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 박효준 "엄태웅 눈뜨니, 금줄이 은줄 됐어요 엉엉"(인터뷰)

기사입력 2012-05-04 13:4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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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 이우인 기자] KBS 2TV 수목극 '적도의 남자'(김인영 극본, 김용수 한상우 연출)에서 금줄 역으로 출연중인 배우 박효준(33)은 폭소 덩어리였다. 최근 충무로에서 만난 그는 웃겨야 한다는 사명감이라도 안고 태어난 듯 웃음보따리를 끊임없이 풀었다. 박효준과 함께 동갑내기 매니저 이용민 실장까지 대화에 가세하면서 인터뷰 내내 기자는 배꼽을 잡아야 했다. 



"선우가 눈을 뜨니, 금줄이 은줄로 변하더라"



'적도의 남자'는 지난 3일 방송까지 6회째 지상파 수목극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선전중이다. 당연히 금줄도 주인공 김선우(엄태웅)와 함께 승승장구할 줄 알았다. 선우가 눈을 뜨기 전까지 그의 곁을 가족처럼 지키던 금줄이었고, 친구를 소중하게 여기는 의리남 선우가 금줄을 모른 척할 리 없다는 굳은 믿음 때문이었다. 



그러나 예상과 다르게 금줄은 차츰 TV에서 모습을 감추기 시작했고, 선우의 곁에는 미스터쿤(조희봉)이라는 남자가 떡 버티고 서서 자리를 내주지 않고 있다. 선우의 부탁으로 카센터 영업까지 중단한 금줄은 현재 잔심부름을 하며 간간이 등장할 뿐이다. 



뿐만 아니라 목에 걸고 있던 금줄의 금목걸이도 은색으로 심하게 퇴색됐다. "선우가 눈을 뜨니, 금줄이 은줄로 변했다"면서 불쌍한 표정을 짓는 박효준. 금줄의 분량이 줄어든 데 대한 아쉬움을 농담으로 승화하는 그의 모습이 왠지 처량하게 느껴졌다.   



자신이 할 역할은 확 줄었지만 '적도의 남자'의 선전은 반긴다. "역할이 크든 작든 내가 참여한 작품이 1등을 하고 있는데 당연히 좋다. 솔직히 1등까지 할 줄은 몰랐는데, 수목극 판도까지 바꿔버리니 정말로 뿌듯하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선우의 뒤통수를 다시 때려서라도 함께 있고 싶다" "선우가 문태주(정호빈) 따라 미국에 갈 때 그 차에 나도 탔어야 했다"면서 미련을 보인다.





"하이메부터 금줄까지, 내 이름으로 살아본 적 없어"



금줄은 늘 금목걸이를 차고 있다고 해서 붙은 별명이다. 하지만 금줄의 본명을 아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선우는 물론 장일(이준혁), 수미(임정은) 등 금줄과 관련이 있는 등장인물 모두가 금줄을 이름이 아닌 금줄로 부르기 때문이다. 시놉시스에는 금줄이 선우에게 잘하는 이유가 설명돼 있지만, 드라마에서는 편집됐다. 이 드라마를 영상으로만 접한 사람들에게 금줄은 미스터쿤의 현재 변화만큼이나 뜬금없는 캐릭터다. 



"사실 감독님이 제게 금줄의 이름을 정해보라고 해서 고민한 적이 있어요. 근데 대개 이런 아이에게 어울리는 이름이라고 해봤자 '덕팔' '추호' 정도거든요. 그리고 원래 남자애들은 친구를 별명으로 부르기 시작하면 이름은 잘 안 부르게 돼 있어요. 금줄도 그냥 금줄일 때가 가장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박효준과 금줄은 본명보다 별명이 더 강한 존재감을 가지고 있다는 데 공통점이 있다. 박효준은 몰라도 영화 '말죽거리 잔혹사'(04)의 햄버거는 안다는 사람이 꽤 많다. 초등학생 때부터 본명보다 별명으로 더 자주 불렸다는 그는 지금까지 불렸던 별명을 줄줄 외며 "생각해보니 내 이름으로 살아본 적이 없는 것 같다"면서 입가에 씁쓸한 미소를 띠운다.



"초등학교 때 별명은 외화 '천사들의 합창'에서 주유소집 아들로 나오는 하이메였어요. 중학교 때는 농구선수 서장훈, 고등학교 때는 얼굴이 빨간데 곰처럼 생겼다고 불곰, 대학교 때는 연극영화과에 너처럼 못생긴 애는 없다면서 붙여준 별명이 산적이었죠. 그리고 20대 초반엔 햄버거, 30대 초반에는 가수 싸이 닮은꼴 쏘이로, 이제는 금줄이 저의 이름을 대신하게 됐네요.(웃음)" 





"주인공 친구 역할 싫으냐고? 결혼했는데 뭘 따져" 



박효준은 주인공 친구 역할을 많이 한 배우로 정평이 나 있다. 금줄 또한 주인공의 친구일 뿐, 사연을 가진 역할은 아니다. 이에 대해 그는 "주인공 친구 역할이 싫으냐고? 에이 상관없다. 가리지 않고 시키면 다 할 거다"라는 반응이다. 그의 이런 태도에는 결혼이 큰 영향을 줬다. "결혼하니까 바뀌더라고요. 한집안의 가장으로서 열심히 살아야죠. 뭘 따져요." 



지난 2003년 영화 '동갑내기 과외하기'로 데뷔한 박효준은 2007년 군에 입대하기 전까지 스크린에서의 꾸준한 활약으로 한때 '충무로의 블루칩'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2009년 전역 이후 상황은 많이 바뀌었고, 약 2년 정도 공백을 경험했다. 당시엔 힘들었을 텐데도 그는 "공백기는 오히려 배우에게 좋은 경험이 된다. 절실함을 깨달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 주머니에 100억이 있는데 열심히 할 사람이 몇이나 되겠나. 나는 지금 굉장히 절실한 상태"라면서 자신을 채찍질한다. 



그런 절실함이 연기만 하던 박효준을 예능의 세계로까지 끌었다. 박효준은 지난해 방송된 MBC TV '무한도전-하나마나 콘서트'에서 싸이 닮은꼴로 출연, 노홍철과 함께 철사를 조직해  '흔들어주세요' 무대를 꾸민 바 있다. '무한도전' 출연으로 그는 데뷔 이래 가장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고, 햄버거도 그 어떤 역할 이름도 아닌 인간 박효준으로서 화제가 됐다. 



'무한도전' 출연 이후 각종 예능 프로그램으로부터 섭외요청을 받기도 했지만 고사했다. "주업이 배우이기도 하고, 예능은 연기로 자리를 잡아가면서 하는 편이 시너지 효과도 더 클 것 같아서 참고 있다"는 이유 때문이다. "배우로서 자리를 잡은 뒤엔 실생활의 저를 보여줄 수 있는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을 꼭 해보고 싶어요. 그런 날이 온다면 그동안 숨겨놨던 입담을 마구 털어버릴 작정입니다.(웃음)" 



이우인 기자 jarrj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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