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물탐방, 그사람] 배우 황금희 “할리우드 진출, 꿈만은 아니겠죠?”

기사입력 2013-08-12 14: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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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손현석 기자] 옹골지다. 실속 있게 속이 꽉 차 있다는 뜻이다. 지성원, 아니 황금희가 바로 그런 배우다. 2000년 SBS 톱탤런트로 화려하게 데뷔하게 데뷔했지만 모 연예기획사와의 법정 다툼을 벌이며 뜻하지 않은 슬럼프를 겪었다. 우여곡절 끝에 2003년 경인방송 시트콤 ‘러브러브’로 컴백한 뒤 지금까지 연기력으로 승부하는 외길을 고집해왔다. 그래서인지 스스로도 “반짝반짝 빛나기보다 오랜 여운을 남기는 배우”가 되길 원하고 있다.



전통의 온라인 연예매체 TV리포트에서 새롭게 기획한 ‘인물탐방’ 코너의 첫 번째 인물로 선정한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배우라는 타이틀로 불리는 인물만 해도 수천 명이 넘는 현실에서 그가 보여왔던 배우로서의 소신과 강단, 지향점을 널리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지금부터 배우 황금희의 모든 것을 만나보자. (필자가 스튜디오에서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한 후 편의상 1인칭 시점으로 정리했습니다.)



지성원? 아니죠, 황·금·희 맞습니다 



안녕하세요, 지성원이란 이름으로 활동하다 본명으로 바꾼 배우 황금희입니다. 올해로 벌써 경력 13년차 배우이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고 생각해요. 참, 제가 ‘차도녀’(차가운 도시 여자) 스타일이라서 서울 출신이라고 오해들 하시는데 어린 시절은 경상남도 진해에서 보냈어요. 당시엔 학교와 집을 오가며 정말 ‘스탠다드’하게 살았어요. 집안도 보수적인데다 성격도 A형이라…. 완벽한 걸 좋아하고 클래식 음악전공이라 그쪽에 대한 자부심이 좀 많았어요.



사실 초등학교 때 연극부장을 했어요. 기억력이 좋은 편이었고…너무 제 자랑인가요?(웃음) 플룻을 전공했는데, 사실 3자매 모두 음악을 했어요. 언니가 피아노, 막내는 바이올린에서 가야금을 했고요. 평생 연주자로 살 것으로 생각했는데, 언니가 슈퍼탤런트에 도전한 뒤로 어머니의 권유로 저도 덩달아 연기자에 도전하게 됐어요. 경상대 음악교육과 장학생으로 들어갔는데 그것도 관두고 연기자 준비를 하기 시작했어요.



이후 동국대 연극영화과에 특차로 단번에 합격하고 본격적으로 그 길로 들어섰어요. 선배들 군기가 세서 구타도 좀 있던 시절이었죠. 리포터, 잡지 모델 등 방송 일을 하면서 오디션 준비를 하니깐 학교 선배들이 싫어할 수밖에 없었죠. 그럴수록 저는 ‘공채 탤런트가 되겠다’는 의욕을 더 불태우게 됐지요. 그렇게 공채 시험을 본 뒤 1년 휴학하고 SBS에서 일을 시작했죠. 당시엔 ‘제2의 심은하’로 주목받으며 나름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활동했어요.



그러다 한 PD의 소개로 만난 매니저와 계약한 게 문제였죠. 6개월 정도를 같이 일하다 그만둔다고 하니깐 손해배상 청구가 들어왔어요. 그때부터 2년간 소송전에 휩싸이면서 우울증과 대인기피증을 겪고, 아예 이 일에서 손을 떼려고 했죠. 심지어 공황장애도 심하게 겪고….







기획사 문제로 공황장애까지…인생 대반전 키워드는?



그렇게 세월을 낭비하다 26살 후반부터 정신을 좀 차렸어요. 데뷔 후 4년을 그냥 허비해버린 셈이죠. ‘1541 콜렉트콜’ CF 일이 들어오기 시작했고, 지성원이란 이름을 그때부터 썼어요. 부모님이 매니저 역할을 자청해주기도 했지만 ‘이래선 안 되겠다’라는 생각에 용기를 내서 연기를 다시 시작했어요. 그때가 29살. 드라마 ‘신돈’ 희비 윤씨 역할을 맡아 정말 죽도록 열심히 했어요. 그 덕에 출연분량도 훨씬 늘어났어요.



이렇게 연기력으로 인정을 받으니 조금씩 일이 들어왔어요. ‘연개소문’, ‘눈꽃’, ‘나쁜 여자 착한 여자’, ‘불량커플’, ‘이산’ 등으로 이름을 더욱 알리고, 배우로서도 맷집이 생긴 거 같습니다. 혼자서 활동하다 보니 “마치 기획사 대표 같다”는 얘길 엄청나게 많이 들었죠, 하하. 10년 정도 있으면 오래 있지 않았나요?



원래 드라마보다 영화를 좋아했어요. 어릴 적부터 주말의 명화를 보고 외국 배우나 감독 이름 외우기가 취미였을 정도로 영화에 미쳐 있었거든요. 단지 그걸 해야 한다는 걸 몰랐을 뿐. 어쨌든 영화와의 인연은 ‘하모니’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하 ‘김복남’) 등으로 시작됐지요. 이때부터 ‘물 만난 물고기’라고나 할까. 그런 느낌이 강했죠. 영화 쪽은 매니지먼트와 얽매이지 않아도 직접 일이 오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더 잘 맞는 거 같아요.



‘김복남’ 이후 영화 두 편이 제의가 왔는데, 엎어지고 말았어요. 그래서 살짝 조급해지긴 했으나 ‘김복남’으로 칸영화제에 간 걸로 보상받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런 뒤로는 여유가 생겼어요. ‘아무거나 하지 말고 좋은 작품을 하자’라고 마음먹고 대학원도 다녔고, 작품성 있는 단편들을 찍었어요. ‘미국인 친구’ 등을 찍었고, ‘천국엔 쓰레기통이 없다’라는 작품도 들어갈 예정이죠.



新장르 영화 선호…준비된 배우가 기회를 잡는다



모든 사람이 상업영화를 꿈꾸는 건 아니라고 봐요. 많은 경험을 쌓고 나면 어떤 장르의 영화를 해도 배우 황금희로 보이는 거죠. 물론 상업영화를 배제하는 건 아니고, 지금이 더할 나위 없이 감사하고 행복해요.



저는 시도하지 않는 장르나 시나리오가 번뜩이는 작품을 선호해요. ‘하모니’나 ‘김봉남’도 그랬고, 스스로 작품을 보는 눈이 있다고 믿어요. 한 번쯤 해보고 싶은 역할이 뭐냐고 물으면 ‘태왕사신기’ 이지아, ‘조폭 마누라’ 신은경 같은 배역? 원래 사극을 좋아하는 편이에요. 아, 참! ‘툼레이더’ 안젤리나 졸리 같은 주연도 해보고 싶어요. 실은 연출도 욕심나고, 제작이나 기획 등 다양한 역할도 해보고 싶어요.



갑자기 혜성처럼 나타나는 배우는 없다고 믿어요. 배우는 최소한 5년 이상은 다 힘든 과정을 겪는 거 같아요. 준비된 사람만이 기회를 잡는다고 하잖아요. 성실한 자세로 최선을 다하는 것만이 살 길이죠.



좋아하는 감독님으론 봉준호, 김기덕, 이창동 등 작품성과 상업성을 모두 갖춘 감독님을 좋아해요. 외국에선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을 보면 롤 모델이죠. 늘 메시지가 있는 작품을 그렇게 한다는 게 쉽지는 않잖아요. 저도 기회가 되면….(웃음)



원래 제가 도전정신이 강해요. 젊었을 때 힘든 일을 겪긴 했지만 두려움이 없는 성격이고, 앞으로도 그럴 거에요. 진심은 통한다고들 하잖아요. 또 다른 목표요? 배우로선 할리우드 진출을 언젠가는 해보고 싶고, 개인적으론 강의도 하고 책도 쓰고 싶고…. 그리고 최종 목표는 우울증, 공황장애 등 정신적인 상처가 있는 사람들을 돕는 빌리지를 만드는 겁니다. 꿈을 늘 꾸고 있어요. 그게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요?



기획: 엠트렉 엔터테인먼트  photo : 29아트 컴퍼니 주얼리: Etty by Ireland 의류: BLUPEPE ,김해연,에델,베스트드레서 슈즈:pepemarni(건대점) 가발: 핑크에이지(건대점)



스타일리스트:김광수 헤어메이크업:김소라.애비슈즈노



손현석 기자 spinoff@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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