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2013' 이이경 "문제아? 실제론 조용한 변기덕입니다"(인터뷰)

기사입력 2013-02-07 10:2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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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이우인 기자] 최근 인기리에 종영된 KBS2 월화극 '학교 2013'에서 문제아 오정호(곽정욱) 패거리의 행동대장 이이경 역으로 눈도장을 찍은 배우 이이경(24). 최근 TV리포트를 방문한 그는 반항적이고 다혈질인 극 중 이경과는 180도 다른 수줍음 많은 청년이었다. 이경 역할에 캐스팅된 게 신기할 정도로 실제로는 모범생에 가까워 보였다.



이이경 또한 이경이 자신과 너무 달라 연기하기 어려웠다며 머리를 긁적였다. 특히 특수학생 한영우(김창환)를 때리는 연기는 마음씨 여린 그를 고통스럽게 했다. 하지만 카메라가 돌아가면 언제 그랬냐는 듯 돌변하는 자신을 발견한다는 이이경은 뼛속부터 배우였다. 



'학교 2013' 종영 후 단짝 지훈(이지훈 역)과 함께 부산 광안리로 여행을 막 다녀온 그와 인터뷰를 했다. 자신의 실제 성격을 '조용한 변기덕(김영춘)'이라고 소개한 이이경과의 인터뷰는 웃음이 끊이지 않을 정도로 무척 즐거웠다. 



◆ '학교 2013'과의 운명적 만남 



- '학교 2013'은 어떻게 만나게 된 작품인지 궁금하다. 



"'학교 2013'은 소문대로 오디션 경쟁이 치열했다. KBS 별관에서 오디션을 봤는데, 기다리는 줄이 굉장히 길었다. 기에 눌렸지만, 1차 오디션인 자기소개서에서 솔직하게 내 경험을 적은 게 캐스팅에 도움이 된 것 같다. 실제로도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했는데, 드라마를 통해 학교를 졸업하고 싶다고 적었다. 자기소개서 외에 '백야'라는 퀴어영화(성소수자 영화)에 출연한 이력도 좋게 봐준 것 같다." 



- '학교 2013'의 인기 실감하나? 



"어딜 가도 알아봐 줘서 신기하다. 처음엔 주위의 반응이 적응이 잘 안 됐다. (곽)정욱, 지훈과 같이 다닌 게 적응에도 도움이 됐다." 



- 주위에서 어떤 말을 제일 많이 듣는가? 



"카메라의 조명을 받아서 그런지 드라마에서만 본 분들은 나를 '광대폭발' '이빨부자'라고 부른다. 실물이 TV보다 낫다는 반응이 많다. 배우에겐 슬픈 조건이지만." 



- 드라마는 '넌 내게 반했어' 이후 두 번째다. '학교 2013' 때와 어떤 차이가 있나?



"'넌내반' 때는 단역이었다. '넌내반'이 리액션의 연기였다면, '학교 2013'에서는 어떻게 하면 제대로 서브하고, 대사를 맛깔나게 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 



- 이경을 울린 '학교 2013'의 명장면은? 



"정호를 붙잡으러 가는 장면에서 정호가 지훈에게 해서는 안 될 심한 말을 하고, 이경까지 발로 차면서 뿌리칠 때. 참다못한 이경이 정호에게 화를 낸 뒤 지훈과 함께 뒤돌아서 가는 장면이 슬펐다." 



- 이경은 정호에게 왜 쩔쩔 맸을까?



"이경의 가정사는 나오지 않지만, 나는 이경이 정호, 지훈과 오랜 친구인데 형편이 비슷해서 친해진 것으로 설정했다. 우리한테 큰소리칠 수 있는 곳은  학교뿐이고, 정호와 함께 있을 때가 빛이 나는 걸 이경과 지훈도 알고 있어서 맞으면서도 함께 어울렸던 것 같다." 



- 이경에게도 정호 지훈과 같이 모든 것을 내놓을 만큼 친한 친구가 있나?



"두 명의 친구가 있는데, 초등학생 때부터 친한 친구는 고향에 있어서 오래 만나지 못했고, 검정고시 공부할 때 친해진 다른 한 명은 서울에 있지만 못 본 지 꽤 됐다. 남자끼리는 메신저를 자주 주고받는 게 쉽지 않다. 하지만 조만간 만날 생각이다." 





- '학교 2013'의 종방연, 어땠나? 



"오이지(오정호, 이이경, 이지훈)가 한자리에 앉았는데, 셋 다 술을 잘 못한다. 술잔도 테이블에 엎어진 채 건드리지 않았던 것 같다. 지훈이는 체질상 술을 한 잔도 못하고, 나와 정욱이는 즐겨서 마시는 스타일이 아니다. 김우빈(박흥수 역)은 모델이라서 그런지 절주 절제가 대단해서 우러러보게 됐다." 



- '학교' 출신 배우 중 좋아하는 배우는? 



"배두나 선배. 항상 날 것 같은 느낌이 있어 좋다. 언젠가 기회가 되면 꼭 함께해보고 싶다." 



- 이지훈과 여행도 다니고, 사진도 함께 자주 찍고, 특별히 친해진 것 같다. 



"지훈이가 스킨십 장난을 잘 친다. 처음엔 당황했지만, 이젠 익숙해졌다. 광안리 여행은 단둘이 간 게 아니다. (김)영춘 형 집이 부산인데, 놀러 오라고 해서 남자배우 몇 명이 다 같이 놀았다. 우빈이는 마침 부산에서 팬 사인회가 있었고, 종석이도 부산에 볼일이 있었다. 지훈과 내가 제일 마지막에 합류했다. 영춘 형 어머니가 해준 음식 먹으면서 형 아버지가 따라주는 술잔을 받으며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 '학교 2013' 속 유일한 러브라인, 남경민(남경민)과 이경은 어떻게 됐을까? 



"서로 티격태격하며 재미있게 만났을 것 같다. 경민이가 공부하는 걸 누군가 방해하면 이경이 막아주고, 경민이는 그런 이경에게 마음을 열고 공부도 알려주고, 표현은 부드럽지 않지만 마음은 서로 통하는 사이가 됐을 것이다." 





◆ '아이리스' 이병헌 보고 배우 꿈꿔 



- 고등학교를 졸업하지 못한 이유가 궁금하다. 잘렸나? 



"아니다.(웃음) 청주에서 고등학교에 다니다가 아버지 회사 문제 때문에 용인으로 전학을 갔다. 하지만 가라테를 해야 하는 내가 전학갈 만한 학교를 찾지 못했다. 결국 수원에 있는 학교에 들어가 한달 넘게 다니고 있는데, 가라데 부가 비인기라며 갑자기 없어졌다. 그렇게 운동을 그만두게 됐다. 그러던 어느 날 아버지가 '의미 없이 학교에 다닐 바엔 네가 하고 싶은 찾으라'라고 했고, 그런 이유로 학교를 그만두고 검정고시를 봤다."



- 배우 꿈은 언제부터? 



"아버지는 'TV는 바보상자'라고 생각하는 보수적인 분이었다. 어릴 때부터 EBS 외에 다른 채널은 보기 어려웠다. 드라마는 '허준' 이후 접한 적조차 없었다. 군에 입대해 생활할 때도 아버지한테 받은 교육의 영향 때문인지 다른 사람이 TV를 볼 때 나는 음악만 들었다. 그러던 내가 '아이리스'를 접하고부터 달라졌다. '드라마를 보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한데 내가 직접 하면 어떨까?'하는 꿈이 생겼다. 제대 이후 아버지에게 내 꿈을 말했지만, 당연히 안 된다고 했다. 패기가 넘쳤고, 혼자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편입을 준비했다. 다행히 서울예전(연기과)에 붙었다. 아버지도 합격증을 본 뒤로는 배우 일을 반대하지 않았다. '학교 2013' 이후에는 알아보는 사람이 많아지니까, 덩달아 즐거워한다."



- 데뷔하게 된 계기는? 



"대학도 한번에 합격하고, 독립영화 운도 따라줘서 쉴 새 없이 바빴다. 지금의 소속사와 인연을 맺은 지는 1년 정도. 학교 선배의 제안으로 프로필을 직접 만들어 돌렸는데, 운이 좋았다. 소속사와 계약하자마자 바로 '학교 2013'의 오디션 기회를 잡았다." 



- 성소수자의 이야기를 다룬 '백야'를 통해 주연으로 데뷔했다. 첫 작품이 신인에게는 너무 강하지 않나? 



"평소 성소수자에 대해 무지했다. 그러다 재작년 초에 일본 지진 피해 복구 기금 마련 콘서트에 참여하기 위해 일본에 가게 됐다. '백야'의 이송희일 감독과는 일본에 가기 직전 만났다. 감독이 시나리오를 보여줘서 읽었는데, 충격적이진 않았다. 연기로만 생각하니 거부감이 들지도 않았다. 오히려 신선했다. 어떻게 하면 연기로 잘 소화할 수 있을까만 고민했다. 물론 어머니와 아버지를 비롯해 내 주위 사람은 모두 놀랐다."





◆ 반짝이는 '스타'보다 인정받는 '배우'가 목표



- 퀴어영화 출연을 후회한 적은? 



"'백야'는 실제 일어난 호모포비아(동성애혐오증)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작품이다. 실화라 그런지 촬영하는 내내 마음이 아팠고, 억울했다. 음지에만 있어야 하는 성소수자들이 불쌍했다. 영화 개봉 후 실제 주인공으로부터 쪽지도 받았다. '지금까지도 숨어있는데 고맙다'고. 마음이 따뜻해졌다."



- 연기 롤모델이 있나?



"처음으로 연기의 행복을 가져다준 이병헌 선배. 내방 한쪽에는 이병헌 선배 사진으로 도배가 돼 있다. 이병헌 선배처럼 연기력이 탄탄하고 주위로부터 인정을 받는 배우가 꿈이다."



- 죽기 전에 꼭 해보고 싶은 연기는? 



"영화 '황해'의 하정우 같은 역할. 본능과 숙제 사이에서 계속해서 쫓기고 눌려있는 인간의 바닥을 보여주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



- 끝으로, 앞으로 어떤 배우가 되고 싶나? 



"'학교 2013'을 보면 스타가 될 친구와 배우가 될 친구가 확실히 보이더라. 나는 한 번에 시선을 받고 별이 되기보다는 스스로 스펙트럼을 넓혀서 주위에서 인정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 '이이경이면 믿을 만하지'라며 작가는 마음을 놓고 글만 쓰고, 시청자들은 믿고 보는 배우가 되겠다."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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