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지훈, 엄청나게 유쾌하고 믿을 수 없이 솔직한(인터뷰)

기사입력 2014.07.06 2:18 AM
주지훈, 엄청나게 유쾌하고 믿을 수 없이 솔직한(인터뷰)

[TV리포트=김수정 기자] 배우 주지훈(32)은 에둘러가는 법이 없다. 그럴싸한 말로 자신을 포장하는 일에도 관심 없다. 시원시원한 성격만큼이나 화법도 직설적이다. 좋고 싫음이 분명한 성격 탓에 종종 까칠하고 건방질 것 같단 오해를 받지만 촬영장에서 그 누구보다 깍듯하고 알게 모르게 애교도 많다. 존재만으로도 주변을 유쾌하게 만드는 힘을 지녔다. 그리고 그 힘의 원동력은 바로 '솔직함'에 있다.

그는 영화 '좋은 친구들'(이도윤 감독, 오퍼스픽쳐스 제작)로 오랜만에 충무로로 돌아왔다. 우정출연한 홍지영 감독의 '결혼전야'(13)를 제외하면, '나는 왕이로소이다'(장규성 감독) 이후 2년 만의 스크린 복귀다. 그가 이번 작품에서 맡은 역할은 보험왕 인철. 유들 유들하면서도 껄렁거리고, 적당히 현실과 타협하는 인물이다. 그는 맞춤옷을 입은 듯 인철에게 완벽히 몰입했다. 살도 10kg이나 찌웠다. 제대로 이를 갈았다.

"감독님과 첫 만남에서 탐색전 없이 바로 들이댔어요. 일종의 모험이었죠. 다 까발렸다고 해야 하나. 저보고 다 내려놓으라고 하더라고요. 감독님도 배우 주지훈에 대한 이미지를 갖고 있었을 것 아니에요. 그 이미지 안에서 내려놓으라는 건지, 아니면 정말 모두 다 내려놓길 원하는 건지 긴가민가했죠. 결국엔 그 이미지를 벗고, 발가벗고 놀았어요. 그야말로 다 내려놓고 연기한 셈이죠."

주지훈이란 이름 석 자가 주는 뉘앙스를 걷어내고 인철, 그 자체가 됐다. 주지훈의 상징과도 같은 날카로운 턱선 대신 보험왕 인철의 둥글둥글한 얼굴이 등장하고, 살짝 접힌 뱃살에선 생활인 냄새가 묻어난다. 그는 '좋은 친구들'을 위해 10kg이나 찌운 덕분에 최근 몇 달간 철저한 식이요법으로 몸을 만들고 있다.

"굳이 살을 안 찌웠어도 됐죠. 하지만 디테일이 중요하잖아요. 명색이 보험왕인데, 영업하면서 술을 좀 많이 먹었겠어요? 매끈한 이미지여선 안 될 것 같았죠. 만약 살을 안 찌웠다면 장면 장면의 느낌이 전혀 달라졌겠죠. 살 찌우는 건 정말 쉬워요. 그냥 야식만 많이 먹으면 돼.(웃음) 그런데 이걸 다시 빼려니 힘든 거죠."

지성, 주지훈, 이광수 세 남자의 연기 앙상블만으로도 스크린이 꽉 찬다. 전혀 다른 색깔의 세 배우지만 실제 몇 십년지기처럼 한 데 어우러져 빛을 발한다. 조금 재미없는 얘기일 수도 있지만, 이들은 현장에서 그 흔한 기싸움 한 번 없이 실제 죽마고우처럼 지냈단다.

"감독님과 배우 셋이 모였던 첫 만남에서 제가 막 들이댔거든요. 감독님과는 이미 한 차례 술 한 잔 하고 친해진 상태였고, 광수야 모델 후배니까 걱정없었죠. 광수는 정말 걱정될만큼 착하다니까. 여하튼, (지)성이 형이 혹시나 화를 낼까 봐 무섭더라고요. 들이대면서도 첫 단추부터 틀어질까 봐 겁이 났는데 다행히 형이 받아줬죠. 성이 형은 본인 스타일이랑 안 맞을 수도 있는데 우리한테 다 맞춰줬어요. 끊었던 술담배도 우리 영화 때문에 다시 시작했을 정도라니까요."

문득 주지훈은 '좋은 친구'일지 궁금해졌다. 학창시절 친구들과 지금도 각별하게 지낸다는 그는 친구들 앞에서만큼은 장난기 가득한 소년이 된단다. 유치할 정도로 짓궂은 장난에도 사춘기 소년처럼 낄낄거리고 웃는다는 그는 "우리의 장난기가 조금 과하다는 걸 서른 넘어서 알게 됐다. 내가 좋은 친구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 친구들이 좋은 친구인 것은 분명하다. '지훈이니까'라는 말로 많은 것을 이해해주고 챙겨준다"고 밝혔다.

그는 대중의 선입견과 편견에 대해 "어쩔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SNS를 통해 이미지를 다듬고 만들어가는 것도 "길게 얘기할 것 없이 귀찮다"고 딱 잘라 말했다. 다만, 공식석상에서의 지나치게(?) 솔직한 발언들에 대해서는 나름의 고민을 거듭하고 있단다.

"제 의도나 실제 성격이 대중에게 제대로 전달이 안 될 수도 있죠. 물론 이미지 관리를 해서 더 큰 인기를 얻을 수도 있겠지만 전 그런 것에 크게 관심이 없어요. 기자간담회에서 발언을 조금 세게 한다는 것도 얼마 전에 알았어요. 그래도 '궁'(06) 때와 비교하면 정말 나아진 거라니까! 그렇다고 제가 욕을 하거나 반사회적인 발언을 하진 않잖아요? 하하. 어쨌든 제 나름대로 성장하는 과정이라고 봐요."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