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다지★] 박효준 "내 몽타주 주연하면 큰일..조연도 재미 있으면 OK"(인터뷰)

기사입력 2012-09-16 11:0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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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 = 조지영 기자] 폭발적인 비주얼이다. 첫인상에 지레 겁을 먹게 하는 강력한 외모를 가졌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서글서글한 매력이 상당한 남자다. 역시 사람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된다는 말씀.



MBC TV '무한도전'에서 바쁜 싸이를 대신해 노홍철과 행사를 뛰던 박효준(32). 덕분에 '제2의 싸이'로 불리기도 했다. 그것도 잠깐. 예능감만 충만한 줄 알았던 그가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드는 소위 연기 좀 한다는 배우였던 것.



2003년 '동갑내기 과외하기'(김경형 감독)를 시작으로 '말죽거리 잔혹사'(04, 유하 감독) '오로라 공주'(05, 방은진 감독) '비열한 거리'(06, 유하 감독) 등. 개성 강한 캐릭터 역할에 결코 빠지지 않는다. 최근 'R2B:리턴투베이스'(12, 김동원 감독)에서는 출연 배우 중 가장 군인 같았다는 후문.



캐면 캘수록 새로운 보석이 가득한 '노다지' 박효준. 조연으로 남기엔 아깝지 아니한가?



▶ 키워드 1. 애드리브



박효준에게 작품은 짜릿한 쾌감을 전해주는 놀이공원 같은 것. 일단 자신이 맡은 역할에 대해 수백 번 되새김질 한다.



그는 유독 촬영에 앞서 머릿속에서 상황을 그리기에 바쁘다. 특히 상대 배역과 호흡을 맞추는데 많은 준비를 한다. 애드리브. 그가 가진 가장 강력한 무기다.



연기 방식에 대해 물었다. 박효준은 최근 개봉한 영화 'R2B:리턴투베이스'를 떠올렸다.



박효준은 박이병 역할로 깨알 같은 재미를 담당했다. '빅웃음'이 아닌 '잔재미' 역할을 제대로 소화한 것. '덤앤 더머'가 환생한 듯한 조합. 김병장(백봉기)과 합이 꽤 그럴듯했다.



그는 "사실 7회차 정도 찍은 작은 분량이다. 하지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작은 비중이지만 관객에게 재미를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촬영 전 백봉기와 합을 맞췄다. 짧은 순간이지만 최선을 다 하고 싶었다. 백봉기에게 이렇게도 맞아보고 저렇게도 맞아봤다. 맞는 연기도 다양하게 하려고 했다. 애드리브만 20개를 준비해서 촬영장에 갔다. 그러나 김동원 감독의 흥미를 끌지 못해 그대로 묻혔다. 서운하냐고 묻는다면 그렇지 않다. 촬영장에서 수없이 있는 일이고 나중에 재활용하면 된다. 그런 일에 기죽을 박효준이 아니다."





▶ 키워드 2. 몽타주



개성 있는 외모가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일단 산뜻하고 예쁜 느낌은 아니다. 강한 인상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일까? 이 남자 자신을 바라보는 데 객관적이고 냉철하다. 가식 없는 직구에 호감 지수 급상승.



박효준에게 조연의 삶에 대해 물었다. 그 역시 "조연의 삶이란 게 뭘까?"라고 다시한번 반문한다. '주연도 조연도 그저 연기하는 배우'라고 선을 긋는 그에게 주인공은 의미가 없었다.



한 번쯤 작품의 주인공이 되고 싶을 법도 하다. 그러나 박효준은 "연기를 할 수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고 단언했다. 장난기 가득한 얼굴로 그는 말했다.



"나 같은 몽타주를 짧게는 한 시간에서 두시간 동안 내내 본다고 생각해 봐라. 벌써 재미가 반감되지 않나? 확실히 비주얼을 담당하는 배우들이 있어야 한다. 나는 그 옆에서 그들을 더 빛나게 해주고 싶다."



그는 배우로서 현실감각이 딱 맞아 떨어졌다. "나 같은 몽타주는 주연하면 큰일 난다. 어떤 제작자가 허락하겠나. 물론 이런 비주얼로도 가능한 작품이 있겠지만, 그럴 땐 정말 작품성이 뛰어나야 하지 않겠나? 굵고 짧은 것보다 가늘고 길게, 다작하는 배우가 되려 한다. 현실 가능성 있는 꿈에 투자하는 스타일이다."





▶ 키워드 3. 열정



어느덧 연기경력 11년 차. 그동안 경험을 바탕으로 이제는 '교수님' 소리까지 듣는 박효준. 중부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겸임교수로 활동하는 그는 의외로 한숨이 가득하다. 연기 지망생인 제자들을 보면 교수이기 전에 선배로서 안타깝기만 하다는 것.



"요즘 학생들에게 열정을 못 느낀다. 내가 학생이었을 때만 해도 이 정도는 아니었는데. 제자들에게 솔직히 실망을 많이 한다."



열정이 사라진 꿈나무. 기운이 쭉쭉 빠지는 선생님이다. 학생들에게 무서운 현실에 대해 경각심을 강조한다. 호락호락하지 않은 세상을 깨우치길 바래서다.



"진짜 배우는 겉보기와 달리 반짝반짝 빛나는 것만은 아니다. 아무런 준비 없이 도전했다가는 처참히 짓밟히는 곳이 이곳이다. 어떻게 보면 즐거움보다 고난과 역경이 더 많은 세계. 눈 깜빡하면 스타가 탄생하는 시절은 더이상 없다. 다들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이야기를 듣고 보니 대학에서 호랑이 교수님일 것 같다고 물었다. 굳이 부인하지 않으며 그는 "냉혹한 현실을 이렇게라도 해서 알려주고 싶다"며 비장한 표정을 지었다.



"눈빛이 살아있는 친구들에게는 내가 배운 모든 것을 알려주고 싶다. 그런데 아직 그런 학생을 못본 것 같다. 그렇다고 내가 무서운 교수님만은 아니다. 제자들의 고민을 소주 한잔과 함께 들어주는 다정함도 있다. 나중에는 고민보다 소주가 더 과해져서 문제지만. 하하."





조지영 기자 soulhn1220@tvreport.co.kr 사진= 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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