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TV@커플] 혜성처럼 등장한 삼순 "누나 믿지?"
③내 이름은 김삼순(2005. 6. 1~2005. 7. 21 방영) [TV리포트] 나이 서른에 가진 것 쥐뿔도 없는 체중 60kg이상의 노처녀가 쌍욕을 해댄다. 기분 좋으면 “이 자식”이고, 기분 나쁘면 바로 “이 새끼, 나쁜 새끼”가 입에서 튀어 나온다. 정도로 치자면 영화 ‘공공의 적’에서 들려준 “어떤 새끼는 얼굴이 기분 나빠 패고, 그렇게 형한테 맞은 애들이 사열 종대 앉아번호로 연병장 두 바퀴다”라는 쌍욕을 입에 달고 사는 열혈형사 설경구와 맞먹는 수준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연애 한번 하자”고 나선 상대 남성에겐 얼굴 전체를 뒤덮을 정도의 토사물까지 쏟아낸다. 그것도 누구나 선망하는 재벌2세 꽃미남 얼굴에다 말이다. 일상에서 마주한다면 분명 “미치셨쎄서여~”, “제대로 꼴값 한다” 등 뭘 믿고 인생 사느냐는 식의 비난을 면키 어려운 캐릭터다. 그런데 이같은 캐릭터가 가장 보수적인 매체라 불리는 TV에 등장, 시청자들의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 3살 연하의 꽃미남과 지지고 볶는 사랑까지 하고 나섰을 때엔 그녀의 쌍욕을 듣지 않으면 허전해 하는 이들조차 생겨났을 정도. 2005년 여름을 강타한, 드라마 속 역대 최강 누나 캐릭터 ‘삼순이’의 등장은 그렇게 시작됐다. 만남. 삼순이(김선아)는 첫 등장부터 여배우의 망가짐을 제대로 펼쳐 보였다. 떠나간 남자에게 매달려선 마스카라가 번지는 것도 모르고 눈물을 쏟아내는 모습을 드러낸 것. 크리스마스이브, 싫은 맞선 자리에 나온 진헌(현빈)은 그 모습이 호텔 측에서 준비한 크리스마스 이벤트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남자 화장실에서 마주한 삼순이에겐 “아줌마, 변태예요. 아니면 남자화장실에서 모유 수유중이냐”고 물어 실연당한 삼순의 가슴에 비수까지 꽂았다. 두 사람의 ‘이 지랄 맞은 만남’(삼순이 표현방식을 빌리면)은 운명으로 이어졌다. 파티쉐가 되려던 삼순이 진헌이 사장으로 있는 프렌치 레스토랑 ‘보나뻬띠’에 면접을 본 것. 둘은 엮일 운명이었던지 진헌의 넥타이핀에 삼순의 머리카락이 엮이는 실랑이와 더불어 돈 5,000만원의 집문서가 걸린 파란만장한 계약연애를 시작했다. 이 여(남)자의 공략법. 한마디로 투철한 ‘무대뽀’ 정신을 들 수 있다. 솔직함은 도를 지나쳐 독설의 경지. 실직해 백수가 된 상황에서 “백수라고? 그게 내 잘못이야? 경제 죽인 사람들 다 나오라고 해”라거나, 삼순 언니가 진헌과의 로맨스 성사 가능성을 언급하며 “혹시 알아. 전산오류로 당첨될지”라는 말엔 “내가 LK냐”(드라마 ‘신입사원’ 패러디)라고 꼬집는 식이다. 내숭을 떨기보단 직면한 상황에 평범을 넘어 ‘다소 모자란’ 여성성까지 보여주는 전략. 꿈에서 진헌을 만나 깬 장면에선 “아 쪽팔려, 내가 너무 오래 산거지” 등 기존 신데렐라식 드라마에서 자주 등장하는 환상을 코믹으로 변주시켜 놓는 비범한 재주까지 지녔다. 그렇다고 이같은 능력으로 삼순이가 재벌집 연하의 꽃미남을 넘어오게 한 건 아니다. 결정적인 건 진헌의 뇌 기억장치에서 상처를 끄집어내 치유하는 능력이었다. 술 취해 비틀거리다 도로에 뛰어들어선 진헌의 잠자고 있던 죄의식(진헌이 몰던 자동차가 사고로 전복되면서 형과 형수가 죽었다)을 불러낸 상태. 형과 형수가 남기고 간 사랑스런 조카 미주에게 작은 엄마로 인정받으면서 몹쓸 기억마저 치유해냈다. 주변인을 공략하는 것이 사랑의 기술임을 재확인시켜주는 대목 되겠다. 베스트프로포즈. ‘찢어 죽여도 시원찮을’ 배신 때린 옛 남자친구의 약혼 케이크를 만드는 심정. ‘입에 풀칠’이 우선이라고 변명해도 쓰라린 속은 어쩔 수 없다. 이같은 상황에 멋진 남자가 연주해 주는 피아노반주를 듣고, 적당한 취기에 젖어든다면. 진헌과 삼순이의 키스신은 정공법에 가까웠다.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진헌의 모습에 마음을 연 삼순. 진헌의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고 나선, 집에 돌아가기 위해 몸을 일으키다 술기운에 휘청, 진헌의 부축에 입맞춤을 나눴다. 주저하는 진헌을 오히려 리드하는 모습으로 전국 노처녀들의 애간장을 녹이다 못해, 잠 못 이루게 했던 키스신. 30대 독신여성들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던 삼순도 이날만큼은 언니들로부터 “혼자만 맛보지 말고 나눠달라”는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고. 위기관리 능력. 삼순이가 못가진 것들을 소유한 라이벌 유희진(정려원) 등장. 첫째 삼순이가 열망하는 이름 ‘희진’을 가졌다. 둘째, 청순가련한 몸매에 꽃미남들 중독시켜, 금단현상까지 낳게 만드는 미소, 셋째 진헌을 너무나도 사랑해 죽을 고비를 넘기고 찾아왔다. 그것도 월드 비주얼을 지닌 헨리(다니엘헤니)의 열렬한 구애도 마다한 채. 강해도 너무 강한 상대를 만났다. 때문에 삼순이는 가슴 찢기는 고통이 심했던지 죽은 아버지까지 불러내 “심장이 딱딱해졌으면 좋겠다”는 가슴 시린 대사로 안방을 눈물로 수놓았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삼순의 중독성이 희진보다 강한 것으로 드러났다. 진헌이 희진에게 돌아간 이후, 삼순의 환영, 환청을 듣게 된 것. 심지어 여성들이 가장 경멸하는 발언 ‘전 애인 이름으로 부르기’, 즉 희진을 ‘삼순이’라고 부르는 행동까지 보였다. 결국 삼순은 진헌이 상처를 치유하기 위해 찾았다는 한라산에서 다시 한번 진헌의 상처를 보듬는 행위로 진헌을 자신의 남자 ‘삼식이’로 되찾게 됐다. 그리고... 당시 전국은 ‘삼순 바이러스’에 걸린 페인들로 넘쳐놨고, 이후 나오는 드라마 속 여주인공들 면모 역시 ‘제2의’, ‘제3의’ 식으로 기사가 쓰여질 만큼 비슷한 형태를 취했다. 최근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 속 고은찬(윤은혜) 역시 삼순이의 변형된 캐릭터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 TV 속에서의 연상연하 커플이 많아진 것도 이즈음이다. 이젠 연상연하커플이라는 말도 식상한 단어로 느껴질 정도로 만들었으니 삼순이의 위력은 실로 대단했다. ‘오빠 믿지’라는 작업의 정석도 ‘누나 믿지’로 가능케 한 최초의 ‘국민누나’ 캐릭터인 셈이다. [김진도 기자 / rainfilm@naver.com]
-
할리우드 괴물 전문 배우 더그 존스
[TV리포트] 판의 미로, 둠, 헬보이, 미믹의 공통점은? 먼저 괴물이 등장하는 영화다. 또 그 괴물을 등장한 배우가 같다는 점이다. 바로 할리우드 괴물 전문배우 더그 존스다. 이와 관련 25일 SBS `접속! 무비월드‘가 더그 존스를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더그 존스는 90년대 이후 괴물 영화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배트맨 리턴즈(1992), 귀신(1993), 미믹(1997), 헬보이(2004), 둠(2005), 판의 미로(2006), 판타스틱4-실버서퍼의 위협(2007) 등이 그의 출연작이다. 놀라운 사실은 ‘둠’에서는 서로 다른 세 괴물을 맡았고, ‘판의 미로’에서는 판과 창백한 괴물역을 동시에 연기했다. 더그 존스가 괴물 전문배우로 명성을 날린 데는 그의 독특한 체형이 주효했다. 신장은 190cm에 몸무게는 63kg에 불과하다. 그와 함께 작업했던 한 제작진은 방송에서 “아주 말랐지만 오히려 잘 됐다”며 “그 위에 근육을 붙여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다 뛰어난 유연성도 한몫했다. 하지만 그의 연기력 또한 만만치 않다는 게 영화 관계자들의 말. 더그 존스는 괴물로 출연하기 이전 단편 영화와 연극 무대에서 연기력을 다졌다. 실제로 판의 미로에서 더그 존스는 복잡한 요소를 가진 인물 판을 완벽히 소화해 찬사를 받기도 했다. 한편 더그 존스는 내년 개봉예정인 헬보이2에서도 출연해 괴물 연기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사진=더그 존스의 출연작들)[조헌수 기자 pillarcs3@pimedia.co.kr]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