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순이`가 살았던 `골목`을 아시나요

기사입력 2009.11.27 1:34 PM
`똑순이`가 살았던 `골목`을 아시나요
80년대 초 큰 인기를 모았던 KBS드라마 `달동네`는 서민들의 정겨운 삶과 애환이 장면 곳곳에 묻어나는 `국민드라마`였다.

`달동네`의 마스코트 `똑순이` 김민희는 귀엽지만 야무진 연기로 안방 시청자들의 사랑을 독차지했고 세무서 만년과장으로 정년퇴직한 똑순이 아빠 마영달(추송웅)과 부인(서승현)의 개성만점 연기는 당시 서슬 퍼런 정치현실 속에서 웃음과 위안을 주었다. .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라디오 등 가전제품을 고쳐주던 노총각(김인문), 갈래머리를 하고 충청도 사투리를 구성지게 쓴 식모 양순(장미희), 술집마담 홍마담(사미자), 산비탈에 작은 집을 갖고 있던 김과장(이낙훈) 등 등장 인물들 하나하나가 바로 이웃의 모습 그대로였다.

다닥다닥 붙은 집과 비탈진 언덕, 좁디좁은 골목길은 가난하지만 정이 넘치는 당시 거리를 있는 그대로 보여줬다.

`달동네`가 보여준 구수한 골목길 풍경은 이후 MBC 드라마 `시장사람들`을 거쳐 94년 `서울의 달`로 이어졌지만 이후,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른 도시개발을 거쳐 아파트단지의 아스팔트 주차장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TV에서도 골목길과 달동네 대신 `그림같은 집`과 근사한 자동차가 주차된 신도시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가 대세를 이루어갔다.

시대는 변해왔지만 아직도 그 골목의 `풍요로움`을 그리는 서민들은 책을 통해 다시 한번 추억속에 빠져 봄직하다.

`맛과 멋, 풍경이 있는 숨은 골목 즐기기`(2005. 성하출판)은 문화일보 이경택 기자가 쓴 서울 골목기행서다.

서울속 시골풍경을 담은 동네 은평구 진관외동, 아날로그 시대의 `골동품`이 가득한 동대문 풍물시장, 500년 도읍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북촌 한옥마을, 성북구 정릉천변 시골길 등 책 속 골목길 풍경은 추억을 많이 닮아있다.

`그 골목이 품고 있는 것들`(2005. 샘터)는 사진작가 김기찬씨와 황인숙 시인이 서울의 골목 풍경과 삶을 사진과 함께 담은 서울속 풍경집이다. 이속에는 골목의 삶이 얼마나 풍요로운지 잘 묘사돼 있다.

골목에는 온갖 꽃과 동물들이 등장하고 수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표정을 선보인다. 땟국물 흐르는 얼굴로 `까르르` 웃음을 내지르며 뛰어다니는 아이들, 바둑이 옆에 앉아 졸음을 쫓는 할머니의 말간 얼굴이 골목 안에서 한가지 풍경으로 어울린다.

종종 골목 `소변금지` 담벼락에 오줌이 뿌려지고 취객의 토사물로 더렵혀지지만 골목의 담장은 여전히 서민들이 의지해 기댈 수 있는 곳이다. 고가도로 위에서 보면 골목은 남루하고 낮은 곳이지만 `골목 사람들은 일상은 더없이 잔잔하고 풍요롭다`고 사진집은 눈으로 말한다.

(사진 = 1. 김기찬 사진집 표지 `그 골목이 품고 있는 것들`와 작가 김기찬의 사진작품들, 샘터사 제공. 2, 이경택의 `숨은 골목 즐기기` 표지) [TV리포트 김대홍 기자] paranthink@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