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은 꿈에도 몰랐던 일상, 육아 그리고 원빈[인터뷰]

기사입력 2018-12-02 12: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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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수정 기자] '신비주의'란 단어가 사람으로 태어난다면 이런 모습일까. 배우 이나영은 그 비현실적인 외모 때문이든, 오랜 공백기 때문이든. 대중에게 그는 사생활이 철저하게 가려진, 왠지 모르게 아득하고 멀게만 느껴지는 이다.



카메라 밖 이나영은 소탈, 털털 그 자체다. 영화 '뷰티풀 데이즈'(윤재호 감독)로 6년 만에 취재진과 만난 이나영은 사생활 관련 질문에 솔직하면서도 넉살 넘치는 모습으로 응했다. "영화 관련 질문만 받겠다"라며 잔뜩 날이 선 몇몇 배우와 사뭇 다른 모습이 신선했다.



"다들 제가 뭔가 있어 보이나 봐요. 결혼 후에도 그 전에도 '이나영 씨는 쉴 때 도대체 뭐 하세요'라는 질문을 많이 받았어요. 정말 별 거 없거든요.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이에요. 지난 6년 동안 육아도 직접 하고, 집안일도 하고, 나름 작품 회의도 하고 지냈죠. 신비주의를 고수한 적 없어요.(웃음) 특별해 보였던 결혼식도 뭔가를 의도하고 계획해서 한 게 아니에요. 저나 원빈 씨 모두 뭘 계획하는 성격이 아니거든요."



'뷰티풀 데이즈'는 조선족 가족을 버리고 한국으로 도망간 엄마(이나영), 엄마를 미워하던 아들(장동윤)의 16년 만의 재회를 그린 영화다. 이나영이 '하울링' 이후 6년 만, 결혼과 출산 이후 복귀작으로 택한 작품치고는 의외였다.



"주변에서 '너 대체 왜 그러냐고'.(웃음) 전 다른 것 없이 정말 시나리오가 좋았거든요. 저의 인생 영화인 '인생'(장예모 감독)이 떠오르기도 했어요. 시나리오를 읽자마자 하겠다고 했어요. 이런 이야기를 쓰신 윤재호 감독이 어떤 분인지 궁금했어요. 감독님의 전작 다큐멘터리를 찾아보면서 출연 확신이 더욱 강해졌고요."





이나영은 굴곡진 인물의 삶을 차분히 표현했다. 가뜩이나 적은 대사를 서울 표준어, 연변 사투리, 중국어를 오가며 소화했다. 핏기 없는 얼굴부터 술집 마담으로 변해 담배를 피우는 모습까지, 데뷔 이래 가장 파격적인 변신이다. 이전보다 연기 폭이 한 뼘 넓어졌다.



"오랜만의 칭찬이라 부담스럽긴 하네요. 인간은 모두 하루하루 변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다들 그렇지 않나요. 제가 겪은 모든 상황이 지금의 저를 만든 것 같아요. 오랜만의 연기이기도 했지만 시나리오가 좋아서 더 이입할 수도 있었고요."



이나영의 신비주의에 힘을 보탠 건 원빈과의 결혼이 한몫했다. 두 사람의 조합도 놀라웠지만, 강원도 정선에서 치른 야외 결혼식은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하며 화제를 모았다. 결혼 이후 CF와 화보를 통해서만 모습을 드러내 대중의 궁금증을 키웠다. 잊을만하면 내한하는 할리우드 배우보다 더 멀게 느껴졌다. 포토월, 화보 너머 이나영과 원빈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두 사람 모두 SNS마저 안 하니 신비주의는 더욱 견고해졌다.



“‘너희 서로 말은 하고 사니’라는 이야길 곧잘 들어요.(좌중폭소) 저나 원빈 씨 모두 수다스러워요. 대화를 정말 많이 하는, 세상에서 가장 친한 친구 같은 느낌이에요. 정말 재밌는 게, 기자님들이 저랑 재미나게 수다 떨듯 인터뷰하시곤, 뒤돌아서면 다시 ‘이나영은 말 수가 없어’라고 말씀하신다는 거예요. 저에 대한 이미지가 그렇게 견고하답니다.(웃음) 다시 말하지만 저 신비주의 아니에요. 아니, 저 말 많지 않나요?(웃음)”



이나영과 원빈은 2015년 5월 강원도 정선에서 비공개 결혼식을 하고, 결혼 7개월 만에 아들을 낳았다. 이나영은 원빈과 자신이 친구 같은 부부이듯, 아들에게도 친구 같은 부모라고 전했다.





“육아를 직접 하고는 있지만 잘 알지는 못해요. 저나 원빈 씨 둘 다 먼 미래를 계획하고 그에 따라 움직이는 성격이 아니거든요. 육아도 마찬가지예요. 지금 당장 제가 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하려고 해요. 유치원은 어딜 보낼까, 어떤 공부를 시킬까 벌써 걱정하고 계획하는 게 아니고 그때그때. 당장 이 아이가 해야 할 것들에 대해 고민하죠. 주변에 많이 물어보는 편이고요. 중요한 건, 자연과 잘 뛰어놀게 해주고 싶다는 거예요. 다른 거야 뭐, 나중에 다 알아서 하겠죠.(웃음)”



‘뷰티풀 데이즈’로 6년 만에 복귀한 이나영. 남편 원빈은 영화 ‘아저씨’(이정범 감독) 이후 8년째 필모그래피를 공백으로 두고 있다. 그 사이 원빈은 영화 ‘신과함께’ 등 여러 작품을 고사하며 차기작 선정에 고심을 기하고 있다. 공백기가 길어지다 보니 ‘화보 배우’, ‘CF 배우’라는 썩 달갑지 않은 수식어까지 붙었다. 아내이자 동료 배우인 이나영의 생각은 어떨까.



“그러게 왜 작품을 안 해서 욕을 먹을까 몰라.(좌중폭소) 저도 그랬지만, 원빈 씨도 작품을 통해 이야기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요. 휴머니즘을 전하고 싶은데, 요새 그런 장르의 시나리오가 많지 않잖아요. 그래서 공백기가 길어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래도 예전보단 장르가 다양해지고 있으니 조만간 작품을 하지 않을까 싶어요.” 



‘뷰티풀 데이즈’ 이후 이종석과 함께 한 드라마 ‘로맨스는 별책부록’으로 활동 기지개를 켠 이나영은 “이 모든 일을 계획한 것은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뷰티풀 데이즈’의 깊은 감정을 연기하니 자연스레 로맨틱 코미디 갈증이 커졌고, 그렇게 만난 드라마가 ‘로맨스는 별책부록’이라고. 공백기가 길어진 것도, 복귀 후 작품을 연이어 한 것도 모두 계획에 없던 일이란다.



“복귀가 길어진다고 해서 서둘러 선택했다가 더 애매해질 수도 있잖아요. 스스로에게 자신 있는 작품을 하고 싶기도 하고요. 배우 생활을 통해 뭔가를 보여준다는 건 속도의 차이 같아요. 그게 빠를 때도 있고 느릴 때도 있는 거죠. 계획할 수 없는 당시의 감정일 수도 있고 영화계 상황일 수도 있고요.”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이든나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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