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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어스 "목표는 행복, 최고 아닌 유일한 음악 하고 싶어요" [인터뷰]
[TV리포트=김민지 기자] 아이돌 그룹에게 최종 목표가 무엇이냐고 물으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팀이 되는 것'과 같은 당찬 포부가 담긴 대답을 자주 듣는다. 지난 19일 서울 강남구 TV리포트 사옥에서 만난 그룹 원어스는 단번에 "행복이 목표"라며 "최고가 아닌 유일한 음악을 하고 싶다. 그럼 정말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원어스의 눈빛에선 그들의 음악에 대한 굳건한 믿음이 느껴졌다. 앞서 '발키리', '태양이 떨어진다', '가자'로 화려한 퍼포먼스는 물론, 신화적 콘셉트부터 동양미 가득한 콘셉트까지 다채로운 모습을 보여줬던 원어스. 24일 공개하는 데뷔 후 첫 싱글 '인 잇츠 타임(IN ITS TIME)' 역시 그들만의 색깔로 가득 채웠다."'원어스는 어떤 장르 음악을 하든 자기들만의 스타일로 잘 소화할 수 있구나'라는 말을 듣는다면 정말 감사할 것 같아요. 그런 얘기를 듣는 게 이번 활동 목표기도 하고요. 어떤 색이든 저희를 통해서 새롭게 나타나고, 최고가 아니더라도 유일한 음악을 계속해서 해나갈 수 있다면 행복하게 음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해외에 나갔을 때 '두 유 노우 원어스?'가 자랑스럽게 나올 수 있을 때까지 열심히 할 거예요." (환웅)'인 잇츠 타임'은 지난 'US' 시리즈 3부작의 주제였던 빛, 시간, 공간으로 완성된 원어스의 색이 칠해갈 새로운 시작을 담은 앨범이다. 타이틀곡은 '쉽게 쓰여진 노래'. 리드미컬한 바운스와 휘파람 테마로 어느 한 단어로만 정의할 수 없는 이별의 감정을 표현해냈다. 그동안 원어스가 보여줬던 강렬함과 180도 다른 감정적이고 섬세한 모습을 만나볼 수 있다. 물론 원어스의 성장과 자신감도 더해졌다."저희에게 다양한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가사를 표현한 섬세한 퍼포먼스가 새롭게 보여드릴 수 있는 부분이에요. 노래 제목처럼 쉽게 볼 수 있고, 부드러움이 느껴지는 무대가 될 것 같아요. 강렬한 안무보다 천천히 힘을 주는 안무가 디테일한 부분에 더 많이 신경을 쓰게 되더라고요. 이번 노래는 저희 6명이 다 있어야 완성되는 노래예요. 저희의 목소리만이 낼 수 있는 색깔이 만들어진 것 같아서요. 원어스만의 이별노래가 되면 좋겠어요!" (건희)그동안 보여주지 않았던 색다른 음악을 들고 돌아오는 건 하나의 도전이기도 하다. 도전엔 기대와 설렘, 그리고 두려움이 따를 터. 원어스 역시 마찬가지였다."타이틀곡을 처음 들었을 때 저희가 부를 노래가 맞나 싶을 정도로 놀랐어요. 한 번도 시도해보지 못한 장르이기도 하고, 이전 앨범들과 달라서 당황하기도 했고, 잘할 수 있을까 고민도 됐죠. 그러나 멤버들과 무대를 만들어가면서 잘 완성된 것 같아 자신감이 생겼어요. 저희만의 색으로 잘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만족도는 10점 만점에 8점이에요. 약간의 빈틈이 있어야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요?" (환웅)"'가자' 활동할 때 그 노래가 동양미를 갖고 있는 곡이라 큰 도전이라고 생각했었어요. '어떡하지' 싶은 마음이 있었는데 오히려 팬분들이 좋아해주시고, 저희의 색깔로 인정해주시는 게 감사했거든요. 이번에도 새로운 도전이긴 하지만 원어스의 색으로 인정받고 싶은 기대감이 커서, 팬분들 덕분에 도전이 두렵지 않았어요." (건희)'쉽게 쓰여진 노래'에서 집중할만한 포인트로는 가사와 감정선의 변화를 짚었다. 아울러 무대 의상이 예쁘기로 소문난 원어스답게 이번 활동 의상도 기대되는 부분이다."가사에 집중해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별의 수많은 감정을 담아냈고 누구나 이해하기 쉬운 가사입니다." (이도)"랩 파트를 쓸 때 프로듀서님께서 '내 아들도 따라부를 수 있는 쉬운 랩을 써봐라'고 하셨어요. 수록곡 '꼭꼭 숨어라' 랩 메이킹도 참여했어요. 주제가 숨바꼭질인데 정말 재밌게 작업했습니다. 타이틀곡이랑 같이 나오게 될 줄은 몰랐어요." (레이븐)"실제로 타이틀곡 안무에 저희가 짠 퍼포먼스도 많이 들어갔어요.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은 계속해서 변하는 감정선을 표현하는 거였고요." (환웅)"지금까지 제복, 한복을 무대 의상으로 보여드렸는데 이번엔 캐주얼룩이에요. 의상도 색다른 느낌이죠!" (시온)원어스의 의상 하면 꼭 해야 하는 이야기가 있다. KBS2 '뮤직뱅크' 출근길 포토월에 설 때마다 코스프레 대회를 연상케 하는 다채로운 의상을 입고 등장했던 원어스. "출근길 의상이 대단하더라"고 하자 웃음을 터뜨리며 처음엔 회사의 제안이었지만 나중엔 멤버들끼리 앞장서서 의견을 냈다고 말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가자' 활동 당시 '달' 하면 떠오르는 우주비행사, 떡방아를 든 토끼, 외계인 의상을 선보였던 날이다. "(외계인 의상에) 공기를 주입해야 돼서 차에서 모터를 돌려서 공기를 넣었는데 버거웠어요. 완성되고 차안에서 꾸깃꾸깃하게 나오고. 게다가 먼저 포토월에 온 다른 아티스트분이 계셔서 기다리다가 들어갔거든요. 조금 창피했어요. (웃음)" (환웅)"토끼 발이 너무 커서 바닥에 공간이 없었어요." (건희)"소품이 많아서 그날 차가 제일 좁았죠." (시온)그러나 아쉽게도 이번 활동 땐 원어스의 출근길 의상을 볼 수 없을 전망이다.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라 음악방송 출근길 폐쇄 및 무관객 진행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6개월 만의 컴백이고, 올해 첫 컴백인데 팬분들께 무대를 못 보여드려서 아쉬움이 커요. 대신 V앱이나 다른 콘텐츠들로 찾아뵐 예정이니 기대 많이 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시온)"달님들(팬클럽 '투문' 애칭) 걱정하지 마세요!" (환웅)"건강이 제일 중요하니까요." (서호)곡의 분위기부터 활동 환경까지, 크고 작은 변화가 많지만, 같은 소속사 선배 그룹 마마무의 응원을 전해받은 건 변치 않았다. 연습실에서 마주치는 것 외엔 따로 만날 기회가 많지 않지만, 매 컴백 때마다 마마무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원어스다."컴백할 때마다 먼저 저희 노래를 들려달라고 하신대요. 이번에도 정말 좋다고 해주셨다고 전해 들었어요. 정말 감사해요." (건희)"뒤에서 계속 응원해주고 계신 느낌이에요." (환웅)이별의 감정과 사뭇 다른 청량함, 대자연의 아름다움이 담긴 '쉽게 쓰여진 노래' 뮤직비디오 이야기도 빠질 수 없었다. 뉴질랜드에서 4일 가량 열심히 촬영한 영상이다. 여행도 했냐고 묻자 원어스는 따로 구경할 시간이 없었다며 아쉬워했지만, 예쁜 풍경을 한껏 즐기고 왔다며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자연 자체가 정말 예뻐서 저희끼리 '그림 같다'는 얘기를 많이 했어요." (시온)"마지막에 하늘을 보면서 시선을 떨어뜨리는 안무가 있어요. 그걸 찍을 때 하늘을 딱 봤는데 정말 꿈속에 있는 것 같더라고요." (환웅)뉴질랜드에선 따로 여행을 하지 못 했지만, 최근 멤버들끼리 해돋이를 보러 강릉으로 향했다. 그러나 해가 구름 사이에 가려져 볼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 벌어졌다. 뜨는 해는 못 봤지만 각자 소원을 빌었다는 원어스."소원 빌고 서로 뭐 말했냐고 물어봤는데 연초에 말하면 안 이뤄진다고, 내년에 이뤄졌는지 얘기해보자고 했어요." (시온)"소원을 적어서 타임캡슐에 넣어놓고 1년 후에 열어보기로 했어요. 지금 회사에서 보관 중이에요." (건희)그 소원 중에 음악방송 1위도 들어있지 않을까 싶어 만약 이번 활동곡으로 음악방송 1위에 오르게 된다면, 어떤 공약을 내걸지 물어봤다. 역시 이번에도 원어스답게 "항상 1위를 목표로 두고 활동하지 않는다"는 예상을 깬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공약'이니까 '곤약'젤리 먹방을 해보면 어떻겠냐는 얘기가 나왔어요.(웃음) 음악방송 1위 공약이 될지, 뮤직비디오 조회수 공약이 될지 모르겠지만 멤버들과도 더 얘기를 해봐야 하고 회사와도 말해봐야 하는 부분이죠. 저희끼리 정하기보단 팬분들께 뭘 보여드리면 좋을까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건희)김민지 기자 kimyous16@tvreport.co.kr / 사진=RB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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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클라쓰' 안보현 "원작팬 여동생, 작품 걱정만 해…처음부터 장근원 원해" [인터뷰]
[TV리포트=석재현 기자] 배우 안보현에게 JTBC '이태원 클라쓰'가 주는 의미는 남달랐다. 주연인 박서준, 김다미 등에 못지않은 존재감으로 방영 내내 주목받았기 때문.최근 '이태원 클라쓰' 종영 인터뷰에서 만난 안보현은 "요즘 개인 유튜브 채널에 드라마를 챙겨보신 분들이 성지순례처럼 다녀가신다. 댓글 수가 예전보다 뒤에 0 하나 더 붙었다"며 인기를 체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극 중 안보현이 연기한 장근원은 요식 기업 '장가' 회장인 장대희(유재명 분)의 장남이자 약자들을 괴롭히는 트러블메이커로 박새로이(박서준 분)와 악연으로 얽힌 인물이다. 안보현은 전작 tvN '그녀의 사생활'의 서글서글한 남사친 남은기와 동일인물이 맞나 생각들 정도로 악랄한 연기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여기에 오수아(권나라 분)를 향한 마음을 드러내며 '낭만쓰레기'라는 별명을 얻었다.그는 "그전까지는 '쓰레기'라고 불렸는데, 장근원이 오수아에게 고백하는 장면이 나오면서 앞에 '낭만'이 추가된 것 같다. 애정 담긴 별명을 선물해주셔서 매우 감사하다"고 인사했다.이어 "사실 장근원이 오수아를 좋아한다는 설정은 원작에 없는 부분이이었다. 그래서 (권나라와) 같이 의논을 하면서 많이 맞췄고 그렇게 탄생한 장면"이라고 비하인드를 공개했다. 특히, 방영 내내 시청자들 사이에서 이슈가 됐던 '깐근원 VS 덮근원' 논쟁 또한 알고 있다고 이야기했다. 안보현은 "캐릭터와의 싱크로율 때문에 했을 뿐인데, 이만큼 화제 될 줄은 몰랐다. '근원이 왁스 압류해야한다'는 반응도 재밌게 봤다"며 "개인적으로 앞머리를 내리는 걸 선호한다"고 답했다. 가족들의 반응도 공개했다. 그는 "평소 부모님이 제 직업에 대해 표현을 잘 안 하신다. 9회까지는 '이태원 클라쓰'에 대해 이야기를 거의 안 하셨으나, 10회부터 자랑하고 다니셨다"고 말했다.이어 "여동생은 '이태원 클라쓰' 원작 팬이었다. 촬영에 들어가기 전부터 '잘못하면 욕먹을 수 있다'며 저보다 웹툰 걱정을 했다"며 "지금은 180도 바뀌어 아무 말도 안 한다"며 웃었다.안보현 또한 원작 웹툰 팬임을 고백했다. 그는 "드라마화되기 전부터 장근원을 내심 연기해보고 싶었다"고 밝혔다.'이태원 클라쓰' 촬영에 들어가기 전 김성윤 감독, 원작자 조광진 작가와 여러 가지 의견을 나눴다는 안보현. 장근원의 외적인 모습은 전적으로 자신이 생각한 대로 준비했단다.그는 "원작 캐릭터 싱크로율에 최대한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슈트를 꽉 채우는 몸을 만들기 위해 틈틈이 운동으로 단련했다. 그런 체격으로 박새로이(박서준 분)에게 당하면 더욱 속시원하다고 느낄 것 같아서였다"고 설명했다.말 나온 김에 적대관계로 등장했던 박서준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 물어봤다. 안보현은 "동갑내기여서 편했다. 함께 하는 신이 있을 때마다 어떻게 표현할까 같이 고민했고, 제 연기를 다 받아줬다. 그래서 더욱 그림이 잘 나오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이야기했다.이어 부자관계로 만난 유재명의 이야기도 나왔다. 그는 "선배님과 붙는 신이 많았다는 것 자체가 감사했다"며 "(유재명 선배님은) 제 관점, 혹은 시청자 관점으로 바라보면서 '너 하고 싶은대로 해'라고 북돋아주셨다. 그래서 더욱 힘이 났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그래서일까, 시종일관 아들 장근원을 모질게 대하는 아버지 장대희를 적극 변호했다. 안보현은 "매일 사고만 치니까 근원이가 혼나는 것이다. 자업자득이다"고 평했다. 그는 "다만, 근원이만 맞는 것 같아 살짝 너무하다고 느낀 건 있다. 동생 근수(김동희 분)에게 한 번이라도 손찌검하는 건 본 적 없다"며 폭소케 했다. 장근원은 장대희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로 닭을 전혀 먹지 못한다. 안보현 또한 닭가슴살 때문에 가급적 멀리한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그는 "꾸준히 관리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스타일이다. 그렇다 보니 닭가슴살은 항상 챙겨 먹게 된다. 그래서 치킨 먹을 때도 자꾸 생각나 피하게 됐다"고 말했다.이어 "대신 라면을 매우 좋아한다. 나의 소울푸드와도 같다. 항상 먹을 순 없으니까 열심히 운동을 마치고 난 보상심리 격으로 챙긴다"고 덧붙였다.라면홀릭 안보현이 좋아하는 프로그램도 당연히 강호동의 tvN '라끼남'. 그는 "캠핑 갈 때마다 항상 강호동 선배님처럼 라면을 끓어먹는다"며 "그분이 광고 중인 라면브랜드를 선호한다. 기회가 되면 그 광고도 해보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이태원 클라쓰'가 끝난 후, 안보현은 계획이 궁금했다. 그는 "아직 차기작이 정해지지 않았다. 그래서 당분간 새로운 소확행을 찾아볼 것이다. 그리고 촬영 때문에 한동안 소홀했던 유튜브에 영상도 하나 둘 게재할까 한다"고 이야기했다.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김재창 기자 freddie@tvrepor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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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작가, 이미 '킹덤3' 계획이 다 있었구나 [인터뷰]
[TV리포트=석재현 기자] 전 세계 시청자들이 김은희 작가에 다시 한 번 열광하고 있다. 지난 13일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시즌 2' 때문.넷플릭스 첫 오리지널 한국 시리즈인 '킹덤'은 'K-좀비'로 불리는 생사역들의 역동적인 움직임과 기괴한 비주얼, 화려한 액션과 한국미를 살린 미술 등으로 세계를 사로잡았다. 해외에선 '왕좌의 게임' 시리즈와 비교될 만큼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김은희 작가는 쑥쓰러운 반응을 보였다."'왕좌의 게임'에 죄송할 따름이죠. (웃음) 저도 재밌게 본 시리즈고, 책도 재밌게 봤어요. 영광스럽고 비교된다는 것 자체가 기뻐요."한국을 넘어 해외에서도 '킹덤'에 빠진 이유를 묻는 질문에 김은희 작가는 이렇게 답했다."분위기 때문 아닐까요? 의상이라든지 워낙 동양적이고 총과 마차도 없는 시대적 분위기, 그 안에 계급이 사라진 좀비들의 모습을 새롭게 느끼신 것 같아요."특히, 시즌 2는 시즌 1에서 뿌렸던 떡밥을 하나도 빠뜨리지 않고 모두 회수함과 동시에 새 시즌을 암시하는 새로운 떡밥을 낳으며 시청자들을 끝까지 붙잡아뒀다. 그 때문에 벌써 시즌 3를 기다리는 이들이 늘고 있다. "넷플릭스와 이야기해야하는 부분이라서요. 여러 가지 제반사정이 맞아야 하지 않을까 싶네요. 저도 오랫동안 하고 싶죠."아무 것도 확정된 게 없다고 하지만, 김은희 작가는 이미 시즌 3의 큰 그림을 다 그린 것처럼 보였다. 그와 '킹덤'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조학주X안현의 최후, 다 계획대로였다'킹덤 시즌 2'에선 역병에 걸려 생사역으로 변하게 된 원인인 기생충과 물에 들어가면 감염되지 않는 사실이 공개됐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연가시가 떠오른다고 반응했다. 그래서 촌충의 모티브가 궁금했다."숙주를 물로 데려가서 죽이고 거기서 나와서 다시 번식하는 그런 기생충이 있더라고요. 그런 걸 설정으로 가져오면 흥미로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물이라는 걸 잘 이용하면 '킹덤'만의 새로운 좀비를 창조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서 착안했어요."'킹덤'을 꼼꼼하게 시청한 이들은 시즌 1부터 이미 복선처럼 암시되어 있었다는 걸 발견했다. 이에 김은희 작가는 신경 써서 연출했다고 말했다. "시즌 1 때 김성훈 감독님과 물과 불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했어요. 물 장면의 경우 신경 써서 연출을 해달라고 이야기를 했어요."이어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던 조학주(류승룡 분)와 안현(허준호 분)의 허망한 최후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김은희 작가는 계획된 것이었다고."조학주가 어떻게 죽는 게 가장 비참할까 생각을 많이 했어요. 창(주지훈 분) 때문에 죽는 것보다는 자신이 집착했던 혜원 조씨 핏줄인 계비 조씨(김혜준 분)에게 죽는 게 가장 비참한 게 아닐까 해서 그렇게 썼어요. 안현의 최후도 진짜 이 사람다운 마지막같다고 생각했고요. 사실 그리고 다들 원죄가 있어요. 덕성(진선규 분), 무영(김상호 분)도요."각 캐릭터로 분한 류승룡, 허준호, 진선규, 김상호의 열연을 지켜본 김은희 작가의 감상이 궁금했다."대본에 적힌 걸 3D화해서 구현하는 느낌이라 벅차오르는 감정이었어요. 한편으론 좀 더 같이 일했으면 좋겠는데 더 이상 볼 수 없어 안타깝다는 느낌이었어요. 제 입장에선 매우 고마운 연기를 해줬어요." # 끝까지 믿은 배두나X김혜준, 주지훈과 평생 함께시즌 2에서 달라진 점이 있다면, 배두나와 김혜준이다. 지난 시즌 연기력 논란에 휩싸였던 그들은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드라마의 중심축으로 자리잡았고,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김은희 작가는 이들을 향한 강한 믿음이 있었단다."배두나 씨는 얼굴로 말하는 연기자라는 생각해요. 사극과 어울리지 않아서 처음에는 어색하다고 생각할 수 있었겠지만, (서비는) 천민이고 궁궐 말투를 써보지 못한 캐릭터라 배우의 해석이 새롭다고 생각했어요.""김혜준 씨는 정말 어린 느낌이었으면 좋겠다고 했어요. 10대 후반 어린 나이에 세도가의 자식으로 태어나 50 넘은 왕과 결혼한 비극성이 표현됐으면 좋겠으면 했어요. 초반엔 대사톤이 왔다갔다 할 수 있었겠지만, 마스크가 좋았어요. 시즌 2에서는 포텐이 터지지 않을까 생각했어요."주인공 이창을 연기한 주지훈을 향한 칭찬도 이어졌다. 김은희 작가는 주지훈을 '영리한 배우'라고 평가했다."시즌 1 할 때는 지훈 씨와 깊은 이야기를 못해봤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김성훈 감독님이 '같이 일하는 재미가 있다'고 말씀하신 의미를 알겠더라고요. 자기만의 해석이 깊은 것도 있고 재밌는 경험을 많이 했어요.""지훈 씨가 저처럼 해당 신의 목적만 이해되면 대사를 바꿔도 괜찮다는 주의고, 허심탄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타입이에요. 거기다가 시즌 1, 2를 관통하는 주인공으로서 극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고요. 평소 독서량도 많고…앞으로 같이 쭉 오래갔음 합니다." (웃음)# 김은희 작가가 구상한 시즌 3 맛보기많은 이들이 가장 궁금해 할 '킹덤 시즌 3'에 대한 이야기다. 먼저, 시즌 2 엔딩을 장식했던 전지현의 출연 가능성 여부다. "전지현 씨의 경우 시즌 1, 2의 주요인물들과 함께 중심축을 담당하지 않을까 해요. 전지현 씨에게 여전사의 느낌이 있고, 몸을 잘 쓴다는 인상을 받았어요. 그래서 지현 씨의 액션을 해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그리고 시즌 2에서도 공개되지 않은 영신(김성규 분)의 과거 이야기. 김은희 작가는 영신의 비하인드를 풀어내지 못해 김성규에게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지난 시즌부터 암시했던 영신과 안현 사이의 관계를 있어 풀어보려고 노력했으나 쉽지 않았어요. 영신이 살아온 삶을 보여주는 방식으로 전환했는데, 잘 안 됐어요. 성규 씨에게 미안한 마음이 있어요. 시즌 3가 허락된다면 영신의 이야기를 그리면서 밑바닥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恨)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요."그리고 시즌 2까지 등장했다가 사라진 악역의 존재에 김은희 작가는 이렇게 말했다."시즌1, 2에 등장했던 악역들을 능가하는 이들이 새롭게 나올 수도 있고요. 제 구상 안에서는 시즌1, 2에서 봤던 이들 중에 '이 사람이 악역을 할 수 있나' 하는 깜짝 인물이 등장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시즌 3가 만들어진다면' 말이죠."시즌 2 말미 북쪽으로 향한 이창과 서비, 영신의 모습이 잠깐 등장해 다음 시즌의 주무대는 북쪽이 아닐까하는 시청자들의 예상이 나오고 있다. 김은희 작가는 "제가 점점 스포일러를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자제하는 듯한 모습으로 웃음을 안겼다. 또 많은 '킹덤' 팬들이 궁금해 할 범팔(전석호 분)과 서비의 로맨스의 결말. 이에 김은희 작가는 자신이 로맨스 장르에 약하다고 고백해 폭소케 했다."범팔이는 순정남이라 서비에 대한 감정은 계속 갈 수 있지 않을까요? 하지만 서비는 큰 일을 해야 하죠. 서비가 어떤 선택을 할지… 아휴, 제가 사랑 쪽에 너무 약해서 고민 해보겠습니다." (웃음)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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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2' 주지훈이 밝힌 '빙판 위 백드롭 액션'의 비밀 [인터뷰]
[TV리포트=석재현 기자] 'K-좀비'라는 신조어까지 탄생하는 등 전세계를 휩쓴 넷플릭스 오리지널 '킹덤'. 지난해 시즌 1에 이어 지난 13일 시즌 2가 공개됐고, 국내를 비롯해 해외에서도 극찬을 받고 있다. 그 중심에는 시즌 1부터 세자 이창 역을 맡으며 극을 이끌어온 배우 주지훈이 있었다. 그는 지난 시즌보다 더욱 능동적으로 움직이며 백성을 구하는 세자로서 활약했고, 이 때문에 '주지훈=왕자, 언제나 옳다'라는 반응까지 나왔다.최근 화상채팅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주지훈은 "시청자들이 재밌다고 이야기하는 것만큼 배우에게 기쁜 일이 어디 있을까 생각한다. 감사하다"고 고마움을 표시했다.이어 "직접 SNS에 '킹덤'을 검색해서 확인하고 있다. 시즌 1 때도 경험했는데, 공개된 후 4주 정도 지나면 대략적인 반응을 종합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잘 봐주셨다는 반응이 많아서 뿌듯하다"고 덧붙였다.공교롭게도 주지훈은 MBC '궁'에서도 세자를 연기한 바 있다. 그는 "그때는 풋풋함이 담긴 왕세자 느낌을 표현하려고 했다면, 이창은 좀 더 원숙한 내 모습이 담겨있다. 그래서 청불 등급이라서 좀비들을 많이 죽인다"고 차이점을 짚었다. 주지훈은 "시즌 1, 2로 나뉘어있지만 크게는 하나의 시즌으로 창의 성장기로 생각했다"며 "궁 밖으로 나온 세자가 백성들의 고초를 보며 성장하는 걸 보며 무엇을 표현하려 노력하기보단 글과 환경을 주시했다. 촬영 현장에서 그들을 보고 느낀 감정으로 다가가려고 했다"고 접근방식을 공개했다.'킹덤'은 시즌 1이 공개되기 전에 시즌 2 제작을 확정지어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 싱가폴 컨퍼런스에 참석하는 길에 류승룡과 비행기에서 대본을 읽었다고 밝힌 주지훈은 "1회를 보다가 '어? 이 역할이 이렇게 죽어? 다음엔 어떻게 하지?'고 반응했다. 다음 회에선 '어? 어?' 하면서 봤다. 놀라움의 연속이었다"고 회상했다.이어 그는 "김은희 작가님의 글을 읽으면 매우 재밌는데, 연기하기가 힘들다. 작가님과 친하다 보니 반 농담식으로 이런 말을 하기도 했다"고 촬영 당시 심경을 설명했다.주지훈은 "내 손으로 중요한 인물을 죽인 후 군사들을 설득해야 했다. 지금도 그걸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다. 힘들었다. 울어도 안 될 것 같고, 그런 감정들을 안으로 내재시키면서도 관객들이 볼 때 느껴질 수 있게끔 고민을 많이 하고 표현하려 했다"고 이야기했다.시즌 2에 접어들면서 '킹덤'은 눈을 뗄 수 없는 대규모 전투 신이 많아졌고, 주지훈은 액션에 많이 신경썼다고 말했다.특히, '킹덤' 팬들이 가장 열광하는 액션 중 하나인 빙판 위 백드롭 신에 대한 질문이 나왔다. 이에 주지훈은 "사실 시멘트 바닥 위에서 촬영했다. 얼음은 CG였다"고 비하인드를 털어놨다.이어 "촬영 당시 계절이 겨울이 아니었다. 그래서 CG로 들어갈 것을 감안하고 연기했고, 친환경적인 재질로 눈을 만들게 됐다. 강풍기를 튼 채 달려야 했는데 그게 눈으로 들어오는 바람에 배우들이 고생했다"며 "생사역을 연기한 배우 분들이 고생을 많이 했다. 팔을 쓰지 못하는 설정이기에 본인들을 보호할 수 있는 장치가 없어서 힘들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앞서 언급했듯이 'K-좀비'라는 별명이 붙을 만큼 강한 인상을 남긴 '킹덤' 생사역들. 그래서 주지훈에게 생사역들을 상대하면서 소름끼쳤던 순간을 물었다. 그는 "경복궁 지붕에서 좀비 떼를 바라볼 때 엄청났다. 정면에서 바라볼 때보다 더 무섭다. 시야가 확보된 상태에서 좀비들이 단체로 오는 장면을 보는데 '실제로는 못 이기겠다' 싶더라. 너무 무서웠고 끔찍했다"고 돌아봤다.시즌 1 촬영 당시 추위가 배우들을 괴롭혔다면, 시즌 2는 더위였다. 지난해 여름에 촬영이 끝났다고 밝힌 주지훈은 "한복을 입고 피칠갑을 했는데, 스태프들이 도와줘도 액션신 한 번 촬영하고 나면 땀이 엄청 났다. 극중 배경은 겨울인데 얼굴이 너무 번지르르하게 나왔다"고 토로했다.그는 "피를 물엿과 섞어 만들다보니 모기 떼가 엄청 몰려왔다. 한국에 이렇게 모기가 많은 줄은 처음 알았다"며 "한복이 세 네겹 돼서 입히고 벗기기도 쉽지 않은데, 스태프들이 고생했다. 특히 상복은 삼베옷이라서 표면이 엄청 거칠었고, 액션할 때 손끝이 다 찢어진다"고 고생담을 이어갔다.주지훈에게 2년 간 매달렸던 '킹덤'이 주는 의미를 물어봤다. 그는 "긴 시간을 함께했고, 이과정에서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했다. 집에서 혼자 작품을 보는데 벅차올랐다. 새벽 감성에 취해 출연진들에게 감사 문자를 보냈다. 배우들도 시즌 3에 관해 기대를 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확정된 건 없다보니 허탈한 감정과 전우애가 끓어올랐다"고 답했다.아직 시즌 3 제작이 결정되지 않았으나, 주지훈은 다음 시즌에 바라는 점을 이야기했다. 그는 "김은희 작가님이 스케일이 큰 이야기를 원하는 것 같다. 요즘 기술력이 좋으니까 그 큰 그림이 잘 구현됐으면 좋겠다. 사람이 하는 액션이 있었다면, 전략적인 측면의 액션이 나왔으면 좋겠다. 또 생사초의 기능이 많았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석재현 기자 syrano63@tvreport.co.kr / 사진=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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