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조각가가 50년 걸려 만든 `큰바위 얼굴상`

기사입력 2009.11.27 1:34 PM
한 조각가가 50년 걸려 만든 `큰바위 얼굴상`
최근 EBS 본 시청자들은 눈길을 사로잡는 한편의 영상 앞에서 고개를 갸우뚱거렸을 지도 모른다. 한편의 광고를 보는듯한 프로그램, 바로 ‘지식채널e` 때문이다. 최근 가을 개편을 맞은 EBS는 화려한 영상과 3분간의 짧은 러닝타임을 특징으로 하는 색다른 프로그램을 제작했다.

광고가 시청자들에게 구매욕구를 불러일으킨다면 `지식채널e`는 광고 못지않은 설득력으로 `지식욕구`를 제공한다. 또 이 프로그램이 소개하는 지식은 결코 딱딱하고 재미없는 지식이 아니다. 놀랍고 신기하면서도 우리 삶과 맞닿아 있는 산지식이다.

매주 4편의 새로운 지식을 선보이는 `지식채널e`에서 소개하는 내용은 어떤 것일까. 최근 방송됐던 `성난말` 편을 보자. 이 이야기는 한 인디언 전사의 이야기를 다뤘다. 19세기 후반 백인의 야만성에 맞서 단 한번도 패하지 않았던 `성난말`은 우리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인디언 영웅이다.

그러나 미국의 한 바위산에서 성난말은 아직도 여전히 자신의 용맹을 떨치고 있다. 바로 자신의 모습을 새긴 한 조각가 덕분이다. 1939년 조각가 코자크 지올코브스키는 성난말의 부족인 수우족 추장으로부터 한통의 서신을 전달받는다.

"우리 추장들은 백인에 대한 소망이 있다. 우리 홍인(Red man)도 백인처럼 위대한 영웅을 갖고 있다는 것을 그들이 알았으면 한다"

인디언들의 간절한 바람을 읽은 코자크는 그 때로부터 높이 169m, 길이 201m의 `성난말`의 용맹한 모습을 조각하기 시작한다. 이는 미국 역대 대통령들의 얼굴을 새긴 러시모어 바위얼굴을 능가하는 작업이었다.

방송에 따르면 얼굴상을 완성하는데만 50년이 걸렸고 산꼭대기까지 741개의 통나무 계단을 만들고 740만톤의 돌을 깨야했다. 이 모든 작업은 단 한사람이 고작 174달러를 가지고 시작한 일이었다.

지금 조각가 코자크는 성난말의 얼굴만 새긴 채 죽었지만 지금도 그의 조각은 다른 이들에 의해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앞으로 수백년을 더 작업할 요량이다.

방송에선 `성난말`의 생애와 한 조각가의 이야기를 감각적인 화면에 담아 방송했다. 바윗산에 새겨진 젊은 인디언의 거친 얼굴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숙연한 마음을 들게 할 정도.

이처럼 역사와 문화, 과학과 환경 등 다양한 소재를 가지고 짧은 시간이나마 생각거리를 던져주는 `지식채널e`는 기존 프로그램의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참신함으로 시청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고급정보와 지식전달이라는 EBS의 기본역할에 흥미와 감동을 덧붙인 `지식채널e`는 최근들어 부쩍 재미있어진 EBS방송의 전체적인 변화를 대표하는 듯하다. 지식영상물을 통해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는 데 성공한 지금, EBS에서 더 의미 있고 실험적인 도전이 나오기를 기대해본다. [TV리포트 김진수 기자] storyintv@yaho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