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줌인] '1박2일' 그 흔한 여행도 특별해지는 시간

기사입력 2014.08.25 7:14 AM
[TV줌인] '1박2일' 그 흔한 여행도 특별해지는 시간

[TV리포트=신나라 기자] 분명 자유여행이라 했다. 그런데 제작진이 툭 던져준 테마 덕분에 여행의 가치는 배가 됐다. 누구나 떠나는 여행. 이 흔한 소재도 '1박2일'을 만나 더욱 특별해졌다.

지난 24일 방송된 KBS2 '1박2일'에서는 전북 군산 '자유여행', 첫 번째 이야기가 펼쳐졌다.

2:2:2로 팀을 나눈 가운데 김종민, 정준영은 '역사와 문화'를 주제로 한 여정을 떠나게 됐다. 특히 이번 여행에서 두 사람은 군산에 남아있는 일제강점기 시절 흔적들을 재조명해 의미를 되짚어보는 시간을 갖게 했다.

김종민과 정준영은 가장 먼저 군산의 철길 마을로 향했다. 전쟁 당시 철로로 모여든 피난민이 그대로 정착해 터전을 이룬 철길 마을은 아담하지만 생기 넘치는 모습을 하고 있었다. 2008년 이후로 마을 중심을 관통하던 열차 운행은 중단됐지만 여전히 역사가 살아 숨 쉬고 있는 곳이었다.

두 사람은 이어 히로쓰 가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히로쓰 가옥은 영화 '장군의 아들' '바람의 파이터' '타짜' 등의 촬영지로 이용된 명소로, 일제강점기 시절 부유층 거주 지역에 위치한 집이다.

가이드에 따르면 집 주인 히로쓰 게이샤브로는 미곡상을 운영, 군산에서 난 쌀을 일본으로 수출해 부를 누렸다. 이처럼 호화로운 집을 우리 땅에서 난 쌀을 팔아 벌어들인 돈으로 지었다는 사실. 김종민과 정준영은 일본식 가옥의 독특함과 고급스러움에 시선을 빼앗기는 것도 잠시, 곧 수탈의 현장에 와있다는 생각에 숙연한 모습을 보였다. 정준영은 히로쓰 가옥에 머무는 시간이 불편했는지 "여기는 정이 안 간다. 짧게 찍고 가자"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밀물 수위에 따라 높이가 달라진다 해서 '뜬 다리'라 불리는 군산의 부잔교 역시 수탈의 상징과도 같은 곳이었다. 일제강점기 시절 일본은 조수간만의 차가 커 큰 배들이 부두에 정박할 수 없자 수위에 따라 높이를 자동으로 조절할 수 있는 부잔교를 설치했다. 일본은 이 뜬다리를 통해 우리의 쌀을 수시로 수탈해갔다.

우리 민족의 땀과 눈물을 빼앗아갔다는 사실에 김종민은 "참"이라며 차마 말을 잇지 못했다. 정준영 역시 "아니다, 이건"이라고 분노 섞인 투로 말하면서 김종민과 함께 무거운 발걸음을 뗐다.

이날 '1박2일'은 근대 건축물이 많이 남아있는 군산을 재조명할 뿐 아니라 여행지에 깃든 역사까지 소개하면서, 여행의 참 의미를 되새겨줬다.

방송을 접한 시청자들은 "군산의 일본 잔재가 씁쓸하긴 하지만 이것 또한 역사이니까" "이런 게 진짜 역사공부지" "오늘 정말 의미 있는 여행이었다. 보는 내내 울컥했다" "시청자들에게 여행의 참 의미를 깨닫게 해줬다" "정준영, 필기까지 하는 모습 인상적이다" "방송이 끝나도 흥분과 여운이 가시지 않는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차태현과 김준호는 '자연'을 주제로, 데프콘과 김주혁은 '맛'을 주제로 각각 자유여행을 떠났다.

신나라 기자 norah@tvreport.co.kr /사진=KBS2 '1박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