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관객 `왕의 남자` 숨은 주역 따로 있었다

기사입력 2009.11.27 1:34 PM
1000만 관객 `왕의 남자` 숨은 주역 따로 있었다
13일 SBS ‘김미화의 U’(오후1시)에 초대된 연기자 권원태씨와 줄타기 명인 이승훈씨는 1000만 관객을 돌파한 영화 ‘왕의 남자’의 숨은 주역이었다.

영화의 원작 연극 `이(爾)`에서는 장생이었지만 영화에서는 팔복역을 연기한 이승훈씨는 “막상 1000만이 넘었다고 하니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장생의 줄타기 장면을 연기한 권원태씨는 “1000만이라고 하니 잘 몰랐는데 계산기를 두드려 보니 어마어마한 숫자더라”며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승훈씨는 배우경력 20년째인 베테랑 연기자. 연극에서는 ‘햄릿’ ‘로미오와 줄리엣’의 로미오 역, ‘에쿠우스’의 알런 역을, 영화에서는 ‘안녕, 형아’ ‘그때 그 사람들’ ‘빙우’ 등을 통해 연기력을 인정 받았지만 TV나 영화에서 주역을 맡은 적은 없었다.

6년간 연극 이(爾)에서 장생역을 연기한 이씨는 “유명하지 않았기 때문에 영화에서 주연을 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영화 `왕의 남자`를 9번 관람했지만 자신을 알아보는 이는 영화 상영 이후 단 한명도 없었다고 한다.

권씨는 올해로 줄타기 인생 30년째를 맞이한 줄타기의 명인. 감우성의 집에 줄을 치고 3개월간 직접 연습을 시키기도 했다. SBS드라마 `장길산`에서 줄광대 역할로 출연한 자료화면이 나오자 “`장풍어른`이라는 한마디 대사를 하고 어찌나 창피했는지, 그 후로 한참 놀림을 받았다”며 부끄러워하기도 했다.

권씨는 얼마전 일본 니혼TV에서 주최한 ‘세계 줄타기대회’에서 1등을 차지하기도 했다. 한복을 입고 외줄 위에서 50m를 19초에 주파해 1위를 차지하는 감동적인 자료화면이 나오자 방청객들은 아낌없는 박수를 보내기도 했다. 프랑스, 독일, 그리스 등 세계 각국을 다니며 한국의 전통문화를 알리는 데 앞장서고 있는 자랑스러운 재주꾼이다.

"무대에서 관객들의 박수를 받으면 모든게 잊혀진다"는 이씨, "광대의 피가 흐르고 있어 뿌리치질 못한다"는 권씨의 투철한 장인 정신이야 말로 1000만 흥행신화를 일으킨 숨은 공신이었다.

촬영 중 떨어져 부상을 당하기도 했던 권씨. 새끼줄로 살이 다 헤질 정도로 아팠지만 촬영을 멈추지 않았다. 해외 공연 내내 팔이 아파 제대로 가눌 수 없었지만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는 프로정신을 보여주기도 했다.

‘왕의 남자’를 연출한 이준익 감독은 “다이나믹한 장면을 잡기 위해 권원태씨 머리 위에 카메라를 설치했다. 정말 아찔 했을 것이다. 줄을 내려오는 그의 절박한 눈빛을 보고 정말 가슴이 아팠다”며 권씨의 장인 정신을 높이 샀다.

권씨는 오는 4월1일부터 10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안성 시립남사당전수관에서 상설공연을 펼칠 예정이다.

[TV리포트 홍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