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트시그널3' 천안나, 뒤늦은 '학폭' 해명 왜? [이슈 리포트]
[TV리포트=이윤희 기자] ‘하트시그널3’ 출연을 앞두고 학교 폭력(학폭) 가해자 루머에 휩싸이며 여론의 시선을 모은 천안나가 이와 관련한 심경을 전했다. 천안나는 6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저에 대한 사실이 아닌 소문들로 인해, 마음 아파 하시는 부모님과 가족들, 지인들에 대한 미안함이 너무 커져서 조금 늦었을 수도 있지만 이제는 제가 직접 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라고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글쓴이는 제 학교 후배라고 주장을 하지만 글의 내용 어디에도 본인이 직접 피해를 입은 사실은 없고, 그 글은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을, 저에 대한 악의적인 목적을 가지고 자극적이고 과장된 표현으로 쓰인 글이다. 현재 그 글은 삭제된 상태”라 지적하면서 “전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천안나는 “저는 글에 쓰인 행위를 일체 한 적이 없고, 재학 중 후배라는 이유만으로 누군가를 일방적으로 괴롭힌 사실이 없다. 제가 다닌 학교의 과 특성상 선후배간 분위기가 타 학과에 비해 다소 엄격한 면이 있고, 선후배간 안 좋은 루머들이 기존에도 일부 있었기 때문에, 사실이 아닐까 생각하셨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절대 그런 행동들을 한 적이 없다”라고 못박았다. 이어 “제가 비행 당시 후배를 괴롭혔다는 말은 있을 수가 없는 내용이며 간혹 가다 만나는 후배 승무원들에게 안 좋은 행동을 한 적이 결코 없다”라면서 “제대로 된 대응을 할 상태가 아니었다. 상대가 누군지 찾아내고 법적대응을 하는 것보다는 저에게는 당장 심리적인 안정이 더 필요했다. 당시에는 제 부모님과 제 주면도 아무도 그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이 저를 지키는 일이라 판단했고, 그저 하루하루 견디고 잊어버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다”고 뒤늦은 대응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이번 일을 계기로 저는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지면서 제 삶을 다시 돌아보기도 했다.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겠지만 저 또한 제가 모르는 사이 저로 인해 조금이라도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그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고 싶다. 하지만 앞으로 정확한 근거 없이 개인적인 감정과 주관적인 판단으로 평범한 사람을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앞서 지난 3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하트시그널3'에 출연하는 여성 A씨에 대해 폭로하는 글이 게재돼 논란이 일었다. 해당 글 작성자는 "전직 승무원으로 나오는 사람의 학교 후배"라고 자기소개를 한 뒤 후배 괴롭힘과 막말, 인격모독 등을 폭로해 시청자들의 비난을 샀다. 그러나 '하트시그널3' 측은 과거사 의혹에 대해 "사실관계를 확인한 결과 일각의 주장들은 사실과 다르다"며 편집이나 편성 변경 없이 그대로 방송을 강행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하트시그널3'는 시그널 하우스에 입주하게 된 청춘 남녀들이 서로 썸을 타고, 연예인 예측단이 이들의 심리를 추리하는 형식의 리얼리티 프로그램이다. 화제 속 종영을 앞두고 있다. ■ 천안나 인스타그램 입장 전문안녕하세요. 천안나입니다. 프로그램이 곧 종방을 앞두고 있네요. 지난 겨울 당시의 기억들이 생각나면서 마음이 싱숭생숭하고 만감이 교차하는데요.얼마 전 개인 인스타그램을 열고는 정말 감사하게도 제게 주신 메시지와 댓글들로 인해 저를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큰 용기를 얻었습니다. 그리고 저에 대한 사실이 아닌 소문들로 인해, 마음 아파 하시는 부모님과 가족들, 지인들에 대한 미안함이 너무 커져서 조금 늦었을 수도 있지만 이제는 제가 직접 저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제가 알기로 모든 루머의 시작은 '블***'라는 익명성이 보장된 어플의 한 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 글쓴이는 제 학교 후배라고 주장을 하지만 글의 내용 어디에도 본인이 직접 피해를 입은 사실은 없고, 그 글은 상식적으로도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을, 저에 대한 악의적인 목적을 가지고 자극적이고 과장된 표현으로 쓰인 글입니다. 현재 그 글은 삭제된 상태입니다.구체적인 내용을 짚자면1. 대학교 재학 당시, 제가 후배들에게 갑질, 욕설, 폭행, 가혹행위 등을 하였고, 심지어 저로 인해 한 후배가 자퇴를 하였다는 내용까지 있지만, 이는 전부 사실이 아닙니다. 저는 글에 쓰인 행위를 일체 한 적이 없고, 재학 중 후배라는 이유만으로 누군가를 일방적으로 괴롭힌 사실이 없습니다. 제가 다닌 학교의 과 특성상 선후배간 분위기가 타 학과에 비해 다소 엄격한 면이 있고, 선후배간 안 좋은 루머들이 기존에도 일부 있었기 때문에, 사실이 아닐까 생각하셨을 수도 있겠지만 저는 절대 그런 행동들을 한 적이 없습니다. 심지어 저로 인해 자퇴를 한 후배가 있다는 내용은, 제가 실검 1위를 할 당시에, 당시 학과장이셨던 교수님께서 먼저 연락을 주셔서, 도와주겠다고 하실 만큼 저와 아무 관련이 없습니다.2. 승무원 재직 당시에도 후배들을 괴롭혔고, 회사 생활에 문제가 있어서 해고를 당했다는 말 역시 모두 거짓입니다. 저에게 승무원으로 재직한 시간은 좋은 추억으로 남아있습니다. 다만 직업의 특성상 불규칙한 생활이 맞지 않아 건강이 매우 안 좋아졌었고, 그로 인해 자진 사직하여 지금의 직장으로 이직한 것입니다. 근무할 당시, 제가 퇴직하기 전까지도 시기상 저의 위치는 팀의 막내였고, 후배와의 비행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제가 비행 당시 후배를 괴롭혔다는 말은 있을 수가 없는 내용이며 간혹 가다 만나는 후배 승무원들에게 안 좋은 행동을 한 적이 결코 없습니다.저는 해당 글의 글쓴이가 학교 폭력과는 관계없이, 저를 미워하는 소수 후배들이라는 증거를 현재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학교 다니던 당시 너무 친했던 후배가 그 중 한 명이고, 그 후배의 입에서 저에 대한 자세한 내용들이 말도 안 되는 거짓으로 둔갑되어서 처음에는 그 배신의 충격이 너무 커 정신적으로 견딜 수 없었습니다.그렇다면 그동안 사실이 아닌 내용에 대해 왜 적극적으로 해명을 하지 않았는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1. 사건 발생 시기는 3월 초였고, 저는 5월에 방송에 나올 예정이었습니다. 프로그램 전에는 출연자들은 공개되지 않는 게 원칙이었고, 그 때문에 제 개인 SNS 계정 자체는 비활성화된 상태였기 때문에 제대로 된 개인 입장문을 낼 수 없었습니다. 방송사 측에서 대신 해명 기사도 내주었고, 제 지인 또한 해명 글을 써주었지만, 자극적인 내용만 기사화되어 해명 관련한 글은 공론화되지 않아 루머만이 사실인냥 남았습니다.2. 그리고 제가 마지막으로 하우스에 들어갔지만, 함께한 출연진들과 제작진분들이 이 프로그램을 위해 얼마나 고생했는지 알기에, 방영도 전에 어찌 되었든 저로 인해 프로그램에 피해를 입혔다는 생각이 들어 죄송한 마음에 전면에 나서서 더 소란을 키우고 싶지 않았습니다.3. 그리고 가장 큰 이유는 그 일이 터진 이후 저는 제대로 된 대응을 할 상태가 아니었습니다. 방송에 출연하기 전까지 저는 평범한 회사원이었습니다. 그런데 포스터가 공개되고, 갑자기 자극적인 내용의 기사들이 쏟아지며 실검 1위부터 연예기사 1위 등 일반인 한 사람으로서는 도저히 견딜 수 없는 일이 저에게 일어났습니다. 매일 매일 조금씩 더, 저는 인터넷 상에서 폭력성을 지닌 나쁜 사람이 되어갔고, 온세상 모두가 제 욕을 하는 것만 같아서 평번하게 회사를 다니고 정상적인 생활을 하는 게 불가능했습니다. 매일을 악몽에 시달렸고, 공황장애와 우울증이 함께 와서 위험한 순간들이 있었으며, 큰 트라우마로 인해 사실 현재까지도 치료 중에 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회사를 다니며 일상생활을 해야했고, 저희 가족의 막내딸이자 동생이어야 했고, 저를 걱정해주는 친구들이 있었기 때문에 우선은 잊어버리려고 노력했습니다. 상대가 누군지 찾아내고 법적대응을 하는 것보다는 저에게는 당장 심리적인 안정이 더 필요했습니다. 당시에는 제 부모님과 제 주면도 아무도 그 얘기를 하지 않는 것이 저를 지키는 일이라 판단했고, 그저 하루하루 견디고 잊어버리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었습니다.출연 이후에도 학폭녀라는 프레임이 쓰이여 방송 내내 좋지 않은 시선으로 저를 본다는 사실을 모르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심각성이 이만큼 심각한지, 더 크게 와전되어있는지, 개인 인스타그램을 열고나서 알았습니다. 인터넷에 대한 트라우마로 인해 그 알려는 용기를 내는 것 자체도 저에겐 큰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저는 저에 대한 사람들의 나쁜 인식이 지금까지도 남아 가족들과 지인들까지 괴롭힐 줄은 더더욱 몰랐습니다. 더불어 함께 학교 생활만 3년 이상, 더 나아가 취업하여 직장에서 함께 한 시간까지 있는 학교 후배와 법적으로 만나고 싶지 않았습니다. 후배들을 의심하고 미워하는 일 자체가 저에겐 너무 큰 고통이었습니다.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이 사실을 모르시는 분들이 인스타그램으로 찾아와 악플을 달고, 익명으로 입에 담지도 못할 내용의 메시지를 보냅니다. 그리고 저뿐만 아니라 가족들과 제 주변까지 계속해서 상처를 줍니다. 이 고통이 영원하지만은 않았으면 하는 생각에 이제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법적 대응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그래서 최근 저는 큰 마음을 먹고 해당 글의 글쓴이와 관련된 사안을 로펌에 의뢰하고 왔습니다. 악의적인 목적으로 대중을 선동하는 글 자체만으로도 법적 처벌이 가능하다고 하며 수사가 진행되면 저에 대한 루머들이 거짓인 것과 이런 일을 저지른 사람들 역시 명백히 밝혀질 것입니다. 그리고 제 개인 SNS와 커뮤니티에서 저와 제 주변을 상처 주는 무분별한 악플들 역시 이미 증거는 모두 수집된 상태이며 법적으로 대응할 것입니다.이번 일을 계기로 저는 심적으로 많이 힘들어지면서 제 삶을 다시 돌아보기도 하였습니다. 모든 사람들에게 해당되겠지만 저 또한 제가 모르는 사이 저로 인해 조금이라도 상처를 받은 사람들이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며 그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를 드리고 싶습니다.하지만 앞으로 정확한 근거 없이 개인적인 감정과 주관적인 판단으로 평범한 사람을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는 일은 더 이상 없었으면 좋겠습니다.정말 오랫동안 하고 싶은 말을 이제야 합니다. 바라기는 이 글을 보신다면 방송의 남은 부분만이라도 저를 너그럽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저 역시도 저에 대한 잘못된 프레임이 벗겨진 채 저의 가족들, 지인들과 함께 편한 마음으로 마지막 방송을 보고 싶습니다.끝으로 여러분과 저의 가족, 친구들에게, 그리고 저에게도 '하트시그널3'가 좋은 추억으로 남았으면 합니다.이윤희 기자 yuni@tvreport.co.kr / 사진=천안나 인스타그램
-
-
-
-
-
‘김수현’ 이름으로 증명한 존재감 [탐색:리포트]
[TV리포트=이윤희 기자] 문강태는 그랬다. 자폐 스펙트럼(ASD)을 가진 형 문상태(오정세)를 돌보며 버거운 삶을 겨우겨우 이어가는 청년 가장이었고 그렇게 삶의 의미는 그게 다였다. 배우 김수현의 한계 없는 연기 내공이 빛을 발하고 있다. 정신 병동 보호사라는 캐릭터에 도전하며 이전과는 또다른 흡입력 있는 연기로 안방을 물들이고 있다. 베일 벗은 tvN 토일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버거운 삶의 무게로 사랑을 거부하는 정신 병동 보호사 문강태와 태생적 결함으로 사랑을 모르는 동화 작가 고문영이 서로의 상처를 보듬고 치유해가는 한 편의 판타지 동화 같은, 조금 이상한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다.그 중심에 문강태, 즉 김수현이 있다. 다양한 작품을 통해 자신 만의 입지를 다지던 김수현은 군 복무 이후 특별 출연 등으로 그 존재감을 다시금 확인시켰다. 이후 선택한 작품이 바로 ‘사이코지만 괜찮아’였다. 제대 이후 숙고 끝에 고른 작품이자 5년만 안방극장 복귀작이었기에 그를 향한, 이번 작품에 대한 기대가 컸다. 특히 영화 ‘리얼’ 출연 후 김수현의 행보에 다소 제동이 걸리는 듯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수현은 김수현이었다. 사실 이번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말 그대로 ‘조금은 이상한 로맨틱 드라마’일 수도 있다. 설정과 캐릭터들이 독특한 면이 있다. 그러나 김수현은 걱정과 우려를 뒤로하고 오롯이 연기력으로 문강태를 표현하고 있다. 오히려 더욱 안정되고 발전된 연기로 ‘김수현의 이름 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기존의 암울한 캐릭터들과는 달리, 문강태는 현실을 무덤덤하게 받아들이는 방식으로 표현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물론 이제 2회를 마친 상태여서 앞으로 펼쳐질 전개와 캐릭터간의 호흡에서 다른 반응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문강태의 김수현은 온전히 힘 있는 연기력과 절제된 감정 표현으로 단 2회 만에 시청자층을 흡수시켰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깊다고 할 수 있다. 무엇보다 앞으로 펼쳐질 로맨스적인 요소와 더불어 상처와 우울한 캐릭터에도 불구하고 그저 암울하지 만은 않은 캐릭터를 그려낼 김수현의 변화 요소에 더욱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사이코지만 괜찮아’는 첫 방송 이후 다양한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실망감을 표하기도 했지만 대다수는 새로운 시도에 앞으로의 극 전개에 더욱 기대를 드러내고 있다. 김수현과 서예지, 김수현과 오정세가 그릴 더 풍부하고 입체적인 서사는 이제 시작될 뿐이다. 김수현은 그동안 달달하지만은 않으면서도 가슴이 뛰는 로맨스를 그렸고, 판타지지만 비현실적으로 억지로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연기를 선보이지도 않았다. 그렇게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균형 있는 연기로 매 작품 자신만의 캐릭터를 그려냈고 지금도 그 텐션을 유지하고 있다. 김수현의 강점은 시청자들이 그에게 몰입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깊은 감정선을 표현해낸다는 점이다. 배우로서의 최고의 강점이자 무기다. 일부 스타들이 화려한 외모를 뒤로하고 몰입이 방해되는 약점을 지닌 것과 비교하면 완급조절에 능한 김수현은 최고의 배우 중 한 명이다. 빤하지만 빤하지 않은 작품들을 통해 매 번 새로운 시도에 나서는 김수현이 이번 작품에서도 어떤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을지 기대가 되는 이유다. '김수현의 복귀작'이 아닌 '김수현의 인생작'이 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윤희 기자 yuni@tvreport.co.kr / 사진=TV리포트DB, 골든메달리스트, tvN
-
-
'슬의생' 성공이 K-드라마에 끼칠 영향 [기자생각]
[TV리포트=박현민 기자]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성공은, 국내 드라마 제작환경 개선에 대한 가능성을 열었다. 늘 시간에 쫓기고, 완성도에 결함이 생겨도 어쩔 수 없던, 그로 인해 현장 스태프에 대한 처우 개선 이야기는 꺼낼 수조차 없던 그간의 드라마 제작 상황은 문제가 있었다.'응답하라' 시리즈를 히트시킨 신원호 PD를 위시한 제작진은 이와 같은 문제에 해결책을 찾기 위해 오래 시간 고심했고, 그 결과 주 1회 편성이라는 카드를 찾아 꺼내들었다. 단순 사전제작은 시청자 피드백 체크가 불가하다는 점까지 염두에 둔 결정이다. 그 과정에서 광고비가 줄고, 시청자의 불만 등 감내할 요소가 많았지만, 이를 결국 실행에 옮겼다.신원호 PD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제작발표회에서 이런 말을 했다."이 치열한 경쟁 상황에서 치솟는 제작비 상황, 바뀌어가는 근로환경을 고려했을 때, 주 2회 드라마가 계속 제작이 가능할까 싶었다. 그래서 주 1회를 해보면 어떨까 싶었다. 반드시 이 드라마가 잘 돼서, 이 방송계에 새로운 모델로 제시되고, 그래서 제작환경과 시청형태가 바뀌면 어떨까 하는 조심스러운 생각으로 기획했다."잘 되어야 꺼낼 수 있는 말을 덕분에 다시 꺼낸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기획 단계부터 주 1회 편성, 그리고 시즌제를 염두했다. 실제로 이는 계획적인 제작환경 조건을 갖추기 위해서였다. 지난해 가을부터 본격적인 제작에 돌입한 제작진은 충분한 제작시간을 확보해 현장의 스태프를 최우선으로 배려하고자 힘썼다.덕분에, 당연하지만 당연하지 않았던 '제작 스태프 근로시간'을 준수할 수 있었다. 신원호 PD 혼자 만의 생각과 의지로 이뤄질 수 없던 이 일은, 결과적으로 안정적인 상황을 만들어내 드라마의 완성도까지 높이는데 일조했다. 업계에서는 이미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호평하고, 또 주목했다. 선진화된 제작 시스템을 지닌 미국 드라마의 경우 주 1회 편성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는 이야기도 다시금 소환된다.이미 과거의 일이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기간이었던 지난 3월에는 '슬기로운 의사생활' 팀이 모두의 안전을 위해 자발적으로 일주일간 촬영을 중단키도 했다. 이 역시 '현장'을 위한 조치였다. 그리고 주 1회를 비롯한 조금이라도 나아진 제작환경 덕분에 가능했던 일이다. 그럼에도 결방은 없었고, 결과적으로 시청자 역시 불만이 생기지 않았다.'응답하라' 시리즈를 만들던 당시 신원호 PD에게 현장에서 실시간으로 촬영한 테이프를 오토바이 퀵으로 서울 상암동 방송국까지 급박하게 보내 방송사고를 막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흥행한 작품을 놓고 그저 흥미로운 에피소드로 활용될 수 있었던 이 같은 경험은, 신원호 PD에게 그렇게 소비되지 않았던 것 같아 다행스럽다.'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어떤 잣대를 놓고 봐도 성공했다. 게다가 시즌2를 기다리는 시청자 역시 그들 모두를 응원하고 지지하는 모양새다. 신원호 PD와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선택은 쉽지 않았지만, 틀리지 않았다. 이를 기점으로 그의 말처럼 K-드라마의 제작환경과 시청형태가 조금이라도 바뀔 수 있을지 주목된다.박현민 기자 gato@tvreport.co.kr / 사진=tvN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