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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도 세대도 중요치 않다…판빙빙, 30년째 ‘새로운 창문’ 여는 배우 [31th BIFF] [종합]

강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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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리포트=강지호 기자] “즐겁게 놀 수 있는지가 기준입니다”

데뷔 30년을 맞은 배우 판빙빙은 여전히 새로운 얼굴을 찾아 나선다. 70대 거장부터 신인 감독까지, 국적과 세대를 가리지 않고 새로운 영화인들과 만나며 자신의 영역을 넓혀 온 그에게 연기는 여전히 사람과 사람이 만나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이었다.

7일 부산 해운대구 영화의전당에서는 제31회 부산국제영화제(BIFF)를 찾은 영화 ‘미친 노인의 일기’, ‘그녀가 말했다’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현장에는 배우 판빙빙이 참석했다.

이날 판빙빙은 작품을 선택하는 자신만의 기준에 대해 “즐겁게 놀 수 있는지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영화라는 것이 어떤 결과물만을 추구하는 것은 굉장히 힘들다고 생각한다”며 “좋은 캐릭터나 좋은 작품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새로운 캐릭터, 새로운 감독들과 함께 노는 것이 중요하다. 그 과정이 즐겁고 행복한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함께 즐겁게 놀아야 더 좋은 컨디션을 찾을 수 있고 스트레스도 덜 받을 수 있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런 판빙빙에게 영화 ‘미친 노인의 일기’는 또 다른 도전이었다. 원작 소설을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그가 평소 좋아했던 웨인 왕 감독과 처음 호흡을 맞췄다. 판빙빙은 “감독님께서 나를 찾아주셨을 때 굉장히 특별한 인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그 나이가 되었어도 창작을 하고 싶어 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 깊었다”고 회상했다.

판빙빙에 따르면 웨인 왕 감독은 촬영을 시작할 당시 ‘이번 작품이 마지막 영화가 될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었다. 그러나 판빙빙이 현장에서 마주한 감독은 여전히 창작에 대한 에너지로 가득했다.

그는 “70대임에도 모니터 옆에서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내려고 하고 창의력 있는 에너지를 보여줬다”며 “영화를 다 찍고 나니 감독님께서 ‘이제 더 많은 작품을 찍을 수도 있겠다’고 말씀하셨다. 이 작품을 찍은 뒤 심경에 변화가 생기신 것 같다”고 전했다.

‘미친 노인의 일기’가 바라보는 노년의 욕망에도 끌렸다. 판빙빙은 “70대 노인이 뇌졸중을 앓으면서 신체가 퇴화되고 나이로 인한 충격을 겪지만 그의 욕망만은 계속 살아 있다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그 나이대의 노인이나 부모님 세대, 할아버지와 할머니 세대의 욕망에 크게 신경 쓰지 않았던 것 같다”며 “그들의 욕망이 줄어들고 낮은 기대치로 살아간다고 생각하지만 정상적인 인간으로서의 욕구와 욕망을 우리가 무시해온 것은 아닌지 생각했다”고 말했다.

거장과의 작업뿐만 아니라 새로운 영화인을 향해서도 문을 열어뒀다. 단편 ‘그녀가 말했다’에서는 싱가포르의 신인 감독과 손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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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빙빙은 처음 작품을 제안받았을 당시를 떠올리며 “젊은 감독이었고 학교에서 영화를 가르치고 있는 분이었다. 작품이 굉장히 재미있어 보여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촬영 과정은 굉장히 힘들었지만 작품이 싱가포르와 대만 금마장, 부산국제영화제까지 초대를 받았다”며 “이러한 성과를 신인 감독에게 줄 수 있다면 영화인으로서 서로 도와야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국적이 다른 영화인들과의 작업 역시 판빙빙에게는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과정이었다. 그는 “각 나라마다 자국만의 스타일과 영화 언어, 특별한 색깔이 있다”며 새로운 작품에 참여할 때마다 낯선 언어와 환경을 경험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과정이 나에게 새로운 창문을 열어준다고 생각한다”며 “그 창문을 통해 밖에 있는 영화가 이렇게 새롭고 재미있고 또 새로운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다. 이러한 가능성을 찾는다는 것은 배우에게 굉장히 소중한 경험”이라고 강조했다.

30년 동안 배우를 해온 판빙빙 앞에는 또 다른 변화도 놓여 있다.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AI다.

판빙빙은 “AI는 아직 진행형이라고 생각한다. 미래에 어떻게 발전할지는 모르지만 지금 생활의 다양한 부분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AI가 인간 배우를 완전히 대신할 수 있다는 전망에는 선을 그었다. 그는 “일부 감독들이 예산을 줄이기 위해 AI를 사용하고 있지만 사람이 연기했을 때 나타나는 감정과 표현 방식, 그 사람의 삶에서 나오는 노련함과 기술 등은 AI가 대체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AI를 통해 만들어지는 일부 영상에 대해서도 “결과가 있고 과정이 많이 생략돼 있는 부분이 존재하는 것 같다”고 바라봤다.

결국 70대 거장과 신인 감독, 서로 다른 국적의 영화인들과 작업해온 판빙빙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새로운 사람들과 부딪히며 만들어내는 과정이었다.

강지호 기자 / 사진= TV리포트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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