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연기대상 줌인①] 공동수상+배우불참…매년 되풀이되는 시상식 악순환

기사입력 2014.01.01 8:00 AM
[KBS연기대상 줌인①] 공동수상+배우불참…매년 되풀이되는 시상식 악순환

[TV리포트=김보라 기자] 어제(31일) 방송된 ‘2013 KBS연기대상’에서 배우 김혜수가 영예의 대상을 차지한 가운데, 빈번히 등장하는 ‘공동수상’으로 수상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아쉬움을 남겼다.

이날 남자 최우수연기상과 장편 우수연기상, 베스트 커플상, 신인상, 단막극상 등 모두 남녀 각각 2명씩 퍼주었다. 우수연기상을 드라마 길이를 기준으로 장편·중편·단편·일일극으로 나누어 시상하는 것도 상을 남발하는 모습으로 비춰졌다. KBS는 2009년부터 이 같이 분류해 수상해오고 있다.

공동 수상이 아닌 경우는 대상과 여자 최우수연기상, 조연상, PD상, 작가상, 청소년 연기상 등이었다. 물론 공동수상 남발은 이날 치러진 KBS연기대상만의 문제도 아닐 것이다. 방송사에서 연기·연예 등 시상식을 개최한 이후로 공동 수상은 끊임없이 지적돼 왔다.

작품을 위해 살았던 배우들의 노고를 칭찬하기 위해 시상하는 것은 충분히 이해할 만하나 똑같은 상을 여러 명이 받는 모습은 축하보다 되레 실망과 짜증을 불러일으킨다.

뿐만 아니라 올해도 역시 배우들의 불참이 줄을 이었다. 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 ‘미래의 선택’ ‘상어’ ‘천명’ ‘칼과 꽃’ 등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한 드라마의 주인공들은 단 한명도 참석하지 않은 것이다.

방송사에서 초대하지 않았든 배우 본인이 출연할 의사가 없었든 연말의 축제현장에 다함께 참석해 수상한 동료들에게 진심을 담아 박수를 보내고, 자신이 받지 못했어도 내년을 기약하는 모습을 담을 수는 없는 것인가? 시상식은 이제 시청률 대박을 낸 작품의 주인공들만 모여 앉아 이 상 저 상 나눠 갖는 ‘그들만의 리그’로 변질돼 가고 있다.

또 MC들의 진행도 적잖은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20대 이종석, 40대 유준상, 60대 윤여정이 전 세대를 아우르는 세대별 대표 연기자로서 MC를 맡아 축제의 장을 열었지만 올해는 과거와 다름없는 모습이었다.

앞서 신현준 주상욱 이미숙 윤아 등 남자 2명에 여자 2명의 MC 조합으로 신선하게 다가오는 듯 했으나 이미숙과 윤아가 1,2부로 나뉘어 기존의 방식대로 진행됐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시상식에 MC들이 재미있는 멘트를 던져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으나 개그에 가까운 멘트를 남발하느라 집중력이 흐트러지기도 했다.

2부의 진행자 윤아는 진행을 하는 도중에 ‘총리와 나’를 통해 미니시리즈부문 우수연기상을 수상했다. 현재의 흐름이라면, 시청률이 높은 드라마의 주인공을 기준으로 상을 주는 시상식에서 8%대의 다소 낮은 시청률을 기록한 ‘총리와 나’의 여주인공이 받았다는 점에서 MC로서 ‘출석상’을 줬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매년 되풀이되는 시상식 악순환의 고리를 이제는 끊어야 할 때다. 2014년 연말에는 모두가 함께한 뜻깊은 시상식이 연출되길 기대해본다.

<2013 KBS연기대상 수상자 명단>

▲대상-김혜수(직장의 신)

▲최우수연기상-주원(굿닥터), 지성(비밀), 황정음(비밀)

▲우수연기상 장편드라마-조정석(최고다 이순신), 조성하(왕가네 식구들), 이미숙(최고다 이순신), 이태란(왕가네 식구들)

▲우수연기상 중편드라마-주상욱(굿닥터), 문채원(굿닥터)

▲우수연기상 미니시리즈-오지호(직장의 신), 윤아(총리와 나)

▲우수연기상 일일극-김석훈(루비반지), 이소연(루비반지)

▲방송 3사 PD상-주원(굿닥터)

▲베스트커플상-조정석·아이유(최고다 이순신), 지성·황정음(비밀), 오지호·김혜수(직장의 신), 이범수·윤아(총리와 나), 주원·문채원(굿닥터)

▲조연상-배수빈(비밀), 이다희(비밀)

▲인기상-지성(비밀), 문채원(굿닥터)

▲신인 연기상-정우(최고다 이순신), 한주완(왕가네 식구들), 아이유(최고다 이순신), 경수진(상어, 은희)

▲청소년 연기상-김유빈(천명), 연준석(상어)

▲연작 단막극상-유오성(드라마스페셜), 최다니엘(연애를 기대해), 한예리(드라마스페셜), 보아(연애를 기대해)

▲작가상-문영남(왕가네 식구들)

▲네티즌상-주원(굿닥터), 황정음(비밀)

김보라 기자 purplish@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 DB·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