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출노트-18탄] 전산PD "KBS 패전처리용, 전구단 승리투수 되다"

기사입력 2013-02-01 08: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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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이우인 기자] 시청률 60%가 넘는 드라마의 연출은 아무에게나 오지 않는 기회다. MBC가 드라마 왕국으로 10년 넘게 군림하던 시절, 전산 PD는 KBS의 '패전처리 투수' 역할을 도맡았다. 



전 PD가 연출한 이병헌 고소영 박소현 주연의 청춘물 '내일은 사랑'은 10년간 화요일 오후 8시를 책임져온 MBC '전원일기'를 일요일로 보내버렸고, 6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한 '젊은이의 양지'는 라이벌인 MBC 주말극을 완벽하게 제압하는 성과를 낳았다.



방송국 PD 은퇴를 바라보는 나이지만, 후배 PD들은 전산 PD를 여전히 '스타 PD'로 기억한다. 그만큼 그가 KBS에 남긴 발자취는 범접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 PD에게도 좌충우돌은 있다. 그만의 연출 스토리를 가감 없이 옮긴다.



◆ 무역회사 그만두고 선택한 드라마 PD 



드라마 PD가 된 건 엉뚱한 계기 때문이다. 드라마는커녕 영상 자체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무역회사에 다니는 그냥 평범한 회사원이었다. 하지만 개인의 특성을 살리는 일보다 조직의 문화에 빨리 맞추도록 강요하는 회사의 문화는 나와 맞지 않았다. 물론 취직할 데가 없었으면 그냥 다녔겠지만, 전공과 상관없이 취업할 곳은 있었다. 바로 방송국이었다. 



1년간 다닌 무역회사를 때려치우고 지원한 방송국. 기자와 아나운서가 방송국에서 으뜸이던 시절이었다. 나 역시 기자가 되려고 했다. 원서를 제출하러 방송국에 갔는데, 어릴 때 앞집에 살던 친구를 우연히 만났다. 그 친구는 자신이 KBS 성우라며 기자 말고 프로듀서를 하라고 추천했다. 프로듀서를 기술직으로만 알았던 나는 친구에게 '프로듀서가 뭐냐'고 물었다. 친구는 '어떤 프로그램이든 그 프로그램의 대장이다'고 설명했다. 



그 친구의 이야기에 갑자기 귀가 솔깃했다. 기자는 0명을 뽑는데, 프로듀서는 00명을 뽑더라. 합격률이 프로듀서 쪽이 더 유리해 보였다. 이렇게 우스운 이유로 프로듀서에 지원했는데 다행히 합격했다. 처음에는 다큐멘터리 부서에 지원했다. 하지만 스포츠 부서로 발령이 났다. 한국이 중국과 수교를 맺기 전이었는데, 스포츠 외교는 활발했다. 중국어를 할 줄 아는 PD가 필요했던 것 같다. 



스포츠 부서라고 해서 당시 인기 있는 프로야구를 담당할 줄 알았는데, 씨름을 하라더라. 씨름도 좋은 스포츠이지만 기대가 컸기 때문에 실망을 많이 했다. 다큐멘터리 부서는 날 받아주지 않고, 교양국은 나한테 교양이 부족한 것 같아서 포기했다. 라디오나 쇼(예능) 부서는 왠지 음악에 조예가 깊어야 할 것 같았다. 



고민 끝에 선택한 분야가 드라마였다.  마침 대학생 때 학교 연극반으로 활동한 경력도 있고, 도움이 될 거란 막연한 기대를 품었다. 



◆ 공동연출 느낌의 TV문학관 조연출 시절 



당시 드라마국장에게 드라마를 하고 싶다고 했더니 그 자리에서 바로 인사부로 전화해 드라마국으로 날 받아줬다. 처음엔 소속은 스포츠인데 드라마국 파견 근무 형태로 시작했다. 이후 드라마국에  눌러앉게 됐다. 조연출로 처음 참여한 작품은 류시형 감독이 연출한 '별을 쫓는 야생마'라는 청소년 드라마였다. 황준욱 유동근 최재성이 주인공이었다. 



약 1년 동안 이 드라마의 조연출로 일했는데, '드라마국에는 우연히 왔지만, 잘 왔네'라고 생각할 만큼 일이 즐거웠다. 이후 TV문학관 조연출만 6년간 했다. 지금은 TV문학관 등 단막극이 마이너 장르가 돼 버렸지만, 당시의 TV문학관은 KBS가 드라마도 할 수 있는 방송국이라는 정체성을 가져다준 장르였다. 지금처럼 제작비 압박도 없을 때다. 연출자가 피라미 조연출인 나한테까지 작품의 방향을 물었다. 공동연출의 느낌이어서 보람이 있었다. 



게다가 TV문학관은 올 로케이션으로, 대부분 지방 어딘가에 가서 15일간 촬영하곤 했다. 같은 드라마이지만 TV문학관은 독립적인 분위기였다. 물론 100% 사전제작이었다. 당시 사수는 김홍종 장형일 장기호 감독. KBS에서 독종으로 소문난 감독들이었다. 특히 김홍종 감독은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고급 연출자였다. 그는 프리 이탈리아상 TV 그랑프리 등 온갖 상을 휩쓸었다. 



조연출은 보통 6년 동안 하면 연출로 입봉할 수 있는데, 나는 7년이나 걸렸다. 입봉 작품으로 "넌 조연출을 더 해야겠다"며 혼이 났기 때문. 제목은 '드라마게임 - 낯익은 함정'. 20년도 더 지난 일이라 밝히는데, 사실 내가 직접 극본을 쓴 작품이다. 은행에 다니는 친구의 이름을 빌려 썼다. 그땐 내가 잘 쓰는 줄 알았다. 방송은 됐지만 위에서 '작가 데려와. 누군데 이렇게 못 썼냐'는 혹평을 들었다. 이로 인해 'TV문학관' 조연출로 다시 강등됐다. 





◆ '내일은 사랑'으로 '전원일기' 제압 



'TV문학관' 조연출을 1년 더 한 뒤 '드라마게임 - 쇼핑을 좋아하세요' '드라마게임 - 당신은 누구시길래' 등 단막극 연출을 거쳐 '내일은 사랑'으로 긴 작품에 연출로 입봉했다. MBC가 주중 오후 8시대를 꽉 잡고 있던 시절이다. KBS는 어떻게 해서든지 이 8시대 프로그램을 살려서 MBC '9시 뉴스데스크'로 넘어가는 시청자를 잡을 필요가 있었다. 이를 위해 1TV와 2TV가 협공했다. 하지만 화요일만큼은 도저히 MBC를 이길 수 없었다. '전원일기'가 10년간 매주 화요일 오후 8시를 떡 버티고 있었기 때문. 



'내일은 사랑'은 화요일 시청자를 포기하고 방송된 일명 '패전처리용' 드라마였다. 적은 제작비를 투입해 신인 연출자와 신인 배우를 기용했다. 이영희 감독이 2회까지 틀을 잡아줬고, 내가 3회부터 홀수 회를 윤석호 감독이 4회부터 짝수 회를 연출하기로 했다. 그런데 윤 감독이 갑자기 시트콤 쪽으로 차출되면서 31회부터 104회까지는 혼자 연출하게 됐다. 아무도 기대하지 않은 작품이지만, 첫 방송 5개월 뒤 '전원일기'가 일요일로 시간대를 옮기게 됐다. 



'내일은 사랑'을 혼자 2년 정도 연출하면서 몸은 힘들었지만, 많은 것을 배웠다. 이병헌의 인기가 모든 것을 커버해줬기 때문에 감독은 어떤 실험을 해도 위험 부담이 적었다. 이병헌 또한 첫 주연작인 '내일은 사랑'으로 청춘스타가 됐다. 이후 연출한 '젊은이의 양지'도 패전처리 투수로 나선 작품이다. MBC가 주말극으로도 10년이 넘게 잘 나갈 때였고, '젊은이의 양지' 경쟁 드라마로 MBC는 김희애 김혜수 이영애 정보석 고(故) 임성민 주연의 '사랑과 결혼'을 방송 중이었다. 



당연히 모두가 드라마 왕국 MBC를 이길 수 없다고 생각했다. '젊은이의 양지'는 조소혜 작가와 또 다른 감독이 하기로 한 작품이다. 그런데 연출하기로 한 감독이 SBS로 옮기면서 내게 기회가 왔다. 당시 나는 연출이 된 지 2년 반밖에 안 된 상태였다. '젊은이의 양지' CP(책임 프로듀서)였던 최상식 전 드라마국장이 때마침 '내일은 사랑'을 심사하고 있었다. 그는 '내일은 사랑'을 너무 재미있게 봤다며 '젊은이의 양지' 연출을 내게 맡겼다.  



◆ 국민 드라마 '젊은이의 양지' 비하인드 스토리 



연출 경력은 짧았지만 어차피 패전처리 드라마라는 생각 때문인지 겁은 나지 않았다. 열심히만 하면 어떻게든 되겠지 했다. '젊은이의 양지'는 과감한 캐스팅으로 화제를 낳았다. 그때까지만 해도 주말극이라고 하면 집에 있는 40대 이상이 즐겨보는 중장년층 위주의 프로그램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내가 연출을 맡기 전까지 '젊은이의 양지' 남자주인공으로는 한석규 최민수 김철규가 거론됐다.  



하지만 내가 연출을 맡으면서 하희라가 여주인공으로 발탁됐고, 이에 따라 남자배우들의 연령대를 낮출 수밖에 없었다. 당시 하희라는 최수종과 결혼은 했지만 20대였다. 이종원을 남자주인공으로 발탁한 이유는 그가 나와 같이해서 연기력이 확 늘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어서다. 그땐 그런 공명심이 있었다. 당시 이종원은 스포츠 브랜드 광고로 인지도가 있긴 했지만, 연기는 잘하지 못했다. 이를 받쳐주기 위해 허준호를 박인범(이종원) 친구로 캐스팅했다. 



배용준이 연기한 부잣집 아들 하석주는 원래 인범을 좋아하는 약간의 동성애 성향이 있는 인물로 설정됐다. 배용준을 발견한 건 '내일은 사랑' 후속으로 방송 중인 '사랑의 인사' 연습실에서였다. 배용준에게 '젊은이의 양지' 출연 의사를 물었더니 무조건 오케이(OK) 했다. 나중에 갑자기 박상민이 맡았던 역할을 하고 싶어하기도 했지만, 그로부터 6개월 후 '젊은이의 양지'가 끝날 무렵의 배용준은 어마어마하게 높은 곳에 있었다.



인범을 좋아하는 하석란 역할은 박상아가 아니라 원래 김지수였다. 하지만 여러 가지 사정이 있어 불발됐고, 슈퍼탤런트 박상아를 캐스팅했다. 전도연이 맡은 임종희는 박상아만 가지고는 전체적으로 부족하다는 느낌 때문에 갑자기 만든 역할이었다. 원래는 하희라  동생이 아니라 박상아 동생이 될 뻔했지만, 소설가가 되려면 시골 출신이 낫겠다 싶어서 하희라의 동생이 됐다. 전도연과 배용준은 '젊은이의 양지'에서 가장 잘 어울리는 커플로 사랑받았다. 



◆ 은퇴 후에도 하고 싶은 드라마 연출



'젊은이의 양지'가 그토록 잘될 줄은 당연히 몰랐다. '젊은이의 양지' 방송 전에 이응진 감독의 '딸부잣집'이 MBC를 몇 번 이기긴 했지만, 당시엔 KBS 주말극이 빵 터진 적은 없었다. '젊은이의 양지'가 주말극의 운이 KBS로 10년 만에 넘어올 시점이었다고 볼 수 있다. '젊은이의 양지'의 성공 요인은 기존의 주말극과 다르게 미니시리즈 같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다. 재미있는 미니시리즈를 6~7개월 방송한 셈이다. 연출에 대해서도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젊은이의 양지'가 성공적으로 막을 내린 뒤에는 홍콩 영화의 제작 시스템을 배우고 싶은 생각에 왕가위 감독의 조감독으로 지원하기도 했다. 작품이 엎어지는 바람에 홍콩 진출은 무산됐지만. 그 작품이 '타락천사'다. 그러고 나니 회사에서는 배용준을 주인공으로 '젊은이의 양지2'의 연출을 내게 맡겼지만 거절했다. '젊은이의 양지2'가 최수종 이승연 배용준 주연의 '첫사랑'이다. 



'파랑새는 있다'는 UCLA에서 유학생활을 하고 있을 때 제의가 들어온 작품. '젊은이의 양지' 때 나를 연출로 발탁해준 최상식 CP가 국장이 되면서 내게 '전산의 열정과 진득한 생활감과 페이소스로 똘똘 뭉친 김운경 작가가 일을 하면 정말 좋은 작품이 나올 거라고 생각한다"며 '파랑새는 있다'의 연출을 제안했다. 좋은 연출자가 되려면 작가의 장점을 잘 살려야 하는데, 나는 그러지 못했다. 전산이라는 조미료를 넣으려고 했기 때문. 내부적으로는 삐걱거렸지만, 다행히 외부적으로는 그런 표시가 안 났다. 



다음에 도전한 작품은 손영목 작가가 쓴 차승원의 첫 드라마 주연작 '천사의 키스'. 수호천사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다룬 판타지물인데, 시청률은 25% 정도로 괜찮았다. SBS '은실이'도 이겼다. 하지만 이후 2001년에 방송된 '나는 그녀가 좋다'가 실패하면서 편성국으로 발령이 났다. MBC에서 '허준'이 시청률 35%로 승승장구하면서 아무도 섣불리 연출하겠다고 나서지 않을 때였다. 첫 방송 시청률이 5.9%. '젊은이의 양지' 최고 시청률의 10분의 1도 안 되는, 도저히 믿기지 않는 수치였다. 



아픈 경험이었지만, 공부는 됐다. 실체가 분명하지 않은 연출력을 자만하면 안 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지금은 선임으로서 그런 후배들이 보이면 '너 좀 위험하다'고 말한다. 지난 2007년 편성국에서 드라마국으로 돌아온 뒤에는 'TV문학관'과 '천추태후' CP를 맡기도 하고, 지난해에는 과거 '파랑새가 있다' 조연출이었던 후배 김용수 감독을 도와 '적도의 남자'의 촬영을 돕기도 했다. 또 '드라마 스페셜 - 저어새, 날아가다'로 오랜만에 내 작품을 만들며 연출 인생 제2막을 열었다.  





◆ 못다 한 이야기...



- 연출작 시청률 순위: '젊은이의 양지'가 최고. '파랑새는 있다' '천사의 키스' '내일은 사랑' '나는 그녀가 좋다' 순. 



- 연출자로서 가장 뿌듯할 때: 드라마를 통해 은연중에 사회에서 잘못 인식된 것을 크게 주장하지 않고 살짝 바꾸는 데 보람을 느낀다. 이를테면 운전기사 때밀이 가정부는 특정지역의 사투리를 쓴다거나, 부부인데 아내는 존대하고 남편은 반말하는, 은연중에 사람들에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는 부분은 없애려고 노력한다. 



- 최고의 작품: '내일은 사랑'. 내 연출관을 어느 정도 정립시켜준 작품이기 때문. 



- 아쉬운 작품: '허준'에 완패한 '나는 그녀가 좋다'. 작품이 마이너 소재니 남자주인공이라도 잘생긴 원빈을 캐스팅하라고 했는데, 말을 듣지 않은 게 지금 생각해 보면 내 자만 때문이었던 것 같다. 당시 원빈도 '가을동화'로 스타가 되기 전이어서 무척 출연하고 싶어했다. 원빈이 했으면 시청률이 10%는 넘었을 것 같다. 그렇다고 안재환이 못했다는 건 절대로 아니다. 대중적인 소구력이 부족한 건 아쉬웠다. 



- 드라마 제작 단계 중 가장 힘든 단계: 대본 작업. 모든 대본은 처음에는 정말로 이상하게 보인다. 그러다 보니 지지고 볶게 된다. 물론 결과적으로는 작가가 처음 쓴 대본이 가장 좋을 수도 있다. 결과는 아무도 모르지만.



또 하나는 캐스팅이다. 적절한 캐스팅과 의외의 캐스팅 중 어느 쪽이 더 나은가를 고민할 때, 스타급 캐스팅을 할 때의 어려움 두 가지로 나뉜다. 캐스팅이 어려워진 이유 중 하나는 연출자 대본 등 모든 여건이 마음에 들어도 배우들이 편성에서 더 강한 작품이 붙을까 봐 결정을 미루기 때문이다. 연출자가 연출 행위 중 캐스팅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다 보니 정작 작품을 돌아보고 그걸 실행에 옮기는 시간은 적어졌다. 모든 연출자의 고민일 것이다. 



- 실패의 기억: 실패했다기보다 뭔가 쫓기고 불안할 때가 있다. 각종 특수영상기술에 대한 습득능력은 젊은 PD들이 나보다 좋은 게 당연하다. 말로는 괜찮다고 하지만 자꾸 후배들에게 뒤처지지 않나 하는 강박증이 있다. 그걸 현명하게 돌파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나도 하든가, 아니면 다루는 분야를 좁힐 수밖에 없다.  



- 궁합이 잘 맞는 작가: 내 작품은 아니지만 '적도의 남자'의 김인영 작가. 소통이 잘됐다. 내 생각이 글로 딱딱 나온 건 손영목 작가였다. 손 작가는 솔직해서 함께 작업하는 게 수월했다. 또 '젊은이의 양지'를 쓴 조소혜 작가는 내가 겪은 드라마틱한 상황을 이야기하면 다음 회에 바로 반영했다. 젊은 나이에 목숨을 잃어서 안타깝다. 



- 앞으로 호흡을 맞추고 싶은 작가: 건방지게 들릴 수도 있지만, 새 작가를 발굴해 좀 더 좋은 작가로 크도록 도와주고 싶다. 그 첫 작가가 '저어새, 날아가다'의 유보라. 이번에도 함께 작품을 준비 중이다. 이 작가가 미니시리즈를 할 때쯤이면 젊은 감독에게 보내고 나는 다시 새 작가를 찾을 생각이다.



- 같이 호흡을 맞춘 최고의 배우: 100% 하희라. 일단 대본 공부를 많이 하고, 연출이 말하는 것을 끝내주게 잘 알아챈다. 굉장히 똑똑하고 감이 좋다. 남자는 이상인. 굉장히 영리하다. 내가 무술 하는 사람을 좋아해서이기도 하다. 사실 '저어새, 날아가다'에 못생겼지만 대중적으로 성공한 소설가 역으로 이상인을 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 하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 우려했지만 급격한 성장을 보여준 배우: 정선경과 배용준. 정선경은 당시 영화에서 알려진 배우였지만, TV는 처음인 데다 주연이고, 주위에서 예쁘다고 하는 사람도 별로 없었다. 배용준은 지금은 신화가 돼서 언급하는 게 이상할 정도지만, 당시엔 그가 지금처럼 잘될 줄은 전혀 몰랐다. 굉장히 성실하고 열심히 하는 친구였다. 어느 날 보니 잘 성장했더라. 



- 신인으로 발탁해 지금은 톱스타가 된 배우: 이병헌 전도연 배용준 차승원 등 굉장히 많다. 이 중 이병헌은 내가 아니라 이영희 감독이 발탁했다. 그는 지금까지도 꾸준히 안부전화를 해주는 유일한 친구다. 결혼식 때는 미국에 있다며 결혼식 전날 새벽 3시에 전화가 오기도 했다.  



- 볼 때마다 미안한 마음이 드는 배우: 이재은. 심성도 예쁘고 자질도 좋아서 '천사의 키스'와 '나는 그녀가 좋다' 두 작품에  연이어 모두 캐스팅했는데, 더 잘되지 못한 것 같아 마음에 걸린다.



- 다시 호흡해보고 싶은 배우: 이병헌과 급격히 몰락한 왕년의 스타 이야기를 하면 어떤 작품이 탄생할지 기대가 많이 된다.  



- 꼭 한번 해보고 싶은 배우: 이선균, 송선미. 이선균은 무색무취한 얼굴이 좋다. 어떤 캐릭터를 담아도 표현이 가능할 것 같다. 송선미는 연기도 마음에 들고 얼굴도 편안하고 예전부터 좋게 봤다.  



- 오마주 삼고 싶은 연출자: 선배는 말할 것도 없이 김종학 감독. 특히 MBC에 있었을 때 그가 만든 작품을 좋아한다. 후배는 김용수 감독. 스승을 훨씬 뛰어넘는 제자다. 긴장감 유발하는 연출력이 탁월하다. 



- 자신의 작품을 한 문장으로 정의하면: 인생의 지표가 되는 드라마. 



- 연출자로 꼭 해보고 싶은 장르: 어떤 노인이 죽음이라는 대사(大事)를 앞두고 자신의 인생을 4기나 8기로 나누고, 과거를 담담하게 묘사해 시청자들로 하여금 묵직한 것을 느끼게 하는 드라마. 지금 유보라 작가와 기획 중인 작품이다. 



- 현장에서는 언제까지: 은퇴하고도 여건만 되면 계속할 생각이다. 영화 '도가니'가 '도가니법'을 만들 듯, 부모가 아이에게 꼭 보도록 추천하는 의미 있는 드라마를 만들고 싶다. 





전산 PD는? 1957년생 / 성균관대학교 중국어학과, 중앙대학교 대학원 영화과 / KBS 공채 11기 / 대표작 - 내일은 사랑, 젊은이의 양지, 파랑새는 있다, 천사의 키스, 나는 그녀가 좋다 / 수상경력 - 1996년 제32회 백상예술대상 TV 신인연출상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사진=조성진 기자 jinphoto@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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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 장쯔이 다이아 반지에 왜 모자이크 처리를 했나[룩@차이나] [TV리포트=박설이 기자] 톱배우 장쯔이가 중국에서 리얼리티 프로그램에 출연해 화제인 가운데, 의외의 곳에 모자이크 처리가 돼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1일 중국 시나연예 보도에 따르면 이날 '아내의 낭만 여행' 시즌 2가 방송돼 장쯔이, 셰나 등 스타들이 식사를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런데 이 장면에서 시청자의 눈길을 끈 것은 장쯔이의 오른쪽 손이었다. 장쯔이의 오른손에 분홍색 꽃모양 그림을 합성해 무언가를 가린 것.  다만 제작진은 세심하지 못했다. 일부 화면에서만 손가락을 가리고 다른 각도의 화면에는 손가락이 그대로 등장했다. 제작진이 꽃으로 가린 건 장쯔이의 다이아몬드 반지였다. 오른손 세 번째 손가락에 화려한 디자인의 커다란 반지를 착용하고 있다.   장쯔이의 반지에 모자이크 처리를 한데 대해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 추측이 난무하는 가운데 "설마 반지가 너무 커서 가린 것인가?"라는 의견에 지배적이다. 한편 중국 예능 프로그램 '아내의 낭만 여행'은 부부 관찰 리얼리티로, 아내가 여행을 떠나고 남편이 집을 지키며 서로 거리를 두고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관계를 다시 이해하고 치유하는 과정을 담는다. 장쯔이가 남편인 가수 왕펑과 함께 시즌2에 출연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 / 사진=망고TV
연예 '황후의품격' 유건, 특별출연의 좋은 예 [TV리포트=신나라 기자] ‘황후의 품격’ 유건이 마지막까지 뜨거운 열연으로 특별출연 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유건은 SBS 수목드라마 ‘황후의 품격’ 중반부부터 ‘강주승’ 역으로 합류했다. 강주승은 이혁(신성록)의 전 부인 소현황후(신고은)의 죽음과 함께 실종된 경호원으로 시청자들은 베일에 싸여있던 그를 애타게 기다렸던 상황이었다. 황실의 거대한 비밀을 풀어줄 유일한 목격자이기 때문. 다양한 추측이 쏟아지던 찰나에 강주승 역할을 통해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모습을 드러낸 유건의 특별출연은 반가움을 더했다. 드라마의 전환점이 되는 임팩트 있는 캐릭터인 만큼 유건은 첫 등장부터 예사롭지 않았다. 대사 한마디 없이 정신병원에서 포착된 그의 모습은 신성록, 신은경, 이엘리야 등 얽히고설킨 인물들의 관계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이후 강주승과 민유라(이엘리야)가 과거 연인이었고, 나동식(오한결)의 아버지가 나왕식(최진혁)이 아닌 강주승이라는 사실이 하나씩 밝혀지면서 흥미로운 전개를 빚어냈다. 이 과정에서 유건은 오랜 시간 감금돼 있던 탓에 때때로 발작 증세를 일으키는 강주승의 모습을 실감 나게 표현해 긴장감을 고조시켰다. 환각에 시달리며 바닥을 뒹구는 열연은 몰입감을 높였다. 주인공들이 점차 가려진 진실에 접근할수록 유건의 존재감은 더욱 선명해졌다. 강주승은 악녀였던 민유라를 변화시켰음은 물론, 7년 전 소현황후의 스캔들을 조작하고 자신까지 죽이려던 태후의 만행을 모두 증명했다. 강주승의 증언은 황실의 추악한 비리를 폭로하는 오써니(장나라)의 주장을 뒷받침했다. 마지막회에서 그는 민유라와 나동식, 변선생(김명수)과 함께 지내는 모습으로 해피엔딩을 장식했다. 유건은 ‘황후의 품격’의 또 다른 스토리라인을 이끌며 특별출연이라는 롤을 뛰어넘는 강렬한 존재감을 펼쳤다. ‘황후의 품격’ 애청자들 사이에서 연기력, 비주얼 모두 호평 받으며 높은 인기를 자랑하기도. 다음에는 어떤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신나라 기자 norah@tvreport.co.kr/ 사진=SBS
연예 시즌1 종료, '연애의 맛'이 남긴 것 [TV리포트=신나라 기자]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 ‘연애의 맛’ 시즌1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지난 21일 방송된 TV CHOSUN ‘연애의 맛’ 마지막 회 방송분은 시청률 5.5%(닐슨코리아 유로방송가구 수도권 기준)을 달성, 마지막까지 지상파 포함 동시간대 시청률 1위 왕좌 자리를 독주하는 화려한 끝을 맺었다. 이날 방송에서 김종민은 “솔직하게 너무 좋았어, 미나와 함께라서”라며 ‘연애의 맛’과 함께했던 나날들과 그 후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털어놨다. 구준엽-오지혜는 서로의 ‘일’을 공유하며 마침내 ‘작업실 비밀번호’까지 공유하게 된 어느 특별한 ‘밸런타인데이’를 그려냈다. 김정훈-김진아는 뜻 깊은 추억을 새겼던 날들을 하나씩 되짚어보며 티격태격했고, 정영주-김성원은 잔잔한 떨림과 대화로 가득했던 도자기 굽는 날을 보냈다. 100일 계약 커플들의 열린 결말 스토리와 함께 고주원-김보미는 서로에게 더 도움이 되고 싶어 1초가 아깝게 시간을 보낸 롱디 커플의 ‘제주 이사 대작전’을 선보이며 시즌2에서의 만남을 더욱 기대하게 했다. 이와 관련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이 되기까지 수많은 화제를 낳았던 ‘연애의 맛 시즌1’이 남긴 것들을 짚어봤다. ◆ 연애의 ‘첫’맛 - 연애의 ‘날 것’을 담다 지난 9월 16일 첫 방송을 시작했던 ‘연애의 맛’은 완벽한 남자와 완벽한 여자가 만나는 ‘이상적인 로맨스’가 아닌, 만남 자체가 힘들었던 ‘연애 못하는 사람’이 ‘소개팅’에 도전하는 ‘어설픈 시작’을 선보이며 주목을 끌어냈다. 더욱이 ‘데이트 코스’마저 출연자들의 손에 맡겼고, 이로 인해 ‘연애’를 잊어버린 남녀가 할 수밖에 없는 ‘날 실수’들이 그대로 담겨졌다. 김종민은 황미나와의 소개팅 장소로 선택했던 역사박물관에서 어린이들의 단체관람으로 곤욕을 치렀고, 이필모와 서수연은 계곡에서 모기약 대잔치를 벌였으며, 김정훈은 놀이동산에서 김진아를 공포에 질리게 했다. 여기에 오지혜에게 나이를 고백하지 못했던 구준엽의 첫 만남, 정영주의 떨리는 서점 데이트, 고주원과 김보미가 지치도록 걸었던 자작나무 숲길 만남 등은 오히려 ‘완벽’보다 더 떨리는 ‘어설픈 시작’을 보여줘 공감과 응원을 자아냈다. ◆  연애의 ‘중간’맛 - 한 번쯤 꼭 겪어봤을 그 ‘떨림’ 김종민-황미나는 ‘표현’을 하지 못했던 벽을 깨고 점점 가까워지는 나날을 보여주며 많은 국민들의 사랑을 받는 ‘종미나 커플’로 등극했다. 이필모-서수연은 운명 같은 횡단보도 만남부터 마침내 ‘결혼’에 성공하는 기적적인 ‘필연 커플’로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실검을 장식했다. 김정훈-김진아는 연애로 인해 점점 닮아가는 ‘진정 커플’의 변화를 보여줬고, 구준엽-오지혜는 조심스러운 만큼 더욱 달달해지는 ‘오구 커플’을 완성했다. 정영주-김성원은 공통점이 많은 서로에게 끌리는 ‘영원 커플’로, 고주원-김보미는 시행착오가 많아 더 응원하고 싶은 ‘장거리 연애’를 보여줬다. ‘연애의 맛’은 서로에게 점점 가까워지면서 어느 순간 ‘떨림’이 급증되는 연애의 시발점을 있는 그대로 펼쳐내 안방극장에 수많은 ‘설렘 포인트’들을 투척했다. ◆ 연애의 ‘끝’맛 - 언제나 예측불가, 상상력 증폭시키는 ‘알쏭달쏭한 맛’ 김종민은 덤덤히 고백하는 ‘연애의 맛’ 이후의 이야기를 통해 황미나와 자연스럽게 멀어지게 된 것, 그리고 ‘방송’이기 때문에 망설였지만 그것을 잊을 정도로 함께 있는 것이 좋았던 나날들을 털어놨다. 구준엽-오지혜는 서로의 일터인 ‘베이커리’와 ‘음악 작업실’을 오고 갔고, 오지혜가 구준엽을 위해 준비한 따뜻한 ‘밸런타인 파티’를 즐겼다. 김정훈-김진아는 ‘육공 다이어리’를 꾸미며 짧지만 함께 해왔던 소중한 날짜들을 되새겼다. 정영주-김성원은 서로의 얼굴을 수줍게 바라보는 ‘도자기 굽기’를 마친 뒤, 도자기 잔이 다 마르면 ‘막걸리를 마시자’라고 훗날을 기약했다. 고주원은 김보미의 이사를 돕기 위해 없는 시간을 쪼개어 ‘열일’한 뒤 공항으로 가는 차 안에서 “내 마음 가는 대로 하는 거고, 내 마음이 움직이니까 행동하는 거다”라는 진심을 표현했다. 무엇보다 ‘연애의 맛’ 마지막 회는 굳이 ‘끝’을 맺지 않고 여느 회와 다름없이 ‘커플’들의 일상 이야기를 보여주며, 상상력을 증폭시키는 ‘여백의 마무리’로 마침표를 찍었다. 제작진은 “최화정씨의 멘트처럼, ‘연애’의 끝은 ‘결혼’이 아니다. 때문에 ‘100일의 계약연애’까지만 ‘연애의 맛 시즌1’에서 보여주고, 그 후의 이야기는 온전히 ‘커플들’의 자유에 맡긴다”라며 “진솔한 용기를 내준 출연자들, 오로지 그 마음을 보고 만남을 맺어갔던 소개팅 그와 그녀들, 그리고 ‘연맛’에 울고 웃으며 진한 호응을 보내주셨던 시청자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연애의 맛’은 잠시 재정비에 들어가 따뜻해질 무렵 돌아온다. 더 새로운 감성으로 무장해 컴백할 ‘연애의 맛 시즌2’를 기대해 달라”고 전했다. ‘연애의 맛 시즌2’는 5월 돌아온다. 신나라 기자 norah@tvreport.co.kr/ 사진=TV CHOSUN
연예 '악질경찰' 이선균x전소니x박해준 본적없는 시너지 [TV리포트=김수정 기자] 영화 '악질경찰'(이정범 감독)이 스틸을 공개했다. '악질경찰'은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눈감고 범죄는 사주하는 쓰레기같은 악질경찰이 폭발사건 용의자로 몰리고 거대 기업의 음모에 휘말리며 벌어지는 범죄 드라마다.  공개된 스틸에는 각기 다른 아우라를 내뿜는 캐릭터들의 압도적인 모습이 담겨있다. 비리가 일상인 악질경찰 조필호(이선균)는 뒷돈은 챙기고 비리는 일삼는 것을 넘어 전문 털이범 기철(정가람)에게 범죄를 사주하는 상상초월한 모습을 선보이며 지금껏 본 적 없던 강렬하고 비열한 경찰 캐릭터 탄생을 기대케 한다.  의문의 폭발사고 용의자로 몰린 조필호와 그를 둘러싼 이들도 인상적이다. 먼저 조필호를 용의선상에서 벗어나게 해줄 중요한 단서를 지닌 미나(전소니)는 신선한 인상으로 눈도장을 찍는다. 혐의를 벗기 위해 자신을 쫓는 조필호의 기세에도 눌리지 않는 미나는 시크한 표정과 강렬한 눈빛으로 이목을 집중시킨다.  거대 악의 오른팔이자 미나가 지닌 단서를 둘러싸고 조필호와 팽팽하게 대립하는 권태주(박해준)는 카리스마 넘치는 강렬한 눈빛으로 좌중을 압도, 역대급 악역의 탄생을 예고한다.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악질적인 얼굴을 보여줄 이선균의 변신은 물론 이정범 감독이 첫 오디션에서 반해버린 전소니의 색다른 매력, 활화산 같은 연기 포텐을 분출시킬 박해준의 파격 변신을 기대해도 좋다. '악질경찰'은 3월 21일 개봉한다. 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영화 '악질경찰'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