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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이한영’ 동시간대 1위→유종의 미…바통 이어받은 韓 ‘법정물’ 드라마 후보

허장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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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허장원 기자] 지난해부터 안방극장에는 유독 ‘법정물 드라마’의 존재감이 도드라졌다. 억울함이 해소되는 순간 터져 나오는 카타르시스, 정의와 욕망이 맞부딪히는 재판정의 긴장감은 시청자들을 꾸준히 사로잡았다.

‘서초동’, ‘에스콰이어’, ‘프로보노’ 등 다양한 결의 작품들이 안정적인 성과를 거두며 법정물은 일시적 유행이 아닌 고정 장르로 자리 잡았다. 특히 최근 법정물은 단순한 권선징악을 넘어, 판단과 해석의 과정을 전면에 내세우며 한층 성숙한 서사로 진화하고 있다.

이 흐름 속에서 또 하나의 굵직한 작품 ‘판사 이한영’이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그리고 그 바통을 이어받을 차기 주자들 역시 속속 등장하고 있다.

◆ 회귀×법정의 결합, ‘판사 이한영’ 13% 돌파로 유종의 미

MBC 금토드라마 ‘판사 이한영’은 법정물의 변주가 어디까지 확장될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로 남았다. 억울한 죽음 이후 과거로 돌아간 판사 이한영(지성)이 미래의 정보를 활용해 거악을 단죄하는 ‘회귀 서사’를 법정에 성공적으로 이식했다. 자칫 정적인 법리 공방에 ‘인생 2회차’라는 동적인 장치를 더하며 속도감과 통쾌함을 동시에 잡았다.

지난 14일 방송된 최종회에서 이한영은 오랜 대립 끝에 거악의 핵심 강신진에게 사형을 구형하며 강렬한 한 방을 날렸다. “가시죠, 죗값 치르러”라는 대사는 극의 정점을 찍었다. 닐슨코리아 기준 수도권 가구 시청률 13.2%, 전국 12.8%를 기록하며 동시간대 1위를 지켰고, 순간 최고 시청률은 17%대까지 치솟았다. 첫 회 4%대로 출발했던 시청률이 두 자릿수를 넘어선 점은 법정물의 저력을 다시 한번 입증한다.

배우 지성의 입체적인 연기, 박희순·원진아 등 탄탄한 조연진의 호흡, 속도감 있는 연출이 어우러지며 ‘판사 이한영’은 웰메이드 법정물의 새 좌표를 제시했다. 단순 복수를 넘어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던진 점 역시 호평을 받았다.

◆ 워맨스 법정물의 저력, ‘아너’ 반환점 돌았다

남성 중심 서사가 주류였던 법정물 공식에 변화를 준 ENA 월화드라마 ‘아너: 그녀들의 법정'(이하 ‘아너’)도 주목할 만하다. 이나영, 정은채, 이청아가 각각 다른 신념을 지닌 여성 변호사로 분해 성범죄와 결탁한 거대 권력에 맞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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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품은 법정 공방보다 사건의 추적과 심리적 긴장에 무게를 둔다. 20년 지기 친구라는 설정 위에 각자의 신념이 충돌하며 만들어내는 균열과 연대가 극의 중심축이다. ‘이기는 싸움’이 아니라 ‘옳은 선택’에 대한 고민을 담아내며 기존 법정물과 결을 달리한다.

반환점을 돈 ‘아너’는 현재 3%대 시청률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며 채널 한계를 넘어선 성과를 보이고 있다. 빠른 전개와 매회 반전을 안기는 엔딩, 그리고 세 배우의 밀도 높은 호흡은 ‘워맨스 법정물’이라는 새로운 가능성을 증명하고 있다.

◆ 오컬트 결합한 새로운 법정물, ‘신이랑 법률사무소’ 출격

오는 3월 13일 첫 방송되는 SBS 새 금토드라마 ‘신이랑 법률사무소’는 법정물에 오컬트를 결합한 또 다른 실험작이다. 귀신을 보는 ‘신들린 변호사’ 신이랑(유연석)이 억울하게 죽은 망자의 한을 풀어준다는 설정은 법정물의 영역을 현실 너머로 확장한다.

SBS는 그간 ‘천원짜리 변호사’, ‘지옥에서 온 판사’ 등을 통해 캐릭터 중심의 통쾌한 정의 구현을 선보여왔다. 이번 작품 역시 비자발적으로 능력을 떠안은 히어로의 성장과 선택을 중심에 둔다. 인간적 허점과 코믹함을 지닌 신이랑과, 냉철한 엘리트 변호사 한나현(이솜)의 대비는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신이랑 법률사무소’의 제작진은 “통쾌한 반전은 물론, 억울한 목소리를 대신 들어주는 따뜻한 메시지를 담았다”고 밝혔다. 판타지적 설정을 더했지만, 결국 중심에는 ‘누군가의 억울함을 외면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법정물의 본질이 자리한다.

법정은 더 이상 단순히 판결이 내려지는 공간이 아니다. 회귀, 워맨스, 오컬트 등 다양한 장르적 장치를 품으며 정의를 해석하는 무대로 진화하고 있다. ‘판사 이한영’이 남긴 두 자릿수 흥행 기록 이후, ‘아너’와 ‘신이랑 법률사무소’가 그 열기를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법정물 전성시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허장원 기자 hjw@tvreport.co.kr / 사진= MBC ‘판사 이한영’, ENA ‘아너: 그녀들의 법정’, 스튜디오S, 몽작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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