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쾌 상쾌 통쾌 오락영화” 추억과 힙의 80’s ‘서울대작전’ [종합]

[TV리포트=박설이 기자]’서울대작전’이 80’s 바이브의 진수를 펼친다.

넷플릭스 영화 ‘서울대작전’의 제작보고회가 23일 오전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에서 열렸다. 이날 제작보고회에는 연출을 맡은 문현성 감독, 배우 유아인, 고경표, 이규형, 박주현, 옹성우, 문소리가 참석했다.

‘서울대작전’은 1988년,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는 상계동 슈프림팀이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을 받고 VIP 비자금 수사 작전에 투입되면서 벌어지는 카체이싱 액션 질주극으로, 누구보다 힙하고 멋있었던 청춘들이 선보이는 기상천외한 작전을 그린다. 유아인, 고경표, 이규형, 박주현, 옹성우는 최강의 팀워크를 자랑하는 상계동 슈프림팀 ‘빵꾸팸’으로 분했으며, 문소리는 대한민국의 실세이자 비공식 2인자 강 회장을 연기했다.

유아인은 “젊은이들과 기성세대들간의 갈등을 담은 유쾌 통쾌, 박진감 넘치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문현성 감독은 “1988년의 경우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명과 암이 격렬히 대립, 공존했던 시대이고, 그러한 배경에서 힙합이라는 콘셉트, 아이템을 가지고 어떤 스토리를 만들면 버라이어티하면서 스펙터클한 영화가 탄생할까 고민해 출발했다”며 “시대 배경과 저희 콘셉트가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주목해서 봐주시길 바란다”고 바랐다.

캐스팅만으로 기대감을 불러일으킨 ‘서울대작전’, 유아인은 “도전적이라고 느꼈다. 무엇을 만들어낼지는 모르지만 그 도전을 함께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했고, 기다림 끝에 이 배우분들과 함께라면 할 수 있겠다 생각했다”고 출연 결정 이유를 밝혔다. 고경표는 “유아인과 함께 하게 돼 기뻤다. 또 예전에 1988년을 살아봤고, 다른 작전으로 1988년을 또 살아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규형은 “여기 배우들과 처음 작품을 해보는데, 이런 조합이면 신선하고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하면서 너무 재미있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박주현은 “멤버들이 너무 좋고, 심장을 뛰게 해주는 선배님들이 많이 계셨고, 홍일점이라서 해보고 싶었다”고, 옹성우는 “대본 처음 읽을 때 신났다. 나에게도 이런 게 들어오는구나 하는 벅참이 컸다. 선배님들 캐스팅을 듣고 하지 않을 수 없었다. 기회라고 생각했다. 친해지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이 작품에 함께 하게 된 이유를 전했다.

문소리는 “88년의 이야기인데, 남편이 1987년 영화를 만든 이후라 88년 부창부수로 이어보겠다는 마음”이었다고 너스레를 떨며 “힙한 배우들이 모였는데 진짜 80년대 감정은 내가 메워야겠다 생각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악역을 할 때가 됐다. 세상에 대해 여러 감정이 쌓였기에. 굉장히 반가운 시나리오였다”고 ‘서울대작전’ 출연 이유를 밝혔다.

캐스팅에 큰 공을 들였다는 문현성 감독은 “저와 제작진이 희망한 배우들이 응해줘서 과분하고 황홀한 작업이었다. 배우들 덕분에 몇 배 더 풍성해진 것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빵꾸팸’의 동욱 역을 맡은 유아인은 “저와는 아주 다른, 겉멋에 찌든 역”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며 “서구 문화에 대한 동경과 환상에 사로잡혔고, 그 안에서 꿈을 쫓는 뜨거움을 가진 친구”라고 설명했다. 운전 실력이 뛰어난 배역을 연기하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였다는 유아인, 차와 그다지 친하지 않다는 그는 “2종 보통인데 영화는 영화니까 차와 함께 하려 노력했다. 서킷에 가서 드리프터 분들 차에 탑승해서 감각을 익히는 시간을 가졌다”고 전했다.

DJ인 우삼을 연기한 고경표는 “DJ 세트를 집에 구비했다. 거금을 들였는데 촬영이 바쁘다 보니 손이 안 가더라. 손이 많이 굳었는데, 언젠가는 DJ로 여러분 앞에 서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다. 꿈이 생겼다”고 이 영화를 통해 디제잉에 흥미를 갖게 됐다고 전했다.

빵꾸팸 맏형 복남 역의 이규형은 “내비게이션이 없던 당시 오랜 택시 운전으로 서울 지리를 꿰고 있다. 각종 내비게이션의 목소리를 들으며 어떻게 구사할까 고민했고, 잘 녹아들지 않았나 싶다”고 전했다. 충청도 사투리 연기에 도전한 이규형은 아버지 등 가족들의 목소리를 떠올리며 연기했다며 “저희 영화 재밌겠쥬?”라고 현장에서 충청도 사투리를 구사해 웃음을 자아냈다.

박주현은 거침없고 솔직한 윤희 역을 맡았다. 극 중 바이크 동호회 서울지부 회장인 박주현은 “다행히 원래 바이크를 타던 사람이라 어렵지 않을 거라 생각했는데, 서킷 가서 선수 분들이 타시는 걸 보며 아직 한참 멀었구나 생각했다”며 “윤희가 타는 바이크와 비슷한 걸로 바꿔 익숙해지게 연습을 했다. 돈 많이 썼다”고 노력을 기울인 비하인드를 전했다.

전 정권의 비자금을 담당하는 비선 실세, 빌런 강 회장을 연기한 문소리는 과감한 패션과 헤어스타일을 연출해 영화에 화려함을 더했다. 문소리는 “스타일을 물씬 80년대스럽게 내보려 했다. 이들의 힙합 패션이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다. 복고의 느낌을 내고 싶어 참고자료를 찾다가 김추자 스타일의 헤어를 했다. 제 머리다. 촬영이 길어 여러 번 펌을 했다”며 스타일에 공을 들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돈과 권력에 대한 욕망에 찌든 인물이다. 욕망을 쫓다 그 나이가 된 인물이 아름다울 수도, 아름다워서도 안 되지 않나. 덕지덕지 욕망에 찌든 인물을 어떻게 추하면서 멋있게, 존재감 있게 표현할 것인가가 큰 미션이었다. 영화의 리듬에 맞게 활력 있게 만들까가 큰 숙제였다”고 연기 포인트를 전했다.

향수를 자극하는 뉴트로, 1988년을 구현한 것도 이 영화의 관전 포인트다. 문현성 감독은 “가장 큰 숙제였던 것은 ‘서울대작전’만의 콘셉트와 스타일을 어떻게 1988년이라는 시대 안에서 매력적으로 디자인할 것인가였다. 극 중 등장하는 여러 소품, 공간까지도 결국 ‘서울대작전’식으로 구현됐다고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전했다.

1988년을 두 번 겪게 된 고경표는 “그때는 서정적인 면을 다뤘다면 지금은 도전적이다. 이들이 그 당시 들어오지 않은 문물을 미리 접했다면 어떨까 생각했다. 고증과 새로움을 믹스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가까이서 지켜봤다는 문소리는 “그때 잠실에 살았어서 올림픽 전 며칠의 풍경이 생생하다. 제 남동생은 굴렁쇠 소년 다음에 노란 옷을 입고 개막식에 나왔어서 리허설 보러 갔던 기억이 있다. 촬영하면서 추억에 많이 젖기도 해고 재미있었다”고 감회를 전했다.

올드카를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는 ‘서울대작전’, 올드카를 접하게 된 이규형은 “극 중 제가 모는 택시가 스텔라였다. 저희 아버지 차도 스텔라였다. 뒷좌석에 타서 잠들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 몰고 있으니 싱숭생숭한 마음이 들더라”라고 소감을 밝혔다. 유아인은 “1세대 모델들을 볼 수 있었고, 포니 이런 차를 볼 수 있어서 신기하고 놀라웠다. 촬영용으로 개조된 차량이라 시동도 꺼뜨리고 해서 미안하기도 했다”고 촬영 중 에피소드를 전했다.

패션 역시 이 영화의 볼거리다. 지금 봐도 촌스럽지 않은 1980년대 스타일은 유행이 돌아왔기에 가능했다.

올블랙에 황금 목걸이를 건 패션에 대해 유아인은 “목걸이를 가지고 많이 고민했다. 스스로 ‘나 멋있었어, 쿨했어’라고 말할 수 있으면 좋겠지만, 저 목걸이 때문에 겉멋에 찌든 인물로 보였고, 동욱과 잘 맞는 것 같았다. 제 눈에는 세련되지 않았지만 동욱에게는 환상 같은 액세서리가 될 것 같았다”고 목걸이를 매치한 이유를 밝혔다.

힙합 패션을 연출한 고경표는 “껍데기를 많이 치장하려는 인물이고, 캥거루 벙거지 모자가 우삼의 시그니처인데 실제 미국 본토에서 힙합 가수들이 많이 착용하던 것이다. 평소 써본 적 없는 스타일이다”며 “껍데기가 다이니라”라고 한줄로 자평했다. 옹승우는 자신의 패션을 올드스쿨이라 말하며 “힙합에 관심이 많았었다. 다큐나 영화를 많이 봤는데 거기 나오는 해외 댄서들의 옛날 패션을 잘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이번 기회에 나인 것을 못 알아봤으면 좋겠다는 욕심도 있었다”고 특별히 신경 쓴 부분을 언급했다.

음악도 ‘힙’이다. 문현성 감독은 “88년 이전, 미국 본토에서 큰 인기를 끈 힙합 곡부터 후반부 그 당시 한국에서 유행했던 유행가까지, 다채로운 믹스테이프를 만들어보려 공을 들였다. 그 작업을 송민호, DJ소울스케이프, 다듀 개코 같은 분들이 결정적인 도움을 많이 주셨다”고 전했다.

음악과 함께 이 작품으로 연기에 도전한 송민호에 대해 유아인은 “(함께 연기해보고) 충격 받았다. 자유로움, 깡, 기성 배우에게서 느낄 수 없는 알 수 없는 에너지, 표현 방식이 우리 영화에 잘 맞기도 하고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어준다는 느낌이었다”며 “개인적으로는 다른 매체에서 표현을 하는 게 부담스러웠을텐데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감탄하고 반성했다”고 연기에 임하는 송민호의 자세를 칭찬했다.

힙과 멋으로 휘감은 영화 ‘서울대작전’, 이 영화를 통해 감독이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일까? 문현성 감독은 “가상의 이야기와 1988년을 연결시키는 고리로 영화 곳곳에 아주 많이 배치했다. 두 번 세 번 보게 되신다면 그런 재미를 함께 느껴보시면 좋을 것 같다”고 전하며 “이렇게 산만하고 어우러질 것 같지 않은 빵꾸팸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상계동 친구들이 큰 사건에 휘말리며 본인들조차 상상해본 적 없었던 엄청난 일을 해내는 도전과 맥이 닿아있다”고 성장에 주목해줄 것을 당부했다.

유아인은 “유쾌 상쾌 통쾌한 오락 영화다. 신나게 즐겨주시길 바란다. 진지하게 메시지를 드러내진 않지만 그 시대의 모습을 지속적으로 터치하며 보든 분들이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해준다”고 덧붙였다. 이어 “도전은 제 인생의 키워드다. 도전이 늘 성공할 수 없겠지만 그것이 이루어져야 새로운 것을 맞게 되는 것이다. 도전에 대한 순수함을 느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서울대작전’에 임한 마음가짐을 전했다.

‘서울대작전’은 8월 26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다.

박설이 기자 manse@tvreport.co.kr/사진=백수연 기자, 넷플릭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