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순간 기록하는 밴드"…데이식스, 여름날의 '한 페이지' [리폿@인터뷰]

기사입력 2019.07.15 8:44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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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김민지 기자] 홍대 공연장 근처에서 사탕을 돌리며 '셀프 홍보'를 하던 밴드가 2년 연속 월드투어를 열어 전 세계 팬들의 발길을 이끄는 '슈퍼밴드'가 됐다. 바로 '믿듣데(믿고 듣는 데이식스)'에 이어 'K팝 대표 밴드' 수식어를 얻은 데이식스 이야기다. 15일 데이식스가 7개월 만의 새 앨범으로 팬들 곁을 찾는다.



지난 11일 서울 성동구의 한 카페에서 데이식스의 다섯 번째 미니앨범 '더 북 오브 어스 : 그래비티(The Book of Us : Gravity)' 발매 기념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날 데이식스는 "여러 순간을 기록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성진은 "저희가 여러 장르, 여러 상황에 대한 곡을 쓰니까 그 중에 본인과 맞아떨어지는 상황이 하나라도 있어서 저희를 좋아해주시는 게 아닐까 싶다. 앞으로 더 여러 순간들을 기록하는 음악을 하고 싶다"며 데이식스의 목표를 전했다.



영케이는 "'모든 순간을 노래하는 밴드'라는 수식어가 만들어지면 좋겠다. 어느 순간, 한 번쯤은 데이식스의 노래가 생각난다면 정말 멋질 것 같다"며 성진의 말에 의미를 더했다.



데이식스의 뜨거운 여름날을 기록할 '더 북 오브 어스 : 그래비티'는 지난해 12월 발매한 '리멤버 어스 : 유스 파트 2(Remember Us : Youth Part 2)' 이후 7개월 만의 새 앨범이다.



타이틀곡은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 인연의 시작점에서 상대방에게 희망과 자신감을 전해주고 싶은 마음을 담았다. 청량하고 시원한 사운드는 마치 애니메이션의 OST를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성진은 실제로 "애니메이션 OST의 느낌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여름에 맞춰 청량한 느낌, 달리는 느낌을 강조하면 좋지 않을까 싶었다. 최대한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멜로디와 코드를 사용했고, 거기에 데이식스의 록 사운드를 가미해 파워풀하고 에너제틱한 느낌을 더해봤다"고 설명했다.



영케이는 "곡을 쓸 때 모든 곡을 타이틀로 생각하고 쓴다. 이후 내부회의 및 모니터링을 통해 80점 이상을 받으면 앨범에 실리게 된다. 그렇게 선정된 것이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다"라며 타이틀곡 선정 배경에 대해 말했다.



이어 "지난해 유스(Youth) 프로젝트를 통해 청춘을 이야기했다면 이번에는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를 말해보고 싶었다. 시작, 끌림의 단계를 중심적으로 다룬 앨범"이라고 덧붙였다.





JYP의 수장 박진영 역시 이번 앨범을 아주 만족스러워했다고. 원필은 "박진영 PD님이 이번 음악을 들으시고 '되게 새로운 음악'이라고 해주셨다. 저희가 의도했던대로 들어주셔서 다행이다"라며 박진영의 호평을 전했다.



성진 역시 "박진영 PD님이 이번 타이틀곡도 칭찬을 많이 해주셨다"며 "재킷, 뮤직비디오, 의상 등 모든 것에 관여할 정도로 좋아해주셨다"고 말해 데이식스를 향한 박진영의 남다른 애정을 짐작케 했다.



앞서 공개된 티저 사진에서 선보인 화려하고 독특한 의상도 박진영의 손길이 닿은 것. 다소 파격적인 스타일에 도전했기에 팬들의 반응도 뜨거웠다.



원필은 팬들의 반응을 알고 있었는지 "(티저 사진 의상과 관련해) 주변에서 얘기 많이 들었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성진은 "여름에 맞게 패셔너블한 느낌의 색감 조화에 신경 쓴 의상이다. 박진영 피디님이 한 번쯤은 명품을 넣어보라고 하셔서 다들 좋은 옷을 한 번 걸쳐봤다. 누가 가장 비싼 옷을 입었는지는 모르겠다"고 답해 웃음을 자아냈다.



데이식스는 박진영의 곡을 받지 않은 JYP 최초의 가수라고 볼 수 있다. 그만큼 독자적인 음악 스타일을 만들어가고 있다는 뜻이지만 혹시 박진영의 곡을 받지 못해 아쉽거나 서운한 점이 있지는 않을까.



이에 영케이는 "저희는 처음 결성할 때부터 박진영 PD님이 '너희는 너희 음악으로 나가라'라고 하셨다. 그래서 데뷔가 더 오래 걸리기도 했다. 오히려 저희에게 기회를 주셨던 것 같아 감사하다"며 서운한 감정은 전혀 없다고 답했다.



하지만 박진영과의 작업은 언제나 환영이라고. 영케이는 "최근에 원필 씨, 제이 씨는 PD님이랑 웹드라마 OST 작사 작업을 같이 했다. 부러웠다"고 말했다.



원필은 "저희가 진영이 형 표 발라드를 진짜 좋아한다. 진영이 형이 써주시는 발라드를 저희가 불러보면 정말 신기할 것 같다"며 박진영과의 작업에 대한 바람을 내비쳤다.





데이식스가 컴백 전 7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완전한 공백기를 보냈던 것은 아니다. 그간 새 앨범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단독 콘서트, 팬미팅, 각종 페스티벌 무대에 올라 팬들을 만나왔다.



여기에 월드투어도 병행하며 누구보다 바쁜 생활을 했던 데이식스는 그동안 체력 관리의 중요성을 가장 많이 느꼈다고.



성진은 "잘 먹고 잘 자는게 최우선이다. 운동도 해야할 것 같아서 최근에 운동을 조금 하려고 노력 중이다. 자극적인 음식도 줄이고 야채를 조금씩 먹어보려고 한다"며 최근 터득한 건강 관리법을 밝혔다.



지난해 9월 개최된 데이식스의 첫 팬미팅에 건강상의 문제로 참여하지 못했던 제이는 그 누구보다 더 체력 관리의 중요성을 느꼈을 터. 



제이는 "월드투어를 하면서 생각보다 조금씩 체력이 떨어지더라. 운동과 잠이 정말 중요한 것 같다. 유산균, 비타민 필수다"라며 "비타민은 종합으로 추천드린다. (그게) 효과가 좋다"고 덧붙여 웃음을 안겼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오는 8월부터 월드투어에 돌입하는 데이식스. 'K팝 대표 밴드'라는 수식어가 과언이 아닐 만큼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에 성진은 "정말 감사한 수식어지만 아직 그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부족한 부분들을 충족시켜 나갈 것"이라며 겸손한 자세를 취했다.



영케이는 데이식스의 성장에 '마이데이(데이식스의 팬클럽 명)'의 힘이 가장 컸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사실 저희는 정말 운이 좋았던 것 같다. 이렇게 계속해서 공연을 해나갈 수 있고 많은 분들이 저희를 찾아주시는 건 주변 분들의 도움이 컸다. 특히 마이데이분들의 힘이 가장 크다. 공연장에 친구, 가족들을 같이 데려와주신다고 하더라. 큰 공연장을 저희 힘으로 다 채울 수 있을까 싶었는데 그 어려운 걸 마이데이분들은 해내셨다"며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이어 "최근에는 많은 분들께서 밴드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계신 것 같다. 점점 밴드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앞으로 밴드가 어떻게 대중분들에게 보여질지 많이 기대된다"며 한국 밴드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기도.



데이식스는 그간 KBS2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 MBC '복면가왕', MBC에브리원 '주간아이돌' 등에 출연한 바 있다. 그러나 공연을 주된 활동 영역으로 두고 있기에 비교적 방송 활동이 적은 편이다.



이에 대한 아쉬움은 없냐고 묻자 영케이는 "(과거에 비해) 요즘에는 방송에 자주 나가고 있다. 저는 최근에 '일각고래'로 '복면가왕'도 나갔기 때문에 (지금 상황이) 좋다. 아쉬움은 없다"고 답했다.



혹시 출연하고 싶은 방송 프로그램이 있냐는 질문에 영케이는 "먹는 걸 너무 좋아해서 (음식을) 먹는 프로그램에 나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원필은 "KBS1 '6시 내고향'에 나가보고 싶다"며 의외의 대답을 내놓았다. "할아버지께서 굉장히 좋아하시는 프로그램이라 꼭 한 번 나가보고 싶다"며 "지나가는 행인으로라도 출연하면 좋을 것 같다"고 강한 출연 의지를 보였다.





데이식스는 지난 월드투어를 마친 후 한 달의 휴가를 받아 각자의 시간을 보내는 것은 물론 다같이 여행을 떠나기도 했다고.



원필은 "한 달이라는 휴식을 받은 게 거의 처음이었다. 막상 하루 이틀 쉬니까 할 게 없더라. 그냥 가족들이랑 있었고 친구들도 만나려고 했는데 시간이 안 맞았다"며 아쉬워했다. 



도운은 "휴가라고 하니까 놀아야할 것 같아서 한 달 동안 드럼도 안 쳤다. 그런데 불안하고 계속해서 숙제가 쌓이는 느낌이더라. 드럼을 일이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그랬던 것 같다. 저는 드럼을 그냥 좋아한다. 그래서 조금 후회되는 휴가였다"고 털어놨다.



이에 영케이는 "도운 씨가 놀라웠던 게, 저희 예전 곡들을 처음부터 다시 연습하더라. 라이브 환경에 맞춰서 더 생동감 있게 전달하기 위해서 혼자 연습하고 있었다. 저도 자극받았다"며 도운의 열정을 칭찬하기도 했다.



제이는 "휴가 동안 친구들이랑 아이슬란드에 갔다"고 말했고 성진은 "가족들이랑 성인 되고 나서 첫 가족 여행을 갔다.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많이 걸어다녔다. 집에서도 푹 쉬고 개인적으로는 알차게 보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원필은 "다섯 명이 모여서 휴가 기간 동안 여행을 가기로 했다. 맨 처음에는 네 명으로 출발했는데"라며 멤버 전원이 함께 떠난 여행에 대해 말하던 중 웃음을 참지 못하고 성진에게 "형이 말해야 재미있을 것 같다"며 대답을 미뤘다.



이에 성진은 "영케이 씨가 혼자 유럽 여행을 갔었다. 돌아오는 시점에 맞춰서 같이 여행을 가기로 했다. 그런데 영케이 씨가 돌아오는 날짜를 잘못 알아서 그 전날 공항으로 픽업을 간 거다. 영케이 씨가 안 나오더라. 그래서 다음날 다시 만나서 같이 갔다"며 단체 여행에 얽힌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영케이는 "제 회비는 반이 날아갔다"며 너스레를 떨었고 이어 "어렸을 때부터 꼭 해보고 싶었던 게 유럽 배낭여행이다. 뭘 보느냐, 뭘 하느냐보다 누구와 어떤 시간을 보냈냐, 그때 내 감정이 어땠냐에 따라 기억이 달라지는 것 같다"며 유럽여행에 대해 언급했다.



"스위스에 있을 때는 거의 밖으로 안 나오고 경치가 좋은 숙소에서 혼자 파스타를 요리해먹고 넷플릭스로 드라마나 영화를 보고 그랬는데, 밤에 나와서 잠깐 본 하늘의 별들이 계속 생각나는 걸 보면 어떤 시간을 보냈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다"며 나름의 여행 철학을 밝히기도.





점점 높아지는 인기를 실감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 도운은 "갑자기 생각 난 게 있다"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이어 "신천역에서 친구랑 간단하게 한 잔 하려고 치킨집에 간 적이 있다"며 말문을 연 도운은 "가게 1층에서 저희 노래 '아 왜(I Wait)'가 나오더라. 원래 그 가게는 (저희 노래 중) '마라톤'처럼 행복한 분위기의 노래만 나올 것 같은 곳인데 '아 왜'가 나와서 정말 신기했다"고 덧붙였다.



그간 수많은 곡들을 발표해왔지만 대중이 데이식스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곡은 아무래도 데뷔곡 '콩그레츄레이션스(Congratulations)'와 지난 2017년 2월 발매한 '예뻤어'다.



두 곡 외에도 대중이 기억해줬으면 하는 곡은 무엇이냐고 묻자 원필은 '아이 러브드 유(I Loved You)', '놓아 놓아 놓아', '장난 아닌데', '슛 미(Shoot Me)'를 꼽았다.



원필은 "'아이 러브드 유'가 되게 좋았다고 생각한다. '짠내식스'의 라인이 있는데 그 중 하나인 '놓아 놓아 놓아'도 좋다. 청량감 넘치는 '장난 아닌데'도 좋다. 뮤직비디오 촬영도 재밌었다. '슛 미'라는 강렬한 사운드의 곡도 좋았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 나오는 '한 페이지가 될 수 있게'도 사운드는 강하지만 청량함이 있어서 좋다. 여태껏 저희의 슬픈 음악을 들으셨던 분들이 이번 곡을 듣고 저희의 새로운 색깔을 만나보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또 원필은 "저희는 뭔가를 할 때 큰 성과를 기대하고 하지는 않는다. 저희 음악을 들으시고 한 분이라도 더 공감을 해주시거나, 슬퍼서 우시거나, 기뻐서 웃거나 하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음악을 하고 공연을 한다. 평가에 연연하고 싶지는 않다"며 소신 있는 발언을 남기기도 했다.





한때 '공연형 밴드'와 '아이돌 밴드' 중 무엇이 데이식스의 정체성인지 묻던 질문은 이제 의미가 없어졌다. 그 어느 쪽이더라도 데이식스는 차근차근 그들만의 음악 세계를 구축해나가고 마이데이와 더 깊은 호흡을 나누는 공연을 만들어갈 테니.



인터뷰 내내 느껴졌던 겸손함, 자신감, 음악에 대한 열정, 마이데이를 향한 애정과 고마움, 이 모든 것들이 데이식스가 지금껏 숨가쁘게 써내려온 여러 페이지들 속에 자리잡고 있을 터. 이는 데이식스가 지금의 위치에 오를 수 있었던 밑거름이자 이들의 성장 가능성의 방증이다.



끊임없이 자신들의 음악적 방향에 대해 고민하고 도전하는 것 하나만으로도 데이식스에게 단단한 믿음을 더해줄 명분이 충분하다. 올 여름, 데이식스가 새롭게 채워나갈 또 하나의 페이지에 어떤 기록들이 남게될지 기대가 쏠리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민지 기자 kimyous16@tvreport.co.kr/ 사진=JYP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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