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리폿] 젝키의 건재함, 젝키의 파급력, 젝키의 자존심

기사입력 2016.10.07 4:58 PM
[뮤직@리폿] 젝키의 건재함, 젝키의 파급력, 젝키의 자존심

[TV리포트=김예나 기자] 젝키는 건재했다. 스스로 증명했다. 젝키는 자존심을 지켰다. 그건 곧 1세대 아이돌의 자존심이기도 했다. 젝키의 파급력은 컸다. 왜 컴백했을까, 하는 의문을 풀어냈다.

젝스키스의 컴백설은 꾸준히 새어 나왔다. 1997년 4월 데뷔 후 2000년 5월 해체는 그때든, 지금 기준이든 너무 짧았다. 톱아이돌 그룹에게 만 3년 1개월의 활동 기간은 쉽사리 이해되지 않는다. 물론 16년 전 상황을 다시 끄집어내 사연풀이할 일은 아니지만, 팬들에게는 분명 가혹했다.

그러나 젝스키스는 쉽게 뭉치지 못했다. 너무 어린 시절 헤어졌던 탓에 각자의 생각도 상황도 너무 달랐다. 팬덤에게 각자의 이해관계를 모두 납득시킬 수도 없었다. 시간은 계속 흘렀고, 대체 아이돌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다. 팬덤 규모는 당연히 줄어들었다.

2016년 4월 MBC ‘무한도전’ 기획을 통해 젝스키스는 한 자리에 모였다. 멤버 중 유일하게 연예활동을 접은 고지용도 무대에 올랐다. 리더 은지원, 메인보컬 강성훈, 춤추는 김재덕과 이재진, 막내 장수원까지 과거 히트곡 넘버를 쏟아냈다.

이날 젝키를 보기 위해 보인 수천 명의 관객 덕에 멤버들은 힘을 냈다. 재결합에 대한 이유가 생긴 것. 본인들이 직접 만난 팬들을 향해 “그동안 다 어디 숨어있었냐”고 외치며 감격스러워했다.

‘무한도전’의 영향력으로 탄력을 받은 젝키는 컴백에 무게를 뒀다. 그 와중에 YG엔터테인먼트가 만남을 제안했다. 젝키의 건재함을 확인한 상황이었다. 멤버 이재진의 친동생 이은주가 양현석 대표와 결혼하며, 젝키와 YG엔터테인먼트의 연결고리가 생겼다.

젝키는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을 체결했다. 6인조가 아닌 5인 체제였다. 고지용은 결국 컴백 제안을 고사했다. 리더 은지원을 필두로 다섯 멤버만 젝키로 활동하겠다는 의지를 모았다. 멤버도, 팬들도 고지용의 선택을 받아들여야 했다.

당초 6월 계획한 콘서트는 YG엔터테인먼트와 계약으로 9월로 밀렸다. 당장 공연장을 채울 음원부터가 필요했다. 다섯 멤버는 고지용의 공백을 채우기 위해 녹음을 다시 했고, 안무 동선도 새로 짰다. 그 사이 예능프로그램과 각종 행사를 뛰었다.

불미스러운 개인사로 대외활동에 제동이 걸렸던 멤버 강성훈은 더욱 의욕적이었다. 연예활동을 멈췄던 이재진 역시 젝키 무대에 서기 위해 연습했다. 둘은 YG엔터테인먼트와 개별적인 전속 계약까지 마쳤다.

은지원은 젝키 해체 후 꾸준히 다져온 예능 이미지도 유지했다. 각종 예능에서 은지원을 향한 관심은 더 커졌다. 장수원과 김재덕도 젝키를 통해서 노출 빈도가 많아 졌다.

항간에서 젝키의 컴백은 ‘추억팔이’라는 쓴소리도 흘러나왔다. 신곡 발표 없이 과거 레퍼토리로만 무대에 섰고, 추억에 묻혔던 에피소드에 연연한다는 지적이었다. 16년 만에 다시 뭉친 젝키가 그런 평가를 받는 건 피할 수 없는 과정이기도 했다.

2016년 10월 7일, 젝키는 싱글앨범 ‘세 단어’를 발표했다. 비록 단 한 곡이지만, 오히려 그 덕에 팬들의 응집력은 커졌다. 선호하는 노래가 분산되지 않았다. 멜론 실시간 차트 1위는 곧 8개 차트 올킬로 번졌고, 아시아 국가들의 각 아이튠즈 차트에도 영향을 끼치며 파급력을 보였다.

젝키의 컴백과 ‘세 단어’가 주는 분위기가 흡사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었다. 사실 젝키에게 ‘세 단어’는 익숙하지 않다. 5인조 젝키로 처음 발표한 곡이라 다섯 목소리만 담겼다. 게다가 이 곡은 젝키가 왕성하게 활동하던 당시 느낌과는 사뭇 다르다. 소위 ‘YG 색’을 입힌 탓에 기존 젝키 음악을 선호했던 팬들에게는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다.

과거 젝키가 발표했을 믹싱 기술과 달라진 탓일까, 세월의 변화 탓일까. 16년 전 뚜렷한 차이를 보였던 다섯 멤버 사이 목소리는 상당히 닮아있다. 애틋한 감성과 아련한 분위기를 부각시키고자 의도된 프로듀싱 때문으로 해석된다.

우여곡절 끝에 젝키는 다섯 멤버로 축소돼 컴백했다. 2만 규모의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16년 전 존재하지 않았던 음원차트에서 생애 최초 올킬이라는 성적도 받았다. 그리고 또 하나의 신곡발표로 음악프로그램 출연도 염두하고 있다. 이토록 뜨거울 거라 자신할 수 없던 젝키의 컴백 프로젝트는 일단 자존심을 지켰다.

김예나 기자 yeah@tvreport.co.kr /사진=TV리포트 DB, YG엔터테인먼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