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이혜미 기자] 이정은의 절절한 모성애가 마침내 공효진에게 닿았다. 이정은이 30년간 간직해온 아픔에 공효진은 끝내 눈물지었다.
20일 방송된 KBS 2TV ‘동백꽃 필 무렵’에선 정숙(이정은 분)의 아픈 과거가 그려졌다.
동백(공효진 분)이 용식(강하늘 분)에게 이별을 고한 건 필구 때문이다. 정숙의 우려에도 동백은 이번 생은 필구에게 올인하기로 했다며 각오를 전했다. 동백에게 필구는 ‘신’이었다.
동백은 또 투병 중인 정숙에게 간을 이식해주려고 했다. 이에 정숙은 “콩팥 떼어줄 생각하지 마”라고 거절하나 동백은 “엄마는 그럴 권리 없어. 엄마는 나한테 딱 7년 3개월짜리 엄마잖아”라고 쏘아붙였다.
동백은 “겨우 그런 엄마면서 그깟 보험금으로 나보고 떨어져 나가라고? 엄마는 내 인생에 매일매일 있었어. 매일매일 상처 줬어. 나 억울하고 약 올라서 그깟 보험금으로 퉁 못 쳐줘. 엄마랑 20년 살 거야. 살아서 빚 갚아”라며 거듭 정숙을 설득했다.
이날 정숙이 알게 된 건 그가 앓고 있는 질환이 유전병이라는 것이다. 이에 정숙은 “그럼 우리 딸이 저처럼 투석하면서 살 수 있다는 거예요? 이 힘든 걸 동백이가 해야 한다는 거잖아요. 내 딸 인생에 재앙이 나에요”라며 눈물을 흘렸다.
정숙은 또 “나 더 살자고 창창한 딸 간 빼 먹는 거잖아요. 나 안 할래요”라며 수술도 거절했다.
결국 정숙은 투석을 받지 않은 채로 사라졌고. 당황한 동백은 용식에게 도움을 청했다. 그 시각 정숙은 정숙을 위해 보험서류를 준비했다.
앞서 정숙은 용식에게 유언도 남긴 바. 정숙은 보험금의 존재를 알리며 “그 돈 그깟 돈 아니야. 평생 자식 버린 엄마 마음이야. 내 한이야”라고 쓰게 말했다.
정숙은 또 “동백이가 무슨 소릴 하던 간에 헤어지지 마. 필구도 한 번 걸릴 거고 너희 집도 걸리겠지만 그까짓 거 아무것도 아니야. 너희들만 굳건하면 나머지는 다 따라와. 동백이가 헤어지자고 해도 네가 기다려줘”라고 당부했다.
그는 용식의 손을 꼭 잡곤 “우리 동백이 징글징글하게 외로웠던 애야. 혼자 두지 마. 걔 그만 좀 혼자 있게 해줘”라고 거듭 말했다.
결국 모든 아픔과 외로움은 정숙 혼자만의 몫. 정숙 역시 생에 대한 갈구가 있었으나 동백을 위해 포기했다. 결국 정숙은 모텔 방에서 홀로 눈을 감았다.
정숙이 보험금과 함께 남긴 건 장문의 편지다. 결혼 후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정숙은 술에 취한 남편이 동백에게 소주병을 날린데 분노, 그 길로 집을 나왔다. 후에 정숙은 술집 주방에서 일을 하나 ‘오빠’ 소리를 먼저 배운 어린 동백에 큰 충격을 받았다.
그렇게 정숙은 몇 번이나 일자리를 전전했고, 극심한 가난에 시달리다 끝내 최악의 선택을 했다. 7살 동백을 보육원에 버린 것. 정숙은 ‘그날 딱 한 번 서울역에서 너를 안고 잤어. 그라고 결심을 했지. 너를 버려야겠다고’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후 정숙은 술집에서 일하며 웃음을 팔았다. 그는 ‘고아원 딸내미 맡기고 온 어미가 못할 일이 없더라. 너 고아원 보내고 그 술집에서 젓가락 들던 순간 내 인생은 끝났어’라며 아픈 심경을 고백했다.
정숙이 동백을 다시 데려오려 했을 때 그는 이미 입양된 뒤. 이도 모자라 파양의 아픔까지 겪었다. 정숙은 오랜 시간이 지나서야 동백이 미혼모로 술집을 운영하고 있음을 알고 절망했다.
정숙은 ‘이제와 이런 얘기를 너한테 하는 이유는 용서 받자고 하는 게 아니라 알려주고 싶어서야. 너를 사랑하지 않은 사람은 없었어. 버림 받은 일곱 살로 남아있지 마. 엄마는 널 하루도 빠짐없이 사랑했어’라며 절절한 모성애를 전했다.
이에 눈물짓는 동백의 모습이 ‘동백꽃 필 무렵’ 결말에 대한 궁금증을 고조시켰다.
이혜미 기자 gpai@tvreport.co.kr / 사진 = ‘동백꽃 필 무렵’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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