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 문제→익사 상태 발견’…마지막 순간까지 담아 전 세계가 사랑했던 배우 일생 녹여낸 넷플릭스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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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지호 기자] “대중이 알고 있던 것은 그의 이야기 중 일부에 불과했다.”
누군가에게는 ‘프렌즈’의 챈들러 빙이었다. 농담으로 불안을 감추고, 가장 난처한 순간에도 웃음을 만들어내던 남자. 1994년부터 2004년까지 236개의 에피소드를 함께한 시청자들에게 매튜 페리는 그렇게 기억됐다.
그러나 챈들러 빙으로 세계를 웃긴 10년보다 훨씬 길었던 매튜 페리의 삶에는 카메라가 미처 보여주지 못한 시간이 있었다. 오랜 시간 이어진 알코올과 약물 중독과의 싸움, 이를 숨기지 않고 세상에 꺼내놓은 고백, 그리고 2023년 10월 향년 54세로 세상을 떠나기까지.
우리가 사랑했던 챈들러 빙 뒤에는 어떤 매튜 페리가 있었을까. 그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본 사람들이 처음으로 그 질문에 답하며 그의 삶을 녹여낸 넷플릭스 시리즈가 공개된다.
넷플릭스 시리즈 ‘더 원 어바웃 매튜 페리(The One About Matthew Perry)’는 오는 27일 첫 공개된다.


▲ 전 세계가 사랑한 ‘챈들러 빙’, 그 뒤에 있던 매튜 페리
오는 27일 공개되는 3부작 다큐멘터리 시리즈 ‘더 원 어바웃 매튜 페리’는 매튜 페리의 삶을 깊이 들여다보는 첫 심층 다큐멘터리다.
에미상 수상자인 메리 로버트슨 감독이 연출한 이번 작품은 매튜 페리가 스타가 된 이후의 성공만을 되짚지 않는다. 코미디 배우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젊은 시절부터 ‘프렌즈’를 통해 세계적인 스타가 된 과정, 그 화려함 뒤에서 이어졌던 개인적인 고통까지 함께 따라간다.
특히 페리는 생전 알코올과 약물 중독으로 오랜 시간 고통받았던 사실을 직접 밝혀왔다.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은 드라마 ‘프렌즈’로 최고의 인기를 누리던 시기에도 중독과 재활을 반복했던 그는, 자신의 경험을 감추는 대신 공개적으로 이야기했고, 훗날 같은 어려움을 겪는 이들을 돕는 활동에도 나섰다.
이번 다큐멘터리는 매튜 페리를 하나의 이미지로 규정하지 않는다. ‘프렌즈’의 챈들러 빙도, 중독과 싸웠던 유명 배우도 아닌 그 모든 시간을 살아낸 한 사람을 바라보겠다는 것이다.
로버트슨 감독은 “매튜 페리는 우리 시대를 대표하는 코미디 천재 중 한 명이었다”며 그가 작품을 통해 수백만 명을 웃게 하고 서로 연결돼 있다는 감정을 느끼게 했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도 “대중이 알고 있던 것은 그의 이야기 중 일부에 불과했다”며 “매튜를 알고 사랑했던 사람들이 대중에게 알려진 모습 뒤에 존재했던 사람을 보여주도록 하고 싶었다”고 제작 이유를 밝혔다.
그 시작에는 매튜 페리의 여동생 미아 페리 보윅이 있다. 공인 심리치료사이자 작가, 연설가인 미아가 카메라 앞에서 오빠에 관한 이야기를 직접 꺼내놓는 것은 이번 작품이 처음이다. 그는 매튜의 중독을 이해하고 싶었던 것이 심리치료사가 되는 데 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쉽게 꺼낼 수 있는 이야기는 아니었다. 미아는 “이 기억들과 매튜의 복잡한 삶 속에서 그를 사랑한다는 것이 어떤 일이었는지 이야기할 준비가 되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고 털어놨다.
그가 보여주고 싶은 것은 중독으로 고통받던 스타도, 챈들러 빙도 아닌 자신의 오빠다. 미아는 “그를 단지 챈들러로만, 중독으로 힘들어했던 사람으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한 명의 온전한 인간으로 바라보고 싶었다”며 “매튜는 아름다운 마음과 너그러운 영혼을 가진 사람이었다. 가장 어두운 순간에도 여전히 사람을 웃게 하고 사랑받고 있다는 감정을 느끼게 해줄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다큐멘터리에는 페리 가족이 보관해온 미공개 사진과 영상도 담긴다. 스타 매튜 페리가 아닌 가족 안에서 살아간 그의 얼굴을 처음 만날 수 있는 기록들이다.


▲ 40년 절친부터 사망 사건 담당 검사까지…남겨진 이들이 전하는 ‘진짜 매튜’
매튜 페리를 기억하는 사람은 가족 만이 아니다.
17세 때 처음 만나 그와 40년 넘게 친구로 지낸 로저 카스티요 역시 처음으로 카메라 앞에서 그에 관해 이야기한다. 특히 카스티요는 훗날 페리의 인생을 완전히 바꾸게 된 ‘프렌즈’ 오디션에 그를 직접 차로 데려다준 인물이기도 하다.
또 다른 40년 지기이자 배우인 데이비드 프레스먼도 처음 입을 연다. 두 사람은 아직 스타가 아니었던 시절, 로스앤젤레스에서 성공을 꿈꾸던 젊은 배우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페리를 챈들러 빙으로 세상에 내보낸 사람들의 기억도 더해진다. 1990년대 NBC 엔터테인먼트 사장이었던 워런 리틀필드는 훗날 ‘프렌즈’가 된 파일럿 프로그램의 제작을 승인한 인물이다. 시즌1 작가 겸 프로듀서 제프 스트라우스는 페리와 함께 챈들러라는 캐릭터를 만들어갔다.
영화 ‘나인 야드(The Whole Nine Yards)’, ‘텐 야드(The Whole Ten Yards)’, ‘넘(Numb)’에서 호흡을 맞춘 오랜 친구 케빈 폴락을 비롯해 배우 빌리 갤로, 르네 애슈턴, 네이트 토런스와 감독 조너선 린 등 페리의 여러 시간을 함께한 이들도 증언에 나선다.
여기에 페리가 오랜 시간 싸워온 중독과 회복의 시간을 함께한 사람들의 목소리도 담긴다. 2001년 중독 회복 모임에서 페리를 만난 팀 해링턴은 페리가 자신의 목숨을 구해줬다고 말한다. 이후 두 사람은 룸메이트가 돼 회복의 시간을 함께 보냈다. 올 라이즈(All Rise)의 최고경영자로 페리와 약물 법원 관련 캠페인을 진행한 웨스트 허들스턴, 2017년 재활시설에서 만나 미술과 음악이라는 공통 관심사로 가까워진 에벌린 샐린저도 그를 기억한다.
매튜 페리는 생전 자신의 중독 문제를 숨기지 않았다. 오히려 이를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며 같은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을 돕는 일에도 나섰다. 그가 배우로 남긴 작품과 별개로 중독 문제에 관한 자신의 경험을 세상에 꺼내놓은 것 역시 페리가 남긴 또 하나의 유산이었다.


페리는 지난 2023년 10월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자택 수영장에서 의식을 잃은 채 익사한 상태로 발견돼 세상을 떠났다. 향년 54세.
이후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검시국은 페리의 직접적인 사인을 ‘케타민의 급성 효과’로 판단했다. 익사와 관상동맥질환, 오피오이드 중독 치료 등에 사용되는 부프레노르핀의 영향도 사망에 기여한 요인으로 확인됐으며, 사망 방식은 사고사로 결론 났다.
그의 죽음을 둘러싼 수사도 이어졌다. 이번 다큐멘터리에는 페리의 사망과 관련한 형사사건의 기소를 이끈 캘리포니아 중부지구 전 연방검사 E. 마틴 에스트라다도 인터뷰에 참여한다. 가족과 오랜 친구들이 기억하는 삶뿐 아니라 페리의 마지막을 둘러싼 사건까지 다큐멘터리의 한 축을 이루는 셈이다.
하지만 ‘더 원 어바웃 매튜 페리’가 궁극적으로 향하는 곳은 그의 죽음 자체가 아니다. 챈들러 빙으로 세계를 웃겼던 배우, 오랜 시간 중독과 싸웠던 사람, 자신의 경험을 숨기지 않고 다른 이들을 돕고자 했던 활동가, 누군가의 오빠이자 40년 친구였던 매튜 페리를 함께 바라보는 데 있다.
미아는 “매튜를 개인적으로 알았든 멀리서 사랑했든, 그를 사랑했던 모든 사람이 그가 진정 어떤 사람이었는지와 그가 남긴 유산을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 바라는 한 가지를 강조했다.
전 세계가 사랑했던 챈들러 빙은 2023년 향년 54세로 떠났다. 그러나 그 캐릭터 뒤에 존재했던 매튜 페리의 이야기는 아직 모두 전해지지 않았다.
그 남은 이야기는 오는 27일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시리즈 ‘더 원 어바웃 매튜 페리’를 통해 공개된다.
강지호 기자 / 사진= 넷플릭스 ‘더 원 어바웃 매튜 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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