광수 감독과 김승환 대표의 결혼식 장소 및 하객단을 공개하는 기자회견 '김조광수·김승환의 당연한 결혼식-어느 멋진날'(이하 '어느 멋진날')이 열렸다.

이날 열린 행사에는 김조광수 감독과 그의 동성 연인 김승환 레인보우 팩토리 대표 외에 이원재 문화연대 사무처장, 이동연 문화연대 소장, 박래군 인권재단 사람 상임이사, 대학생 대표, 임보라 목사, 정혜신 박사, 장병권 활동가와 영화배우 박수영이 참석해 이들의 결혼을 지지했다.

김조광수와 김승환 커플은 약속대로 결혼식 장소와 1000여명의 하객 명단을 공개했다. 이로써 국내에서는 첫 번째 공개 동성결혼식이 열리는 것.

1000여명의 하객 명단 중에는 영화배우 예지원·소유진·연우진·김꽃비가 참석을 약속했고 영화감독 봉준호·변영주·장선우·류승완·김태용·임순례, 소설가 공지영·방현석, 만화가 박재동, 시인 김선우·이시영이 참석한다.

이밖에 통일문제연구소 소장 백기완, 전 진보신당 대표 홍세화, 국회의원 진선미(민주당)·배재정(민주당)·김재윤(민주당), 전 경찰대학교 교수 표창원, 정신과 박사 정혜신, 섬돌향린교회 목사 임보라, 변호사 박주민·이상희·장서연 등 1134명이 하객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김조광수 감독은 이날 연인 김승환 대표와 결혼에 대해 절절한 심경을 편지로 전했다. 그는 "김승환을 처음 본 순간부터 가슴앓이를 시작했다. 그에게 구애하는 동안 천국과 지옥을 수도 없이 오갔다"며 마음을 전했다.

이어 "그와 깊은 사랑을 나누면서 '이 사람과 평생 함께 하고 싶다'는 생각을 가졌다. 사람들이 내게 '왜 결혼을 하려 하냐?'고 물을 때마다 '사랑하니까'로 답한다. 더 필요한 건 없다. 평범한 신혼부부처럼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김조광수 감독은 마지막으로 "결혼을 하기까지, 하고난 후 우리들 앞에 많은 난관이 있겠지만 2005년부터 지금까지 쌓아 왔던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어떤 커플보다 행복할 것이다"고 힘주어 말했다.

김조광수·김승환 커플은 오는 9월 7일 결혼식을 올린다. 두 사람 당일 모인 축의금을 자신들과 같은 성소수자들을 위해 쓸 예정이다. 성소수자 인권 활동을 위한 공간과 더불어 지역주민들과 함께 소통하고 공존하는 신나는 센터(가칭) 건립과 성소수자 인권 증진에 기여하는 성소수자 인권 재단(가칭)을 설립할 계획이다.

<다음은 '김조광수 감독이 보내는 편지' 내용이다>

2005년 1월 겨울의 칼바람이 매서웠던 날 김승환이라는 사람을 처음 보았습니다. 친구사이 사무실 문을 열고 들어오는 그는 빛났습니다. '후광이 있다'는 말이 실감나는 순간이었죠. 그때부터 가슴앓이가 시작되었습니다.

짝사랑이 연애로 버전 업을 하기까지 수개월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에게 구애를 하는 동안 천국과 지옥을 수도 없이 오갔지만 행복했습니다.

2008년 1월, 그가 미국에 교환학생으로 떠났습니다. 금방 사귀고 금방 헤어진다는, 아무하고나 만나 성관계를하는 것에만 관심 있다고, 이른바 동선연애자로 불리는 우리들에게 6개월간의 이별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6개월 동안 매일 아침과 밤 화상채팅을 하는 닭살 행각을 벌이면서 서로 더 깊이 사랑하게 되었습니다. 그때 욕심이 생겼습니다.

아, 이 사람과 평생 함께 하고 싶다!

사람들이 묻습니다. 왜 결혼을 하려고 하느냐고. 사랑하니까요. 더 필요한 게 있나요? 저희도 여느 신혼부부들처럼 사랑하기 때문에 결혼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아직 우리의 결혼을 도와주지 않고 있습니다.

결혼을 하기까지, 그리고 결혼 후에 우리들 앞에 많은 난관이 있을 거란 걸 너무나 잘 알지만 2005년부터 지금까지 쌓아 왔던 신뢰와 사랑을 바탕으로 우리는 그 어떤 커플보다 행복할 것입니다.

저희들의 결혼을 함께 만들어 주시는 많은 분들과 저희들의 결혼을 응원해주시는 1134분의 하객단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여러분의 지지와 응원을 잊지 않고 더 열심히 더 행복하게 살겠습니다. 오늘은 1134분이지만 내일은 또 그 후에는 더 많은 분들이 다양한 사람들의 다양한 결합을 인정하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2013년 9월 7일 저희는 많은 분들과 함께 새로운 대한민국을 더 로맨틱한 대한민국을 향해 나아가겠습니다. 고맙습니다.

2013년 8월 8일 김조광수·김승환 드림

조지영 기자 soulhn1220@tvreport.co.kr 사진=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