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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만 원짜리 킹스맨 우산 vs 만 원짜리 깜찍이 우산
[29STREET] 돈 주고 산 기억이 없는데 저절로 집에 생겨나는(?) 물건들이 있다. 메모지, 일회용 물티슈, 수건, 그리고 우산이다. 개업 기념품으로 자주 쓰이는 이 물건들은 가게나 브랜드 이름을 전면에 대문짝만하게 써붙인 채 실용성을 무기로 자연스레 집 안으로 침투한다. 특히 우산이 그렇다. 예쁘지는 않지만 빗물만 잘 막아주면 그만이다. 깜빡 하고 버스에 놓고 내렸어도 그리 마음 상할 필요도 없다. 어차피 집에 가면 몇 개 더 있고, 정 급하면 편의점에 뛰어들어가서 사면 되니까.그래도 가끔 예쁜 우산을 쓰고 싶은 날이 있다. 종일 우중충하고 으슬으슬한 날, 혹은 정반대로 묘하게 산뜻한 보슬비가 내리는 날. 평소와 다른 감성이 필요한 이런 날들을 위해 편의점 로고 박힌 우산 말고 좀 그럴싸한 물건을 갖춰 놓고 싶다. 극한의 클래식 취향과 극한의 팝 취향을 동시에 가진 에디터 LEE의 눈에 쏙 들어온 우산들을 소개한다.‘클래식 우산 (저절로 겸손해지는 가격 주의)’파소티 / 맨럭셔리 빈티지 팬더 자동우산 MX961K1V 블랙 / 43만 7000원“엄마, 밖에 비 오는데 제 ‘맨럭셔리 빈티지 팬더 자동우산 MX961K1V 블랙’ 못 보셨어요?” 기나긴 모델명을 자랑하는 우산이다. 이탈리아 고급 우산 브랜드 파소티에서 나왔으며, 가격만 봐도 일반 공산품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1956년부터 우산 명장들이 수작업으로 만들어 온 브랜드라고 한다.우산 손잡이에 표범(panther) 머리통이 붙어 있는 모양새가 참 특이하다. 20세기 초 배경 추리소설 속 사연 많은 신사가 이 우산을 들고 다니다가 중요한 순간에 무기로 쓸 것 같은 이미지라고나 할까. 20세기 초 사람도 아니고 사연 있는 신사도 아니지만, 왠지 이 우산을 들고 다니면 마치 시대극 주인공인 양 ‘덕후 감성’에 취할 수 있을 것 같다. 표범머리 말고도 새 머리, 곰 머리, 푸들 머리, 보석 장식 등 다양한 콘셉트 우산들은 스왈로브스키 크리스탈로 장식해 더 돋보인다. 한국 공식대리점이 있어서 온라인으로 편하게 살 수 있다. 가격은 편하지 않다. 돈 많이 벌면 다시 올게요.스웨인 애드니 브리그 / 토마스 브리그 콜렉션 – Stripped Cherry / 395파운드고풍스럽고 우아한 우산 하면 킹스맨 우산을 빼놓을 수 없다. 스웨인 애드니 브리그(Swaine Adeney Brigg)가 바로 킹스맨 우산을 만든 영국 회사다. 일 년 내내 시도 때도 없이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영국에서 만든 우산이라고 하니 무언가 더 ‘진정성’ 있게 느껴진다. 영국 왕실에 납품도 하는 브랜드라고. 가격은 395파운드, 우리 돈으로 60만 원이 넘는다(돈 많이 벌면 다시 올게요 222).에디터 LEE의 눈에 들어온 모델은 체리목을 다듬어 만든 우산이다. 우산 손잡이 금속장식은 도금이 기본이고 은(스털링 실버)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 깔끔한 단색 우산(천 색깔도 변경 가능)이지만, 오히려 이렇게 단순한 디자인일수록 고급스러운 디테일의 차이가 크다. 전부 주문제작이며 우산 천 부분도 전통방식 그대로 ‘실크’로 바꿀 수 있다. 손잡이 장식을 은으로 바꾸고 천도 실크로 변경해서 커스텀하면 770파운드(약 119만 원)가 된다. 돈 많이 벌면... 로또 맞으면 사러 올게요. 안녕!‘귀여운 우산 (내 통장이 감당 가능한 가격)’위글위글 / 귀여운 캐릭터 투명우산 ‘Smiles’ / 1만 5100원고오급 우산을 보고 의기소침해진 어깨를 펼 시간이다. 국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위글위글에서 귀엽고 가격도 적당한 우산을 팔고 있다. 미소 짓는 하얀 꽃, 어딘가 하찮아 보이는 호랑이, 둥그렇고 귀여운 곰돌이와 무지개 무늬 등 단순해 보이지만 잘 보면 디자이너의 고뇌가 느껴지는 콘셉트들이다. 밝고 알록달록하며 살짝 유치한 느낌마저 드는 디자인이 볼수록 매력 있다. 축 처지고 우울한 날 발랄하게 들고 나가면 기분전환이 좀 될 듯.어린아이 우산 같아서 다 큰 성인이 쓰기는 민망할 것 같다고? 원래 키치(kitsch) 스타일은 그런 맛에 쓰는 겁니다. 나잇값 안 하는 취미, 남들 고정관념 깨 주는 취미가 있는 분께 적극 추천.토스(totes) / totes(토스) 8살 버블 돔형 수동 장우산 / 3만 7000원솔직히 고백합니다. ‘8살’ 이라고 해서 설마 8세 어린이용인가, 이게 예뻐 보이다니 내 취향이 그렇게까지 유치했던가 하고 진지하게 고민했다(만약 같은 의문을 품은 분이 있다면 부끄러워 마시기를). 모델 컷을 보니 다행히 다 자란 어른 여성이 우산을 들고 있다. 우산살이 8개인 모델이라는 뜻이었다(우산살이 더 촘촘하게 배열된 ‘16살’ 모델도 있다).투명 비닐에 동그라미들이 콕콕 찍혀 있는 디자인이 제법 귀엽고 산뜻하다. 일반 우산처럼 넓적한 파라솔 형태가 아니라 양 옆이 아래로 깊게 모아진 돔(dome) 모양이라 어깨에 빗물도 덜 튈 것 같다. 토스는 미국 우양산 브랜드로, 디자인은 미국에서 하고 생산은 중국 공장에서 진행하고 있다.에디터 LEE dlab@donga.com저작권자 ⓒ 29STREET▶ 29STREET 다른 기사 보기“여기가 쓰레기 왕국” 8년차 찐친들의 제로웨이스트 일기이게 힐링이지…초록초록 식물 가득한 ‘플랜테리어 카페’신라면도 못 먹는 맵찔이가 불닭맛 '멘붕어싸만코' 먹어 본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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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쓰레기 왕국” 8년차 찐친들의 제로웨이스트 일기
[29STREET] 올해 24세 대학생 안혜미, 맹지혜 씨는 우리가 사는 지구를 ‘쓰레기 왕국’이라고 부른다. 일회용품 같은 쓰레기가 언젠가 지구를 뒤덮을지도 모른다는 의미다. 이들은 커다란 프라이팬을 들고 피자 가게에 찾아가 “포장해주세요”를 외치고, 샴푸통을 스프링까지 분리해 버리는 영상을 유튜브 채널 '쓰레기왕국'에 올린다. 제로웨이스트를 비롯한 환경 문제를 다루는 이 채널의 현재 구독자는 약 6만 명. 지난해에는 경기도 1인 크리에이터로 선정되기도 했다. 20대다운 유쾌함으로 제작한 영상의 주 시청 층은 밀레니얼 세대다. ‘평범한 대학생’으로 스스로를 설명하는 두 사람이 어떻게 밀레니얼이 응원하는 환경 유튜버가 되었는지 이메일을 통해 들었다.*제로 웨이스트(zero waste): 재활용이 가능한 재료를 사용해 쓰레기와 폐기물을 줄이는 운동‘“환경운동을 하는 게 아니에요. 그냥 평범한 대학생입니다.”’-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안녕하세요, 저희는 유튜브 “쓰레기왕국” 채널을 운영하고 있는 안혜미, 맹지혜입니다. ‘우리는 어쩌면 쓰레기 왕국에서 살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지구를 쓰레기왕국으로 비유했어요. 저희는 환경운동가도 아니고 착실한 실천자도 아닙니다. 그저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를 조금이나마 줄이고 알아가고 배우며 ‘쓰레기 왕국’의 조그마한 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올해로 8년차 단짝이라는 두 사람은 같은 고등학교를 나와 같은 대학의 산업디자인과에 함께 진학한 사이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환경에 관심을 갖고 다양한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해왔다고. 유튜브를 시작한 것도 두 사람이 제로웨이스트를 알아가고 배우는 과정을 알리기 위해서였다.- 두 분은 원래 환경에 관심이 많으셨나요?"환경 문제를 다룬 뉴스 등에도 영향을 받았지만, 가장 큰 영향을 받은 건 고등학교 때 하자센터라는 곳에서 들었던 환경 관련 프로그램이었어요.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종이컵 대신 텀블러를 사용하고, 최대한 일회용품을 쓰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모습들이 인상적이었어요. 그 후로 환경문제에 대해 알아보면서 우리 선에서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었고요."- 환경 문제는 최근 밀레니얼세대의 주요 관심사가 된 것 같아요."(처음)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 시작했을 때는 주요 시청자 연령층이 20대 후반~40대였는데, 점점 10대와 20대 초반 분들의 관심도 많아지고 있는 걸 느낍니다. (쓰레기왕국의 경우) 밀레니얼 세대의 주요 플랫폼인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을 운영했기에 더 많은 관심을 받은 것 같아요. 또 저희 채널 외에도 다양한 환경 컨텐츠들이 많아지면서 관심이 가속화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유튜브는 우리가 배우고 느끼는 과정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일기장이라고 생각해주시면 될 것 같아요”’- 두 분은 언제부터 제로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시작하셨나요?"어느 날 집 한 구석에 쌓여 있는 쓰레기들이 보였고, 눈 앞에 있는 쓰레기부터 잘 분리배출하자는 다짐으로 실천했어요. 그 다음은 어떻게 쓰레기를 줄일 수 있을까를 고민했어요. (이후) 뉴스, 책, 다큐에서 제로웨이스트라는 단어가 보이기 시작하면서 우리가 했던 행동들이 ‘제로웨이스트'였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유튜브를 시작하신 계기는요?"(다양한 환경 프로젝트를 하던 중) 더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공유하고 싶어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활용하기로 하고 조금씩 계획했어요. 대학교 3학년을 마치고 휴학을 하게 되면서 시작하게 되었고요. 완벽한 제로웨이스트가 아니더라도 그저 우리가 버리는 쓰레기에 대해 알아가고 배우고 느끼는 과정을 공유하고 싶었어요."쓰레기왕국에서 약 99만 조회수를 기록한 ‘일회용품 없이 배달음식 먹방 챌린지’ 영상에도 제로웨이스트에 대해 '배워가는 과정'이 담겨있다. 프라이팬을 가지고 매장을 방문해 피자를 포장하지만 플라스틱 용기에 들어 있는 소스를 받아오고 마는 두 사람. 이어지는 ‘결국 일회용품 사용ㅠㅠ’이라는 자막은 좌충우돌 제로웨이스트 실천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두 사람은 이 영상을 "가장 기억에 남는 활동"으로 꼽기도 했다. 많은 사람들로 부터 '나도 다회용기를 사용해 포장했다'는 메시지를 받았다는 전언이다.- 아이템 선정은 어떻게 하시나요?"뉴스 매체들과 환경 관련 도서들도 찾아보고, 우리 일상 속에서 몰랐던 부분들이나 생길 때 등등 콘텐츠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메모해 두고 함께 의논하면서 계획을 잡고 있어요!"-영상 제작 때 특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으신가요?"저희만의 캐릭터와 일러스트요. 드로잉 부분을 최대한 많이 넣어서 이해도를 높이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시청자 이해도를 위해 도입부분과 마무리 부분에 넣을 멘트도 신경쓰는 편이고요. 또 영상 촬영에 있어서 최대한 질을 높이려고 해요. 더빙은 아직 저희가 마이크가 없어서 최대한 잡음이 안들리고 잘 녹음할 수 있도록 노력하는 편이에요."‘“유튜브는 취미, 환경관련 진로를 택할지는 잘 모르겠어요.”’-최근 영상에서 “유튜브는 취미, 환경관련 진로를 택할지는 잘 모르겠다”고 하셨는데요. 여전히 고민 중이신가요?"네 그렇습니다. 아직 하고 싶은 일이 아주 다양해서 진로를 정확하게 정하기가 어려워요!"-진로와 별개로 환경 관련 활동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 가실 예정인가요?"유튜브 쓰레기왕국 채널은 앞으로도 이어갈 예정입니다. 쓰레기왕국 채널은 저희의 일상을 공유하면서 새로운 정보가 있다면 알려드리고, 또 구독자님들에게 새로운 정보를 얻기도 하면서 소통의 장을 만들어가고 싶어요!"-쓰레기왕국, 그리고 두 분의 다음 목표는 무엇인가요?"제로웨이스트 하면 되게 어렵게 느껴지는데 저희는 본인이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을 만큼 행동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이 들어요. 저희는 제로웨이스트를 위해 채찍질하기보다 '우리도 할 수 있지 않을까?'하는 독려의 마음을 끌고 싶어요.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과 함께 환경에 대해 알아가고 배워가며, 작은 실천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쓰레기왕국이 되고 싶어요."황지혜 기자 hwangjh@donga.com저작권자 ⓒ 29STREET▶ 29STREET 다른 기사 보기"난...ㄱ ㅏ끔...ⓒⓨ월드ㄱㅏ 무ㅅㅓ워"... 전설의 레전드 짤 소환이게 힐링이지…초록초록 식물 가득한 ‘플랜테리어 카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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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팡(양은지), 놀라운 근황…유튜버-BJ 최초 '그린노블클럽' 가입
유튜버 겸 BJ 양팡(양은지)이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고액기부자 모임 '그린노블클럽'에 가입했다. 이는 BJ, 유튜버 최초다. 지난 12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양팡이 1억 원 이상 기부한 고액기부자 모임인 그린노블클럽에 가입했다고 밝혔다.재단 측은 "BJ 양팡 후원자가 그린노블클럽의 259번째이자, BJ로는 1호로 그린노블클럽 회원이 됐다"며 "젊은 세대들에게 선한 영향력을 전할 수 있는 BJ 양팡 후원자의 그린노블클럽 가입을 진심으로 환영하며,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양팡 인스타그램이같은 양팡의 선한 행보는 지난 2019년부터 지속적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그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수차례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했다. 국내 저소득 가정 아동 후원, 손 소독제 1만 개 기부, 학대피해아동 지원을 위한 월 200만 원 정기 후원 등에도 참여 중이다.양팡은 그린노블클럽 가입 소감으로 "학생 시절, 부모님 사업이 힘들어지면서 기숙사비를 못 낼 만큼 어려운 시간을 보낸 적이 있었다"며 과거 시절을 회상했다.이어 "늘 구독자들로부터 받는 과분한 사랑과 관심을, 우리 사회에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는 분들을 위해, 특히 저소득 가정 아동들을 위해 귀하게 쓰고 싶었는데, 그린노블클럽에 가입하게 돼 너무 영광"이라고 전했다.이를 접한 네티즌들은 "멋쟁이" "팡아 멋지다!" "이야 대단하다" "간지난다. 너무 멋있다" "돈 있어도 저렇게 못하는 사람 많은데ㅠㅠ 대단" "늘 응원해요" "와 멋있다. 이건 진짜 칭찬받을 일!" "너무 잘했어 팡아ㅠ 대단해 박수" 등의 반응을 전했다. 유혜지 기자 reporter@topstarnews.co.kr저작권자 ⓒ 톱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본 기사는 톱스타뉴스에서 제공하며 본지의 편집 방향과는 무관합니다.>▼ 톱스타뉴스 인기기사 이유리, 황치열 '안녕이란' 커버 앞두고 눈물 흘린 사연 공개'성희롱 논란' 최고다윽박, 해명글서도 적반하장 태도[영상] 유승준 두번째 입국거부를 둘러싼 6월 첫 법정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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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ㄱ ㅏ끔...ⓒⓨ월드ㄱㅏ 무ㅅㅓ워"... 전설의 레전드 짤 소환
[29STREET]‘Please Tell Me why 왜 나를 떠나갔어~♪’한동안 우리 곁을 떠났던 싸이월드가 싸이월드Z로 부활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졌다.(이를 기념해 오늘의 글은 싸이월드 전설의 BGM인 '프리스타일'의 'Y'와 함께 읽어보길 권한다.)싸이월드와 청춘을 함께 보낸 이들에겐 무척이나 반갑고도 두려운 소식. 싸이월드의 부활에 대한 관심이 큰 만큼 '추억이 없는 MZ에게도 싸이월드가 먹힐까', '싸이월드제트 관련주가 뭐냐', '혼돈의 코인판에 도토리 등장' 같은 수많은 뉴스들이 쏟아진다.이런 타이밍에 29STREET에서도 싸이월드Z 소식을 빼먹을 순 없다. 오늘 29STREET에서 다룰 싸이월드 이야기는 '전설의 레전드 싸이 감성' 콜렉션이다.싸이월드를 대표하는 키워드는 두 가지다. '감성'과 '허세'. 누군가에게는 감성이지만 또 누군가에게는 유쾌한 허세로 읽히던 그 때 그 시절의 싸이월드 글들. 비밀번호도 까먹어 로그인할 수 없었던 에디터의 싸이월드에도 분명히 쓰여있을 그 시절의 감성 글들. 하지만 이제는 싸이월드Z가 부활해서 누군가가 볼까봐 빨리 삭제해버리고 싶은 그 시절의 글들!이 두려움이 나만의 것이 아니라는 위안을 얻고자, '밈(Meme)'이 되어 온갖 온라인 커뮤니티를 누비고 있는 전설의 레전드 싸이 감성을 모아봤다.그래, 그 때는 우리 모두 미쳐있었지.‘난... ㄱ ㅏ끔... 눈물을 흘린ㄷㅏ....’가수 채연이 만들어낸 전설의 '눈물셀카'. 쓸 때는 진지했으나 쓰고나니 흑역사가 되어버린 게시글이다. 2000년대 중반 게재됐던 눈물셀카는 워낙 유명세를 타서 지금까지도 꾸준히 방송이나 온라인에서 밈으로 쓰이고 있다.최근 '익사이팅디시'에서 커뮤니티 이용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싸이월드 재오픈 소식에 식은땀 흘릴 스타" 랭킹에서 채연이 당당하게 1위를 차지했다는 점은 눈물셀카의 파급력이 어느정도였는지 고스란히 보여준다. (참고로 2위는 다음에 등장할 배우 장근석이다.)‘파리 샹젤리제 거리에서 이렇게 외칠테다. 뉴욕 헤럴드 트리뷴!’채연이 눈물셀카 한 장으로 감성의 정점을 찍었다면 허세의 정점을 찍은 건 배우 장근석이다. 잔뜩 분위기를 잡고 찍은 사진과 힘이 팍 들어간 글들은 싸이월드 식 '중2병'의 대표격이다. 게시글도 한 두개가 아니어서, 나중에는 진지하게 쓴 글과 웃기려고 일부러 쓴 글을 구분하기 힘든 수준에 이르렀다.하지만 몇 년 뒤 장근석은 실제 파리에서 뉴욕 신문과 와인병을 들고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파리에서 웬 뉴욕 신문이냐"는 비웃음을 쿨하게 받아쳤다. 남의 싸이월드를 보고 웃기 전에 우리 모두에게 '중2병 싸이월드' 시절이 있다는 걸 잊지 말자.‘음악만이 나라에서 허락하는 유일한 마약이니까’명언 같은데 허세 같기도 하고, 맞는 말 같은데 어딘가 오글거리기도 하는 레전드 짤. 최근까지도 몇몇 아이돌들이 노래를 듣는 사진과 함께 게시한 바 있는 글이다. 어찌됐건 그만큼 음악이 즐겁다는 거지!‘더이상은 naver...’never를 적으려다가 오타를 냈을 것이라고 믿고 싶은 전설의 짤. 전의경을 상대로 손가락을 내미는 사진과 함께 쓰여 더 큰 우스꽝 포인트가 됐다.참고로 네이버 공식 블로그에서도 써먹은 공식 인증 밈이다.‘뉴턴, 이 ***’싸이월드 감성글의 한 축은 '연애'가 담당하고 있었다. 직접 창작하거나 소설, 영화, 노래가사 등 작품에서 인용한 글을 감성적인 사진이나 일러스트와 함께 게시하는 사랑꾼들이 많았다. 그리고 이런 글들에 어김없이 달리는 "퍼가요~♡" 댓글들. 하지만 몇 몇 글들은 인과관계를 알 수 없는 사랑타령으로 웃음의 대상이 됐고, 그 덕분에 아주 오래가는 밈으로 자리 잡았다.누군가는 오글거림이라는 단어가 등장한 이후로 감성이 실종된 시대가 왔다고 말한다. 하지만 요즘 페북이나 인스타 글들을 보면 딱히 그 '감성'들이 사람들에게서 사라진 건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싸이월드Z가 문을 열면 새벽 2시에 로그인을 해 볼 계획이다. 새벽 감성을 장착한다면 그 시절의 추억들을 좀 더 너그럽게 받아 줄 수 있지 않을까.에디터 HWA dlab@donga.com사진=싸이월드 홈페이지, 온라인 커뮤니티저작권자 ⓒ 29STREET▶ 29STREET 다른 기사 보기신라면도 못 먹는 맵찔이가 불닭맛 '멘붕어싸만코' 먹어 본 후기이게 힐링이지…초록초록 식물 가득한 ‘플랜테리어 카페’15년 전 공휴일 자리에서 쫓겨난 식목일 챙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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