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노키오’ 김영광 “배우 시작했으니 1등 한번 해야죠”(인터뷰)

기사입력 2015.01.29 5:07 PM
‘피노키오’ 김영광 “배우 시작했으니 1등 한번 해야죠”(인터뷰)

[TV리포트=박귀임 기자] 훤칠한 키에 부드러운 미소가 인상적이다. 오랜 촬영과 쏟아지는 스케줄에 피곤함도 엿보였지만 속내를 털어놓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느껴졌다. 그래서 일까. 좀 더 궁금했고, 더 알아보고 싶었다. 그 주인공은 바로 배우 김영광이다.

SBS 수목드라마스페셜 ‘피노키오’(박혜련 극본, 조수원 연출) 종영 후 가진 인터뷰 자리에서 김영광과 마주 앉았다. 김영광은 극중 재벌 2세이자 사회부 수습기자 서범조 역을 맡아 열연했다.

‘피노키오’를 하는 약 3개월 동안 김영광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의미가 큰 만큼 종영소감도 남달랐다. “드라마 하는 동안 여태까지 했던 그 어떤 것보다 길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종방연하면서도 끝난 건지 아닌 건지 모르겠더라고요. 마지막 인사하면서 ‘끝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시원섭섭했죠. 어쨌든 마무리 잘 돼서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 “서범조 캐릭터 답답하고 아쉬웠다”

김영광은 ‘피노키오’를 통해 전과는 분명 다른 무언가를 보여줬다. 서범조 캐릭터를 완벽하게 살려내며 안방극장을 사로잡은 것. 때론 허당스럽게, 때론 카리스마 넘치게 물오른 연기력을 펼쳐냈다. 김영광의 감정 연기는 호평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하지만 다수의 배우들이 그렇듯, 김영광 역시 100% 만족스럽지는 못했다. 캐릭터에 대한 아쉬움도 진하게 남았다.

“초반부에는 대본을 다 받질 못했어요. 그래서 시놉시스나 초반 대본을 보고 서범조를 귀엽게 생각했죠. 그래서 엄마 품 안에 있다가 세상에 나와서 처음 느끼는 걸 깨끗하게 표현하면 되겠다 싶었죠. 그런데 그게 잘 안됐어요. 이후에 삼각관계 구도를 만들고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 남녀 주인공의 센 로맨스가 있어서 잘 안 되더라고요. 제가 최달포(이종석)와 최인하(박신혜) 사이에 끼는 걸 용납하지 않았고요. 그래서 그것도 잘 안된 것 같아요. 초반 의도한대로 안 된 거죠. 인하에 대한 마음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도 아쉬웠어요. 답답하기도 했고요. 초반에 사랑도 실패하고 어머니(김해숙)도 악역이다 보니까 뭘 해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무언가를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쉬웠죠. 그래도 그런 것들이 점점 쌓이면서 좋은 마무리를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스스로는 아쉬움이 많았다. 그러나 김영광은 ‘피노키오’로 인해 그동안 느끼지 못했던 주위 반응을 많이 느꼈다. ‘피노키오’ 방영 기간 중에 유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순위에도 자주 오르내리기도 했다. 쏟아지는 기사와 뜨거운 반응 등으로 인기를 실감한 셈이다.

“주위 반응 중에 기사에 난 게 제일 달랐던 것 같아요. 제가 한 것에 비해서 기사가 많이 나오더라고요. 타이틀도 정말 잘 써주셨고요. 저 스스로 대단한 걸 한 게 아닌데 ‘업그레이드 됐다’ ‘성장했다’ 등의 기사를 써주니까 기분 좋았어요. 밤샘 촬영이 많아서 바로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팬카페나 SNS 등을 보면 기사 이야기가 많더라고요. 팬들도 시청자들도 칭찬해주는 분위기라 연기하는데 정말 활력소가 됐어요. 계속 칭찬받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고요.”(웃음)

◆ “웃고 떠들기 바빠 감독님께 혼나기도”

김영광은 이종석 박신혜 이유비 등과 연기 호흡을 맞추면서 극을 이끌었다. 그만큼 대부분의 연기를 세 사람과 맞췄다. 또래인 만큼 호흡을 맞추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오히려 유쾌했다. 특히 ‘피노키오’ 촬영장은 현장 분위가 좋다고 소문이 나 있을 정도. 김영광 역시 그 부분을 인정했다.

“네 명이 다 모이면 리허설을 해야 하는데 자기 할 이야기하고 웃고 떠들기 바빴어요. 특히 (이)종석이랑 (이)유비가 있으면 정말 많이 웃었죠. 유비가 진짜 웃긴데 그걸 종석이가 보고 못 참기 시작하면 10번 정도 NG가 나고 그랬어요. 웃느라고요. ‘똑바로 하자’고 해서 액션 하고 대사 치고 나서 눈 딱 마주치면 또 웃고 그랬을 정도였죠. 저랑 (박)신혜는 웃음을 잘 참아요. 유비랑 종석이 둘이 웃기 시작하면 못 참더라고요. 이것 때문에 감독님한테 혼난 적도 있었어요. 감독님도 원래 같이 농담해주고 웃어주고 하시는데 한 명 당 6번씩 NG낼 때는 달랐죠.”

또래인 이종석 박신혜 이유비 이외에 선배 연기자 김해숙과도 모자지간으로 긴 호흡을 맞췄다. 김해숙은 외동아들 서범조를 끔찍이 사랑하지만 한편으로는 악덕 회장이었떤 박로사로 분했다. 김영광과 김해숙은 세상 누구보다 가까웠지만 감춰졌던 진실이 드러나며 갈등을 겪는 모자를 그려냈다.

“촬영장에서는 김해숙 선배님이라고 하지 않고 ‘어머니’라고만 불렀어요. 처음 만났을 때 ‘제가 아들이다’라고 말 하면서 한두 번 어머니라고 불렀는데 그냥 계속 부르게 되더라고요. 연기 조언도 많이 해주셨어요. 연기를 하면서 상대방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지 그런 부분을 알아듣기 쉽게 설명해 주셨죠. 원래 선배님이 이런 말 잘 안 해준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특별히 이야기해주는 거라고 직접 말씀해주셨거든요. 감사했죠. 그리고 키 큰 저랑 계속 촬영해야 하니까 선배님 목이랑 어깨 많이 주물러 드렸어요. 식사하셨는지도 항상 물었고요. 사적인 이야기도 많이 나눴어요. 그랬더니 ‘아들이 최고다. 딸들은 다 필요 없다’고 하시더라고요. 좋았어요.”

◆ “힘들어도 또 생각, 일중독”

모델로 잘 나갔던 김영광은 2008년 ‘그들이 사는 세상’으로 연기자 데뷔, 올해 8년차 배우 대열에 합류했다. 그동안 시트콤 미니시리즈 영화 등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지금의 김영광이 되기까지 꾸준히 노력하고 또 노력한 것. 김영광에게는 포기할 줄 모르고 연기를 계속하는 이유도 있었다.

“연기는 제가 하고 싶어서 하는 겁니다. 이왕 하는 거 인정 받고 칭찬 받고 할 때까지 하고 싶어요. 그 누구보다 잘하고 싶기도 하고요. 그러기 위해 더 노력하는 거죠. (배우는)잘하면 잘할수록 사랑 받는 직업인 것 같아요. 한번 시작했으니 언젠가는 한 번 1등을 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리고 가끔씩 연기를 하고 나서 별거 안 한 거 같은데 속이 시원할 때가 있어요. 그런 게 또 연기의 매력이라 할 수 있죠. 사실 한창 일을 하다가도 너무 힘들면 몇 달 쉬고 싶다는 생각이 들거든요. 막상 시간이 있어서 한 달만 쉬어도 소속사에 ‘뭐 없냐’고 전화를 해요. 일  중독인 것 같아요.”

일 중독이라고 말하는 김영광을 보니 연기에 대한 욕심이 그 누구보다 커 보였다. 8년차 배우임에도 임펙트를 준 캐릭터가 없었기에 갈증이 컸고, 목표도 뚜렷했다. 해 보지 않았던 연기와 선배 연기자들과의 호흡 맞출 기회도 원했다.

“여러 가지 장르나 직업군 다 연기해 보고 싶어요. 사실 착한 캐릭터를 쭉 해왔어요. 착하고 지고지순한 건 많이 해봤으니까 악역도 생각해봤죠. 좀 더 매력적인 캐릭터를 해보고 싶은 생각이 커요. 센 역할도 좋고요. 좋은 작품에서 선배 연기자들과도 호흡을 맞춰보고 싶어요. 이번에 김해숙 선배님과 연기했던 것처럼 말이죠. 그동안 그런 기회가 잘 없었거든요. 조연이라도 좋으니까 선배 연기자들과 제대로 맞춰보고 그런 것들 보면서 공부도 하고 싶어요.”

이제 ‘피노키오’의 서범조가 아닌 김영광으로 돌아와야 할 때다. 연기에 대한 욕심이 있고 목표가 뚜렷한 만큼 김영광의 행보가 더욱 주목된다.

“‘김영광’이라고 하면 딱 떠오르는 작품을 했으면 좋겠어요. 그러기 위해 매력적인 캐릭터를 꼭 찾아 만들겠습니다.”

박귀임 기자 luckyim@tvreport.co.kr /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