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방배틀] 지성 vs 현빈, 순간의 선택이 가른 운명

기사입력 2015.03.10 7:05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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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지현 기자] 미니시리즈 시장은 전쟁터다. 시청자는 편안한 마음으로 리모콘을 잡지만, 배우들은 이 선택으로 울고 웃는 희비가 결정된다.



회당 적게는 수 천만원, 많게는 수 억원대의 출연료를 받는 배우들에게 시청률은 생존이 걸린 싸움이다. 그 만큼 시나리오를 고르는 안목이 중요하다. 한 편의 작품은 배우의 미래를 바꾸는 운명이 되기도 한다. 작품의 성패에 따라 몸값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차기작의 출연료가 달라지고, 광고 계약 건수가 달라진다. 톱스타들 역시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신중히 작품을 골라야 한다.



그런 점에서 최근 지성과 현빈이 벌이고 있는 대결은 흥미롭다. 두 사람은 매주 수,목요일 밤 MBC ‘킬미힐미’와 SBS ‘하이드 지킬 나’로 전쟁을 치르는 중이다. 결과는 지성의 압승. 시청률 차이가 두 배고, 연기에 대한 평가도 엇갈리고 있다.



그러나 지성의 승리를 내다 본 이는 드물었다. 한때 현빈은 ‘킬미힐미’의 출연을 긍정적으로 검토했다. 제작사인 팬엔터테인먼트는 톱스타인 그를 잡으려 고군분투했지만 이견 차를 좁히지 못하고 캐스팅에 실패했다. 대신 현빈이 택한 건 ‘하이드 지킬 나’. 현빈이 전역 후 택한 첫 드라마다. 그의 움직임에 이 드라마는 큰 관심을 받았다. 당연히 시청률도 따라 붙을 것이라 예상됐다.



현빈을 잡지 못한 ‘킬미힐미’ 제작사는 여러 배우들에게 시나리오를 건넸다. 이승기가 출연을 검토했지만 그 역시 계약서 작성을 두고 출연이 무산됐다. 급해진 제작사는 지성과 황정음에게 손을 내밀었지만 반응은 엇갈렸다. KBS2 ‘비밀’에서 호흡을 맞춘 바 있으나 다소 식상해 보인다는 의견들이 많았던 것.



지성에게도 여러 배우들이 거절한 작품에 출연한다는 건 쉽지 않은 일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자존심을 세우지 않고 자신이 가진 열정을 설명하는 것으로 작품에 대한 애착을 드러냈다. 방송 전 가진 제작발표회에서 “캐스팅 논란을 보며 ‘내가 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시나리오가 왔다”고 솔직히 밝힌 것.



이처럼 지성과 현빈은 우여곡절 끝에 각자의 작품을 찾았다. 그러나 행운의 여신은 지성에게만 손을 흔들었다. 동시간대 1위를 유지하는 것은 물론 연기 인생 이래 최고라는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반면 현빈은 울상이다. 방영 내내 한 자리수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연기 변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기대치가 높은 톱스타기에 비난은 더욱 뼈아플 것이다.



광고 판매 건수에서도 희비 교차가 뚜렷하게 드러나고 있다. 광고주들은 지성, 황정음 보다 현빈, 한지민 커플을 더 선호했다. 첫 방송 전 판매되는 광고의 기준은 객관적 지표인 시청률이 없는 탓에 주인공의 스타성이 잣대가 된다. '하이드 지킬 나'는 현빈 덕에 완판에 가까운 판매율을 보이며 승승장구 했다. 현재는 상황이 다르다. 광고가 팔리지 않았던 '킬미힐미'는 인기가 상승하면서 판매율이 가파르게 상승했지만, '하이드 지킬 나'의 판매율은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두 작품은 소재가 비슷하고 캐스팅까지 겹친 탓에 제작 전부터 경쟁 구도를 형성했다. 그러나 기대 속에 출발한 현빈은 울었고, 의구심 속에 출발한 지성은 웃고 있다. 순간의 선택이 두 배우의 운명을 바꾼 것이다.



김지현 기자 mooa@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