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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찐빵소녀 후폭풍' 가해자 구속 불구 시끌
[TV리포트] SBS ‘긴급출동 SOS’이 14일 소위, ‘찐빵소녀’의 뒷 이야기를 전해 다시한번 시청자들의 관심을 환기시켰다.
지난 9월 16일, 방송을 본 시청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찐빵소녀에 대한 주인집 내외의 학대와 사실을 부인하는 후안무치한 작태 때문이었다. 지난 1일 방송추적에 힘입어 가해자의 실체가 드러났다. 그러나 끔찍한 학대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주인집 내외는 장부조작은 물론 거짓진술을 일삼아 또 한 번 시청자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이와 관련 14일, 방송은 가해자에 대한 법적 진행상황과 피해자 세희의 앞으로의 길을 조명했다.
방송에 따르면 몸이 아프단 이유로 대질심문에 응하지 않았던 주인여자가 마침내 경찰서에 왔다. 그녀는 세희의 몸에 난 상처가 ‘자해의 흔적’이라 주장하며 일말의 자기반성도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쟤가 그동안 우리집에서 어떻게 행동했는지 밝힐거다”며 거듭 혐의를 부인했다.
그러나 세희의 피해 진술 대부분이 인정돼 구속수사가 이뤄졌다. 주인여자는 학대와 폭력을 휘두른 혐의로 당일 구속됐다. 경찰은 여자 외에 세희에게 폭력을 가했던 주인 남자와 딸에게도 수사범위를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학대사실이 밝혀진 만큼 '찐빵소녀'에 대한 보상이 함께 진행됐다. 그러나 가해자 측은 피해보상을 거절하고 사실 자체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상황. 더구나 가해자가 휴게소 건물을 매매할 가능성이 보여, 경찰은 재산 가압류 신청을 했다.
세희는 “(주인여자를) 만난다면 왜 그랬냐고, 나를 도구로 밖에 생각 안했냐고 물어보고 싶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어 쉼터에 머무르며 향후 진로를 계획했다.
세희는 그동안 바래왔던 제빵사를 향해 첫발을 내딛고, 대학진학을 위해 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4년 동안의 공백. 그러나 아직 늦지 않았다. 제작진은 그런 세희에게 꿈을 물었다. 돌아온 답변이 뭉클했다.
“늘 말했듯이 평범하게, 다른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방송 후 시청자들은 주인여자의 행태를 비난하는 반면, 새 출발을 다짐한 세희에겐 격려의 메시지를 전했다.
“진짜 그 소녀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준 인간쓰레기 부부들에게는 인정(人情)이라는 말을 절대로 꺼낼 생각도 하지마라 .남을 학대한 죄를 저지른 인간이 있다면, 자신도 남이 저지른 학대에 수천배, 수만배로 자신을 학대해야한다.” “남편도 구속될 때까지 촬영 계속 해달라.” “세희양이 원하는 일을 하게 되어 기쁘다. 열심히 공부하고 자격증 따서 제빵사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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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부로 부르지 마! '폐인드라마'의 법칙
[TV리포트] 2003년 MBC ‘조선여형사 다모’(연출 이재규, 집필 정형수)를 통해 드라마 폐인이 최초로 등장했다. ‘폐인’은 사랑할 폐(嬖) 사람인(人)이라는 한자를 사용,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뜻을 품고 있다.
‘조선여형사 다모’(이하 다모)가 여느 마니아 드라마와 구분이 되는 이유는 바로 폐인문화(嬖人文化)에 있다. 드라마라는 콘텐츠가 가진 소스를 활용해 드라마 최초의 웹진, 인터넷 방송, 팬픽, 단체관람, 드라마 소품 공동구매, 촬영지 순례, 각종 패러디물 등 팬덤문화가 형성되었다.
‘다모’가 보여준 팬덤문화는 쌍방향 문화 커뮤니케이션을 보여주었다. 드라마 최초로 폐인들의 궁금증과 요구에 제작진은 인터넷 시청자 게시판을 통해 답변을 했다.
미디어에 반응하는 수용자들의 적극적인 문화 콘텐츠 참여는 그 의미와 효과가 컸다. 팬덤문화가 가진 문화적 소구력은 상상을 초월했다. 드라마 ‘다모’의 인기에 힘입어 영화 ‘형사’가 제작되기도 했다. 또한 잊혀진 원작 만화의 재출간도 이끌어냈다. 이와 같은 일들은 문화 연구가들 사이에서 이슈가 될 뿐만 아니라 그동안 시청률이라는 단편적인 잣대로만 평가되던 드라마 시장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었다.
작품성과 마니아 팬들을 염두에 둔 작품들이 활발하게 기획되었다. 그 이유는 IMBC를 통한 드라마 다시보기의 수익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았기 때문이다.
2008년 또 하나의 폐인드라마 MBC ‘베토벤 바이러스’가 등장했다. 이재규 감독은 클래식이라는 이색 소재를 표현함에 있어서 휴머니즘을 빌려왔다. 잃어버린 꿈을 찾아 떠나는 평범한 사람들의 클래식 이야기는 남녀노소 공감대를 이끌어 내기 충분했다. 그렇다면 대중 드라마지 폐인 드라마라 할 수 없지 않을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베바폐인’으로부터 찾을 수 있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팬픽과 패러디물로 베바폐인에 의해 재해석되기도 한다. 디시인사이드 ‘베토벤 바이러스’ 갤러리(이하 베바갤), 다음 텔존, IMBC ‘베토벤 바이러스’ 홈페이지 등에는 드라마 캡쳐 화면을 이용한 패러디와 폐인들의 상상력이 발휘된 팬픽들로 넘쳐나고 있다.
▲ 디시인사이드 베바갤 사진제공 토벵이, 디자인 NOTO
또한 드라마에 쓰인 각종 소품 공동구매 및 촬영장 순례는 폐인 드라마의 특성을 답습하고 있다. 베바갤에서는 ‘베토벤 바이러스’의 스티커를 제작했고, 앞으로 담요와 지휘봉 공동구매를 앞두고 있다. 이재규 감독의 팬클럽과 연예인 팬클럽은 서로 앞 다퉈 제작진에게 간식 이벤트 및 선물 공세를 하고 있다.
이렇듯 ‘폐인 드라마’는 자발적 참여로 이루어진다. ‘다모폐인’이라는 말이 등장한 후부터 일부 드라마에선 홍보 수단으로 상품을 걸고 드라마 팬들을 일컫는 애칭 공모전을 열기도 했다. 또한 방송사들은 시청률이 저조한 일부 드라마에 ‘마니아’ 혹은 ‘폐인 드라마’라는 이름을 붙여 스스로를 위로하기도 한다. 즉, 방송사 측의 홍보 전략으로 만들어진 ‘폐인 드라마’는 존재할 수 없다.
‘다모’ 이후 폐인드라마의 명맥을 잇는 작품으로는 2005년 방송된 KBS ‘부활’(연출 박찬홍, 집필 김지우)과 2007년 방송된 KBS ‘마왕’(연출 박찬홍, 집필 김지우)이 있다.
이들 폐인드라마들은 시청률 면에서는 크게 성공하지 않았지만 드라마 폐인들에게 뇌리에 박히는 작품으로 기억된다. 폐인들의 요구로 선 예약제 DVD가 출시되기도 했다. 지금도 여전히 작품을 그리워하고 기억하는 폐인들이 있는 드라마야 말로 진정한 폐인드라마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