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쓰라린 빈부격차, 코피 흘린 '기생충' 오스카 캠페인"[종합] [TV리포트=김수정 기자] "'기생충'의 세계적 호응? 쓰라린 빈부격차 1cm도 피하고 싶지 않았습니다."19일 오전 11시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영화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 기념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봉준호 감독과 배우 송강호, 이선균, 조여정, 박소담, 이정은, 장혜진, 박명훈, 곽신애 바른손이앤에이 대표, 한진원 작가, 이하준 미술감독, 양진모 편집감독이 함께했다. 약 500여 명의 취재진이 일찍부터 모여 그 뜨거운 열기를 증명했다. 국내 취재진뿐만 아니라 외신 기자들도 자리해 눈길을 끌었다.'기생충'은 한국영화 최초로 제72회 칸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등 4관왕을 받았다. 봉준호 감독 특유의 유쾌하고 명쾌한 소감을 들을 수 있는 자리였다."송강호 오스카 캠페인 중 코피 흘려..모든 게 낯설었다." '기생충'이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오르며 함께 화제된 것은 '오스카 캠페인'이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기생충'의 북미 배급사인 네온의 재기발랄한 SNS 마케팅은 '봉하이브'(봉준호의 팬을 일컫는 신조어) 열풍을 이끌며 전 세계 온라인을 달궜다.봉준호 감독은 "경쟁작들이 LA시내에 거대한 광고판, 전면광고를 했다면 우리에겐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있었다. 인터뷰를 600회, 관객과의 대화를 100회 정도 했다. 할리우드 대형 스튜디오, 넷플릭스보다 훨씬 적은 예산으로 오스카 캠페인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봉 감독은 "유명 감독들이 창작 일선에서 벗어나 캠페인을 벌이는 게 낯설고 이상했다. 그 기간 동안 작품을 밀도 있게 검증하는 과정인 것 같더라"라고 말했다."쓰라리고 씁쓸한 빈부격차, 1cm도 피하고 싶지 않았다."'기생충'이 칸영화제부터 아카데미 시상식에 이르기까지, 해외에서 폭발력 있는 반응과 공감대를 이끈 키워드는 바로 '빈부격차'였다. 이는 전 세계의 화두이자 풀어야 할 숙제다.봉준호 감독은 "'기생충'의 이야기가 가진 우스꽝스러운 면도 있지만 빈부격차, 현대사회가 적나라하게 드러나잖나. 빈부격차의 씁쓸하고 쓰라린 면을 1cm도 피하고 싶지 않았다. 정면돌파했다. 어쩌면 관객들이 이 지점을 불편해할 수도 있겠지만 달콤한 장식으로 영화를 이끌고 싶진 않았다"고 털어놨다."할리우드 러브콜이요? 13개월째 일이 없습니다."송강호는 할리우드 러브콜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할리우드가 아니라 국내에서라도 일을 좀 했으면 좋겠다. 마지막 촬영이 지난해 1월이다. 13개월째 일이 없다"고 해 웃음을 자아냈다.조여정 역시 "아직 한국말로 하는 연기도 어렵다. 할리우드 진출은 고민을 많이 해봐야 할 것 같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봉준호 감독은 "톰 행크스 부부가 이정은 배우에 대해 극찬하더라. 쿠엔틴 타란티노도 길가다 마주쳤는데 20분 동안 '기생충' 얘길하면서 그 중 10분은 조여정 배우 얘길하더라"라고 해외 반응을 전했다."신인감독이 '기생충' 시나리오 썼다면 투자 가능했을까?"봉준호 감독은 한국 상업영화의 고민과 숙제에 대해서도 되물었다. 상업영화와 독립영화의 평행선, 모험을 주저하는 상업영화 분위기가 계속 이어져선 안 된다는 요지였다.봉준호 감독은 "요즘 신인감독이 '플란다스의 개', '기생충'과 한 글자도 다르지 않은 시나리오를 썼을 때 과연 투자받을 수 있겠는가. 눈부신 발전을 이룬 한국영화계이지만, 동시에 젊은 감독들이 모험적 시도를 하기엔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그는 "재능있는 친구들이 산업에 흡수되기 보다 독립영화를 만든다. 독립영화와 산업이 평행선을 이뤄 안타깝다. 20년 전엔 상호침투, 좋은 의미의 다이나믹한 충돌이 있었다"라고 강조했다.특히 그는 "활력을 되찾으려면 어떻게 해야하나 고민해야 한다. 8090 홍콩영화의 활력이 어떻게 쇠퇴해갔는지 기억해야 한다. 모험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봉준호 동상, 생가는 제가 죽은 뒤에.."일부 정치권에서는 봉준호 감독의 생가, 봉준호 길, 봉준호 동상을 만들겠다고 선언해 빈축을 샀다.이에 대해 봉준호 감독은 "그런 얘길 내가 죽은 후에 해주길 바라"라면서 "이 모든 것이 지나가리란 마음으로 기사를 접했다. 딱히 할 말이 없다"고 솔직하게 말해 웃음을 안겼다.김수정 기자 swandive@tvreport.co.kr /사진=문수지 기자 suji@tvrepor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