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 한방' 김정훈 "유동근 선배한테 200대 맞은 분 계세요?"(인터뷰)

기사입력 2011-12-07 17:4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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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 김범석 기자] "'DMZ 비무장지대'가 첫 주연작이지만 많이 부끄러운 연기였죠.(웃음) 그땐 가수와 MC, 연기자 등 만능맨으로 저를 키우기 위한 전 소속사의 의도가 있었어요. 사실 연기하는 재미를 느낀 건 얼마 안 됐고, 실질적인 첫 영화는 이번부터라고 생각합니다."



8일 개봉하는 영화 '결정적 한방'(박중구 감독, 오디이엔티 제작)에서 김정훈은 대쪽 장관 이한국(유동근)의 아들 수현이다. 언더 그라운드 힙합 가수로 유명하지만 아버지의 그늘에서 벗어나기 위해 대니라는 예명을 쓰는 인물.



아버지와 의절 일보 직전까지 가지만 극적으로 화합하게 되는 가족 휴먼 드라마다. 김정훈은 반항아 하면 떠오르는 도식적인 연기에서 벗어나 감정을 누르고 절제하는 게 가장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 유동근 첫만남서 술 '조공'

"극중 운동권 출신인 아버지와 사회 비판을 노래하는 힙합 래퍼 아들은 사실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거든요. 단순한 반항아 캐릭터로 보이지 않도록 유동근 선배님이 잘 리드해주셨어요. 많은 말 보다 좋은 본보기를 날마다 보여주셨죠."



처음엔 김정훈에 대해 반신반의한 유동근도 촬영 일주일이 지나자 스태프들 앞에서 "수현이 역할 참 잘 뽑은 것 같다"며 슬쩍 김정훈을 치켜세워줬다고 한다. 김정훈은 "엄마가 선배님의 열렬한 팬이라는 말씀과 처음 봴 때 지역 특산물 술을 선물했는데 기특해하셨던 것 같다"며 웃었다.



"드라마 '에덴의 동쪽'에서 이연희씨의 아버지로 출연하신 걸 인상적으로 봤어요. NG 내면 혼내시지 않을까 겁먹었는데 카리스마 뿐 아니라 인자함도 갖고 계시더라고요. 한번은 제가 대사가 꼬여 NG가 여러번 났는데도 그걸 애드립으로 받아주셔서 감동 먹었어요."



엄마로 나온 차화연에겐 "서울대 왜 그만뒀니. 공부 쪽으로 가는 게 더 낫지 않았니"라는 말을 듣고 자극받았다고 한다. 김정훈은 틈날 때마다 차화연에게 자신의 성장 과정과 연기에 대한 포부를 조곤조곤 설명했고 한 달쯤 뒤 "정훈이 잘한다"는 칭찬을 처음 얻어냈다며 눈웃음 지었다.



"존경하던 두 선배님과 작업했다는 게 믿어지지 않아요. 일정이 빡빡해 편한 술자리 한번 갖지 못했지만 큰 그늘을 만들어주신 거목 같다고 할까요. 어깨 너머로 많은 걸 배우고 느꼈습니다."



극중 대니의 팬이자 칼퇴근하는 보좌관으로 나온 윤진서 얘기가 나오자 말이 부쩍 많아졌다. "만취해서 제 방에서 자고 일어나는 장면을 찍는데 대사를 모두 진서씨 톤으로 바꿔 연기하는 걸 보고 뒤통수를 맞는 기분이었어요. 활자로 된 글이 입체적으로 변하는 경이로움이랄까. 이래서 감독님들이 윤진서씨를 좋아하는구나 싶었죠. 실물이 훨씬 예쁘시더라고요."





◆ 고속터미널 랜덤 여행 꿈꿔

유동근의 솥뚜껑 같은 손으로 따귀맞는 장면에선 "너, 나한테 진짜로 맞으면 기절한다"며 합을 맞췄던 일, 10m 높이 건물 난간에서 고소공포증에 시달리며 촬영한 비화도 장황하게 설명했다. 그는 무미건조한 얘기를 맛깔나게 버무리는 재주가 있었다.



"유동근 선배님한테 등을 맞는 장면에선 200대도 더 맞았을 거에요. 집에 돌아와서 보니까 벌겋게 부었더라고요. 그 장면 보면 리액션이 아니라 진짜 아파서 몸이 들썩거린 겁니다. 난간신은 '왕년에 번지점프도 해봤는데 괜찮겠지' 싶어서 와이어도 안 건다고 했는데 막상 올라가 보니 다리가 후들거리더라고요.(웃음) 와이어 착용했는데도 겁나서 무게중심이 자꾸 뒤로 가 스태프들 앞에서 제대로 망신살 뻗쳤죠."



드라마 '궁'으로 한류 스타가 된 그는 "연애 못 한지 4~5년 됐는데 지금은 연애 보다 일이 좋다"며 "누군가를 만날 마음의 준비가 안 됐고 뇌구조로 보면 로맨틱 지수가 30%쯤 되려나"라고 반문했다.



'스스로 생각하는 나'는 느낌표 보다 물음표에 가까웠다. 까탈스러우면서 너그럽고, 낯가림 심한데 무대체질이고, 친절한 편이지만 때론 악마로 돌변하기도 한단다. "이중성이나 조울증과는 다른 건데 제 안에 또다른 제가 너무 많다"며 웃었다. 기회가 닿으면 이유없이 살인을 일삼는 사이코패스 역할을 꼭 해보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제대 후 제대로 쉬지 못해 고속터미널에서 행선지를 묻지 않고 떠나는 랜덤 여행을 해보고 싶다는 그는 "인천이든 강원도든 일상에서 벗어나는 상상을 하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했다.



본의아니게 같은날 스필버그 감독의 '틴틴'과 붙게됐다고 하자 "그러게요"라며 애써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면서 내놓은 답변. "틴틴은 애인과 보시고 '결정적 한방'은 가족들과 보면 되지 않을까요?"



끝으로 집에선 어떤 아들일까. 이 남자, 끝까지 예능감을 잃지 않는다. "일단 집 자주 비우는 아들이죠,(웃음) 부모님 말씀 거스르는 편은 아니고 계좌이체 잘 해드려요. 신용카드도 딱 하나만 쓰고 한도도 몇 백만원이에요. 내기 당구 빼곤 거의 돈을 안 쓰니까 엄마가 엄청 좋아하세요."





김범석 기자 kbs@tvreport.co.kr 사진=이새롬 기자 saeroml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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